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아시안게임
중국 하얼빈에서 열렸던 2025년도 제9회 동계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우리 선수단이 귀국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25배 이상의 인구를 가진 거대한 중국을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당초 예상했던 메달 수를 뛰어넘은 결과로 참가국 중에서 우리보다는 동계스포츠 환경이 훨씬 좋을 것 같은 일본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국민들이야 그저 구경하고 응원하는 일 밖에 직접적으로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없지만 선수들과 선수들을 직접 돌봐준 부모님들이나 각계 여러분들의 고생이 결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국제경기에서 아쉬운 점은 항상 금메달 숫자가 우선이 되어 국가별 순위가 매겨지며 많은 사람들이 금메달 선수에게만 환호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기를 보면 금은동에서는 선수간 현저한 실력 차이가 나지 않는다. 또한 경기도중 예기치 못한 간접적인 요인이 작용하기도 한다. 올림픽에서 보면 은과 동에서 많은 메달을 확보하였지만 금메달 숫자가 작은 관계로 순위가 밀려나는 국가가 한둘이 아니다. 따라서 메달에 점수제를 도입하여 종합점수계산을 한다면 그 순위는 많이 달라지리라 생각한다.
이번 동계 아시안게임에 참여한 국가의 수는 34개국이라고 한다.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Olympic Council of Asia, OCA)에 가입된 나라가 특수지역 (홍콩, 마카오, 대만 등)을 합쳐 45개국이라고 하니 11개 국가는 자의로 참석을 하지 않았거나 혹은 여러 사정으로 참석을 못했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참석을 했다 하더라도 우리나라, 중국, 일본처럼 다양한 종목에 많은 선수들이 참가한 국가는 몇몇 되지 않는다. 스포츠뿐만이 아니고 많은 분야에서 국가별 자연환경이 다르고 스포츠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에서도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스포츠에 대한 이러한 문제는 하계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에 가입된 지엽적인 국가들만 참석하는 동계 아시안게임은 더욱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한다.
살펴보면 하얼빈 대회에 참석한 국가들이 34개국이라고는 하지만 동북아 3개국과 일부 중앙아시아에 속한 국가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동남아시아와 중동에 속해있고 동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대중적으로 겨울을 즐길 수 있는 나라는 없다. 겨울이 없더라도 유학을 보내고 실내 시설을 갖추어 일부 선수들을 육성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을 가진 나라들도 있긴 하지만 스포츠가 나라의 이름을 알리는 효과 외에 국가를 발전시키고 국민을 먹여 살리는 주요요소는 아닌 만큼 참여에 의미가 있다는 말은 그저 하는 말에 불과하다. 대표단만을 참석시켜도 그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 국가들에는 올림픽 평의회에서 보조를 해 준다고는 하지만 참여가 의무사항이 아닌 만큼 나라를 이끄는 사람들의 마음은 무거울 거라는 느낌이 든다. 물론 정치하는 사람들의 인성에 관한 사항이지만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지 못하는 부모들의 심정과 유사하지 않을까?
이번 하얼빈 대회의 홈페이지에 발표된 결과를 보니 종합 8위까지만 순위를 주었다. 동메달이라 할지라도 메달을 딴 국가는 10개국이나 공동 5위와 공동 8위가 있어 순위는 8위까지만 되어 있다.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 회원국 45개국 중에서 34개국만이 참석하였고 그 중에서도 10개국만이 동메달이라도 가져갔다는 결론이 되겠다. 메달이 하나인 국가 중에는 겨울과 전혀 관계없는 대만이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100m에서 동메달, 필리핀이 남자컬링에서 금메달, 태국이 남자 프리스타일 스키에서 동메달을 딴 것이 눈에 뜨인다. 스피드 스케이팅이나 컬링이야 실내 스포츠인 만큼 시설만 주어지면 겨울이 없는 나라에서도 가능하지만 스키의 환경은 그게 아닐 텐데 아마도 유럽이나 미주에 거주하는 태국 대표선수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두바이처럼 태국에 실내 스키장이 있다는 소식은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런 나라에서 동계 게임의 메달을 가져간 선수는 메달의 색깔을 떠나 국민들의 영웅이 되었을 것 같다.
북한이 피규어 남녀페어 경기에서 은메달을 가져갔다. 북한이 참석한 국제경기 후에 주어지는 뒷소식을 정리한 뉴스에는 승리를 가져간 선수들은 영웅대접을 받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던 선수들은 돌아가서 어떤 처벌을 받았다느니 하는 소식이 많이 따라다녔다. 내가 보지 못하였고 소식을 취재하기에도 어려운 지역이니 그런 소식이 믿거나 말거나 뉴스이긴 하지만 공산국가나 독재국가에서는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스포츠를 육성하고 이용하는 면이 있다고 하니 그런 면에서라면 이번에 하얼빈에 참석하였던 무관의 선수들이 무사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계 올림픽에는 유럽이나 북중미 등 겨울을 가진 나라들이 많다. 그렇긴 하지만 206개국이 가입되어 있다는 국제 올림픽 위원회(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IOC)에서 개최하는 동계 올림픽에 참여할 수 있는 국가는 동계 아시안 게임 만큼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하계 올림픽이나 하계 아시안게임도 부분적으로 그런 면이 있기는 하겠지만 동계경기는 각 종목마다 독자적인 행사라면 모를까 동계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 같은 종합적인 행사에는 많은 국가들에 불공평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참여에 의의가 있다는 말이 더 이상 존재하는 세상은 아닌 듯싶다.
2025년 2월 16일
하늘빛
▲ 공개된 마스코트 형상화 과정 동영상
출처 :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홈페이지 2025년 1월 16일 현재
https://www.harbin2025.com/english/index.html
https://www.harbin2025.com/asian_winter_culture/2024/03-22/9xDLK0rz.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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