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 766

잘났나요 똑똑하나요 훌륭하나요?

잘났나요 똑똑하나요 훌륭하나요? 가끔씩 순간적으로 생각나는 연속극 이름이 있다. 인터넷에서 찾으면 정보는 금방 얻겠지만 그럴 필요가 없으니 그냥 이름만 기억하고 있다. 오래전 일이라 언제 방영되었고 내용이 무엇이었고 내가 그 드라마를 즐겨 보았는지조차 생각나지 않지만 그 이름만은 아직 잊히지 않고 있다.  “잘났어 정말”이라는 연속극. 이게 연속극 제목이었는지 연속극에 삽입되어 그 당시 유행어가 되었는지 조차 분명한 기억은 없지만 아마도 잘났다는데 대한 반어적인 내용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2025년도의 1월도 이제 중순밖에 되지 않았는데 참 많이도 떠오른 이름이다. ‘잘나다’라는 기본적인 단어에 대하여 사람들의 대중적 생각은 무엇일까? 내 짐작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보편적인 생각이 사회적으로..

삶이 행복해지는 순간의 클래식 - 스칼라 라디오

250110 - 250115  삶이 행복해지는 순간의 클래식 - 스칼라 라디오 - 정은동역 - 태림스코어   클래식이라는 형식에 걸맞게 우선 책 자체가 클래식 스타일이다. 요즈음 나오는 책들은 우선 책의 가로-세로 사이즈나 두께가 들쭉날쭉하다. 작은 책도 종이가 두꺼워 무게는 꽤나 나가지만 패이지당 줄 수나 글자 수는 그리 많지가 않다. 책의 사이즈가 오락가락하니 책꽂이에 꽂아 놓으면 스카이라인이 생긴다. 반면 이 책은 통상적인 책과 같은 사이즈이며 무겁거나 두껍지 않은 종이를 사용하였다. 한 장에 인쇄된 줄이나 글자 또한 예전처럼 알차게 들어차 있다. 그래서 우선 손에 잡히는 느낌이 책 속에 소개되는 음악만큼이나 좋다.  이 책을 일주일 동안 한 번 대충 읽어보았다. 매 페이지마다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

나이? 유쾌한 반란 - 와다 히데키

241221 - 240107 나이? 유쾌한 반란 - 와다 히데키 - 김소영 옮김 - 지니의 서재 이 책은 현재 일본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중장년층 전문 정신과 전문의라고 하는 분이 저술한 책이다. 1960년생이라고 하니 그의 나이도 어느덧 60 중반에 들어섰다. 우리나라에서 그리 부르는 것을 들어본 적은 없으나 일본에서는 노인의 등급이 있는 모양이다. 65세를 초기 노인, 70세를 중기 노인, 75세를 후기 노인 등으로 부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진정한 노인은 75세가 지나야 그대로 노인 소리를 듣는 모양이다. 물론 65세라 하더라도 정신적, 건강상 75세 보다도 못한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보편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이 책은 2024년도 마지막 책으로 삼아 12월 하순에 한 번 읽기는 하였지만 독후감을 ..

새해의 버킷 리스트

새해의 버킷 리스트 2025년 올해가 을사년 뱀의 해라고 한다. 그것도 보통뱀이 아니고 푸른뱀이라고 한다. 간지야 그렇다 치더라도 근자에 와서 동물의 색을 강조하는 일이 많아졌다. 세상이 어지러우니 사람들이 생각하는 보호막이 더 필요한지 뭘 자꾸 덧붙인다. 그래서 사람들의 마음이 편해지고 세상이 안정될 거라고 믿어진다면 푸른색이 아니라 초록색인들 어떠랴. ‘을사년’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새해 첫날에 가장 먼저 떠올린 것들은 무엇일까 궁금하다. 난 그저 어렸을 대부터 귀속에 딱지처럼 들어앉은 한 마디 ‘을사보호조약’이 금방 떠올랐다. 을사라고 하니 맨 먼저 떠오른 단어였다. 나의 학창시절에는 ‘을사보호조약’이라는 이름으로 그 치욕에 대한 공부를 하였다. 그러다 ‘을사조약’으로 바뀌더니 지금은 ‘을사늑약(乙巳..

요즘 마흔을 위한 마음 챙김 - 소사장 소피아

241227 - 241230  요즘 마흔을 위한 마음 챙김 - 소사장 소피아 (박혜정) - 이너북 이 책은 현재 유튜브 채널 ‘소사장 소피아 SOSO TV’를 운영하고 있는 ‘박혜정’이란 분이 지은 책이다. 내가 소사장 소피아나 SOSO TV를 어찌 알았을까만 신간 서적을 살피다 책의 제목, ‘요즘 마흔을 위한 마음 챙김’ 을 보고 문득 40줄에 막 들어선 내 딸아이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책 소개를 살펴보니 2년 전 자신의 일을 시작한 이래 힘든 순간도 있었겠지만 2년 동안 잘 운영하고 있는 딸이 한 번쯤은 읽어 보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먼저 읽어 보았다. 원래 2024년도의 독서를 마감하는 책은 ‘나이? 유쾌한 반란’이라는 책을 선택했었다. 물론 그 책도 27일 이전에 다 읽었다. 내..

군고구마, 그리운 할머니

군고구마, 그리운 할머니 아침 학교 가는 길 큰 산 아래 돌아 동네 우물 옆 간밤에 쌓인 눈 깊숙이 생고구마 한 개 묻어놓고 공부시간 내내 행여 눈 녹아 다람쥐 물어 갈라 안절부절 눈 쌓인 언덕길 엉덩이 미끄럼틀삼아 눈보라 일으키며 온몸으로 내려와 눈 속에 손 쑥 집어넣어  언 고구마 꺼내 들고는 혀로 껍질 녹이고 시린 이로 갈아 내며 집 마당까지 한 입도 베지 못하였네.   손자의 언 입술 보시던 할머니 따뜻한 두 손으로 얼굴 감싸주시며 “안방 화로 재아래 군고구마 넣었다.”  첫눈 수북이 내려 할머니 군고구마 그리운데 어찌 알았는지 속 깊은 팬에 고구마 넣어 가스불에 올리는 마누라 있네. 고구마 구워지는 냄새에 할머니 얼굴 떠오르는구나. 오늘 손녀들 온다하여 만든 거니 ‘한 개만 먹으라’는 마누라 성..

왜 당신은 행복을 남에게서 찾는가 - 이근오

241208 - 241220  왜 당신은 행복을 남에게서 찾는가 - 이근오 - 든해 이 책은 ‘행복’이라는 단어를 주제로 삼고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아무리 학식이 높은 사람이라도 함부로 결론 내기가 어려운 문제가 이 ‘행복’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생이 뭐냐고 물으면 가장 쉬운 대답은 ‘나그네 길’이라는 농담도 있지만 ‘행복’이 뭐냐고 물으면 ‘인생’처럼 유행가 가사 끝자락에도 나와 있는 게 없으니 뭐라 할 대답이 없다. 어느 책에선가 “70이 넘기 전에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라는 한 줄 가르침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70이 훨씬 넘은 이 나이에도 인생은 묘연하기만 하다. 그러할진대 ‘행복’이야 오죽하겠나. 가끔 TV에 비쳐지는, 지구상에서 최빈국에 속하는 나라들의 국민들이, 그런 국민들 중 하위 층에 ..

연말의 잡념

연말의 잡념 이제 2024년도 10여일 밖에 남지 않았다. 벌써 노인 소리를 들어야 하는 나이가 되었고 서운한 마음으로 12월을 넘긴 세월이 적지 않거늘 그래도 연말이 되니 또다시 섭섭해지는 건 매한가지다. 아니 나이를 먹을수록 그 마음은 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세월이 아니라 세상 자체를 바꿔야 하는 날이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 때는 세월이 왜 이리 더디게 가냐고 세월 위에서 뛰어가고 싶은 시절도 있었고 종각에서의 행사와 종소리를 잘보고 듣기 위하여 가로수에 오르겠다고 호기를 부린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 시절을 추억하는 나이일 뿐 그저 할 일 없는 노인들의 팔목에서도 공평하게 돌아가는 시계를 원망하는 신세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글을 저장해 놓은 2024년 폴더를 열어 올해의 오늘까지 ..

지구별 여행자 - 류시화

241127 - 241206  지구별 여행자 - 류시화 - 김영사연말이 되니 마음이 허해진 탓이었을까? 20여 년 전에 읽고 책꽂이에 방치하였던 이 책을 다시 읽고 싶어 꺼내들었다. ‘류시화’라는 작가야 이미 알려 질대로 알려진 유명 문학인이니 그에 대한 이야기는 꺼낼 필요는 없지만 보통 시인으로 알려진 그분을 나는 단순 시인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시집을 많이 냈으니 기본적으로 시인은 맞지만, 에세이, 여행기, 유명인의 명상록 번역 등 많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니 포괄적으로 ‘문학인’으로 칭하는 게 더 어울릴 것 같다. 한편 그가 여행한 인도나 번역 서적으로 보아 철학은 아니더라도 인도의 종교와 인도의 신에게 빠져있는 인도 신봉자라는 호칭도 그의 한 켠에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

이성과 지성의 전당

이성과 지성의 전당 내가 이곳으로 이사 오기 전에 살던 아파트의 내 집은 13층에 있었다. 복도식이 아니고 층마다 마주보는 집이 승강기 한 대를 쓰는 식이었다. 이사를 한지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지금 살고 있는 곳도 그렇지만 아파트라는 곳이 일부로 알려고 하지 않는 한 몇 년을 살아도 서로 이웃이 누군지 잘 모르며 승강기에서 마주쳐도 상호 사전 인사가 없었던 사람들은 누가 어느 층에 사는지 별반 관심도 없다. 늘 문을 마주 대하고 있으니 앞집에 사는 사람정도야 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되기는 하지만 이웃에 대한 관심을 갖더라도 아래 위층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도 15층까지였던 그곳에 오래 살았더니 승강기를 같이 사용하는 라인의 이웃들은 거의 얼굴이 익어 어느 층에 사는지는 잘 모르더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