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왕관의 무게를 벗길까

korman 2020. 4. 14. 18:06



   사진 : 덕원

왕관의 무게를 벗길까


꽃피면 봄이라 하였던가

새잎 돋으면 봄이라 하였던가

훈풍 불면 봄이라 하였던가

햇볕 따스하면 봄이라 하였던가


꽃피고 새잎 돋고

훈풍에 햇볕 따스하니

봄이 와 있는 것은 알겠으되

가시철망에 둘러쳐진 모습인양

창문 활짝 열지 못하니

왕관의 무게에 눌려버린

빼앗긴 봄이 되었구나


벽돌담장 너머 보이는 학교운동장

겨울방학에서 깨어나

재잘대는 아이들 소리가 봄이었거늘

4월의 학교엔

아직 긴 겨울의 끝이 보이질 않네


가로수로 피어난 동네 길가 벚꽃이

자동차가 일으키는 회오리바람에

하늘하늘 회오리 따라 떨어진다.

춘풍낙화인가 차풍낙화인가


떨어지는 벚꽃잎 손으로 받으면

행운이 온다는데

내 손에 잡혔으니

코로나, 그 왕관의 무게나 벗겨볼까


2020년 4월 14일

하늘빛

음악 : YouTube (월량대표아적심 (月亮代表我的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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