korman 2020. 5. 24. 16:19

봄비 내리던 날

 

비오는 날엔

동네 공원 연못에

물이 고인다

하늘에서 내리는 물로

수면이 생긴다

 

물찬 연못엔

동그라미가 흩어진다

서로 부딪히며

사라지고 또 생겨나고

빗방울의 윤회인가

인생을 닮았다

 

떨어지는 빗방울은

수면에

하늘로 오르는 물방울을 만든다

원심을 이루며 지고 돋는 두 방울에서

희생과 탄생을 배운다

섭리를 배운다

 

연못 감싼 바위틈에

잘려나가지 않은

지난 가을의 갈대를 본다

말라버린 이파리 타고

봄비 흘러 뿌리를 적시고

묵은 가을 거름삼아

돌 틈 사이에선

새봄이 돋아났다

 

세월의 바퀴는

어디에 놔두어도

혼자 잘만 돌아간다

 

2020년 5월 16일

봄비오는 주말에

하늘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