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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철학자의 행복론 - 김형석 - 열림원
머릿속에 남아 있는 인생과 관련된 글귀들 중에 “70이 되기 전에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 라는 게 떠오른다. 어디에서 이런 글귀를 머리에 넣었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누군가는 70이 넘었어도 단적으로 표현할 수는 없는 게 인생이라고도 하였다. 이 렇든 저렇든 모두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100세를 넘긴 철학자 의 눈에는 인생이 뭐라는 게 보였을까? 내 생각에는 인생을 70에 한정짓는 것도 어렵거니와 70이라 하더라도 70까지 살아온 자전적 이야기는 할 수 있어도 딱히 인생이 뭐라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고 그저 산다는 것 자체가 인생일 테니까. 어쩌면 70을 넘겨 지금까지 살고 있다는 자체가 행복이라 생각한다면 그 또한 그르다고 할 수도 없겠다.
여기 한 세기를 훌쩍 넘기고 행복을 논하는 분이 계시다. 많은 분들이 철학자이기 보다는 수필가로 알고 있다고 한다. 학창시절엔 이분의 수필집을 많이 읽었다. 아마 그 때도 수필 어딘가에 행복이라는 걸 이야기 하였을 테지만 내 기억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아마도 그게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나이를 많이 먹으면 지나온 날의 불행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감싸지는 행복이 될 수 있으므로 젊은 김형석 혹은 중년의 김형석과 100세를 넘긴 김형석의 행복에 대한 사고가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고 지금 그 분의 행복론을 읽고 있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나의 행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100세를 넘긴 철학자라고 하여도 ‘행복’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정의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책에서도 그런 정의는 없다. 일반인들은 철학이라는 것 자체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인생을 연구하는 게 곧 철학 아닌가?”라는 이야기들을 한다. 이 책에서 노 철학자는 책 전체에 걸쳐 행복 그 자체 이야기하기 보다는 인생을 강조한 느낌이 든다. 인생 그 자체가 행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살아간다는 게 행·불행의 연속이라고는 하여도 사람마다 순간의 느낌이 다른 관계로 뭐가 행복이고 뭐가 불행인지는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다. 그러므로 100세를 넘긴 노 철학자도 인생이나 행복에 대한 학문적 정의 없이 자신이나 타인들의 예를 들어 인생과 행·불행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나온 1년을 정산하면서 읽으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데 내용의 일부를 발췌 사용하는 것은 법의 저촉을 받는다고 한 경고문구가 생각났다. 예외 규정이 없으니 아무리 독후감이라고 하여도 불행한 시빗거리가 될까 소개하는 행복을 누릴 수 없는 게 안타깝다. 설마 책 표지의 사진을 이 글에 사용하는 것조차도 시빗거리가 되지는 않겠지.
2022년 12월 10일
하늘빛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9NKXVn_pl7o 링크
John Denver - Sunshine On My Shoulders | Piano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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