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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올림픽에 잠을 설치며

korman 2016. 8. 15. 11:11



      리우올림픽 공식 엠블렘 : 출처 야후


무더위 올림픽에 잠을 설치며


더위를 잊게도 해주고 밤잠을 설치게도 해 주고 손에 땀을 쥐게도 해주고 더 덥게도 만들고 찜통더위에 짜증까지 내게도 해주는 올림픽이 후반으로 들어섰다고 한다. 그 동안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기를 많이 봤지만 지난 베이징이나 런던 올림픽 보다는 좀 부진하다는 느낌이 든다. 선수들이야 최선을 다했겠지만 기대되었던 만큼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제 아침에는 축구 8강전을 봤다. 졌다. 그러나 이 게임의 전반적인 경기내용으로 볼 때 이겼어야 할 게임을 졌다. 내가 다혈질적 인간은 아니지만 몸이 꿈틀거림을 느꼈다. 단 한방에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러 차례의 기회를 무위로 돌리면서도 상대의 그 한방을 막지 못한 것도 우리의 실력이니 어쩌랴.


여자배구경기를 봤다. 이기기도 했고 지기도 했지만 참 잘했다. 그리고 8강에 진출했다고 한다.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 늘 느끼는 거지만, 그리고 몇몇 다른 종목들도 그렇지만, 특히 여자들의 배구경기를 볼 때면 참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끊임없이 뛰어오르고 넘어지고 굴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랠리가 오래가면 갈수록 선수들은 많이 지친다. 특히 덩치가 큰 서양선수들과의 경기는 더욱 안쓰럽게 보인다. 실력의 강약을 떠나 우리는 일본과의 경기는 무조건 이기기를 바란다. 선수들 역시 각오가 다르고 혹 지기라도 하면 특히 분을 삭이지 못한다. 한 세트를 먼저 내 주기는 하였지만 일본에 이겼다. 그러나 내 눈에는 좀 거슬리는 게 있었다. 유니폼의 상표였다. 이기기는 하였지만 우리 선수들이 입은 유니폼의 일본상표는 선수들의 오른쪽 가슴에 크게 그려졌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유니폼 공급자가 어찌 선택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올림픽과 같은 국제 경기에서 우리나라 의류업체의 상표는 언제 볼 수 있을지 태극기와 나란히 달린 일본 상표에 섭섭함이 느껴졌다. 그러나 많은 다른 나라 선수들이 들고 나오는 국산 양궁에 그 섭섭함이 좀 누그러지기는 하였다.


‘우생순’의 신화를 만든 주역들이 44살, 38살에 또 다시 코트에 나올 줄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핸드볼 역시 종일 뛰어 다니고 슛하고 공 잡느라 넘어지는 것도 다반사인 경기라 기술도 기술이지만 체력이 받쳐주어야 하는데, 국내에 핸드볼팀이 별로 없고 선수층이 얇아 매번 대표를 구성할 때 마다 애를 먹는다는 소리야 늘 들리는 이야기지만, 아무리 다급하더라도 핸드볼 선수로는 환갑도 더 되었을법한 아줌마들이 태극 마크를 달고 다시 일선에 나서리라고는 상상도 못하였다. 꼭 이겨야만 본선에 올라갈 수 있는 경기에서 초반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에 졌다. 8강에 못 오른 게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결과에 관계없이 우리의 여자 핸드볼팀은 우생순 때처럼 가슴을 뭉클하게 해 주었다. 특히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마지막 골을 필사적으로 막아내는 44살 아줌마의 모습은 대한미국 아줌마들의 저력을 세계에 과시하는 듯하였다. 유럽에는 핸드볼이 무척 인기리고 한다. 그래서 선수층도 두껍다고 한다. 우리도 하루빨리 우생순 아줌마들이 더는 고생을 하지 않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한다.


수영에서는 자기의 자리를 포기한 선수가 있다. 누구의 잘못이었던 간에 그는 정상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이번 올림픽의 대표가 되었다. 나는 그의 활약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가 스스로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기를 바랐다. 그는 이미 충분한 출전 경험을 가지고 있었고 그만큼 활약도 컸다. 어쨌든 그는 우요곡절 끝에 참석을 하게 되었고 전 종목 예선 탈락이라는 생각지도 않은 수모를 경험하였다. 그리고 또 다른 수모를 모면하고자 함이었던지 마지막 종목에서는 스스로 출전을 포기하였다. 나는 그가 포기한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부상이나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신체 건강한 사람이 안 좋은 일이 있었지만 국가의 대표로 참여하였으면 비록 부진한 결과가 있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의무를 다 하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럴 거면 차라리 후배들에게 경험의 길을 열어주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우리나라는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로 종합 10위를 목표로 한다고 하였다. 이 글을 쓰는 지금 금메달 6개로 10위에 올라있다. 10개를 따면 최종적으로 10위안에 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올림픽에서는 공식적으로 메달 가지고 순위를 매기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모든 경기에는 결과가 있기 마련이니 순위야 자동적으로 매겨지게 되는 것이지만, 그렇다면 금메달만 가지고 순위를 얘기하는 것은 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금은동 선수들은 모두 비슷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그 날의 이기고 짐은 실력이 아니라 컨디션이라던가 다른 외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한다. 그래서 메달의 색깔만으로 차별화 되어서는 안 된다. 굳이 순위가 필요하다면 금은동에 점수를 부여하여 종합점수를 매겨야 한다. 은,동메달을 많이 따고도 금 하나를 딴 나라에 순위가 뒤진다면 이게 무슨 공정한 순위가 되겠는가! 그나저나 북한의 금메달 목표가 3개였는데 갑자기 김정은이가 5개를 따라고 하였다 한다. 따라고 한다고 따지는 게 금메달은 아니건만 장군님 명령을 수행하지 못하고 돌아간다면 북한 선수들의 운명은 어찌될까 걱정스럽다. 이제 하나 밖에 따지 못하였던데......


지카와 치안이 걱정이라는데 열심히 나라를 빛내고 있는 모든 선수들의 무사 건강한 귀국을 바란다. 거기에 덤으로 메달 숫자를 늘리면 더욱 좋겠고.


2017년 8월 15일 광복절에

하늘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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