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우문 우답

korman 2006. 11. 2. 00:19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기 얼마 전  어느날 사무실에 같이 지내는 분이

자신과 절친한 분이라고 사무실로 찾아온 목사님 한분을 소개해 주었다. 

호주에서 활동 하시다가 귀국하신지 얼마 되지 않는 분이라 했다.

천주교에 나가는 사람이 어찌 또 목사님 하고 친분이 있으신가 하고

농담을 하고는 목사님과 악수를 하고 반갑다고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나의 큰형님과 형수 그리고 사촌들이 모두 교회에 나가고

어머니 보내 드릴때도 아버지 모셔와 어머니와 합장할때도

형님의 의견을 존중하여 개신교식으로 하여 드렸고

때가 되어 산소에 찾아뵈면 형님에게 먼저 예배드릴 시간을 드리고

나와 작은형은 그 후 제사를 드리는 터라

목사에 대하여 나 자신도 거리감이 있는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양반 생면부지 처음 인사를 나누었는데

다짜고짜로 자리에 앉자마자 "교회에 나가십니까" 라고 묻는다.

내가 안나간다고 대답하자 하는 말이 "지금 죄를 짓고 계십니다"

아무리 목사라 하여도 어찌 처음 만난 사람에게 이런 인사법이 있을까?

순간 나도 물었다. "목사님께서는 조상님 제사를 지내십니까?"

대답은 당연히 안지낸다였다.

그래서 나 또한  던진 말이 "지금 죄를 짓고 계십니다."

그 후 한시간 남짓 그 목사분은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일주일 후 그 분이 다시 찾아왔다.

지난주의 서먹함을 없애려고 내가 먼저 악수를 청하고

잘 계셨냐고 말을 걸었다. 호주는 어떠했냐고...

그러자 그분 묻는 말에는 대답도 않고

부시가 이라크를 공격하였는데 그 이유는

하나님이 마지막 남은 이교도들을 깨부수라고

부시에게 명령하였기 때문이란다.

이 무슨 또 뚱딴지 같은 괴변인가?

순간 내가 물었다.

 "목사님도 목사님께서 믿는 하나님과 무슬림들이 믿는 알라가 같은 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죠? 그리고 예수님과 마호메트가 비록 670 (?)여년의 차이는 있어도 같은 아브라함의 핏줄이라는 것도 알고 계시죠? 그런데 누가 누구를 깨라고 했겠습니까? 지금이 무슨 십자군 전쟁 하는것도 아닌데 남의 종교도 존중해야지요."

이 소리에 그 목사분은 또 아무 대꾸도 하지 않으셨다.

 

또 일주일 후 그 분은 다시 찾아 오셨다. 또 내가 먼저 반갑게 악수를 청하였다.

차를 한잔 받으시자 마자 하시는 말씀이

"중들과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중들이 모두 신이라고 하니 뭐 그런 종교가 있나요?"

나에게 묻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되 이 또한 귀에 거슬려 내가 대답을 하였다.

"내가 알기로는 불교에 신은 없습니다. 부처님도 신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중생들도 부처님처럼 득도 하면 모두 부처가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 말을 잘못 들으신것 같습니다."

이 목사분 또 아무말 없이 차만 마시다가 돌아 가셨다.

 

그리고 나서 한달쯤 지났을 무렵 그 목사분이 다시 오셨다.

하시는 말씀이 당뇨로 병원에 갔더니 다리를 절단하여야 한다고 하여

하나님께 기도를 하였더니 병원 의사가 다른 병원을 소개하여

좋은 의사를 만나 절단하지 않고 고쳤다고 하나님께서 고쳐 주셨다고 하였다.

좋은일이라서 여러가지 덕담을 하고 농담도 하고 하다가

그 나중에 고쳐준 병원과 의사가 누구냐고 하였더니

모병원 정형외과 과장 ㅇㅇㅇ이라고 하였다.

그럼 내 직계 적십자 동문 7기 ㅇㅇㅇ 아닌가 ?

그러자 옆에 있던 천주교 나가시는분 왈

그럼 이양반 후배가 하나님이 되는건가? 하고 농담을 던졌다.

그런데 그 농담에 좋던 분위기가 서먹하더니

그 목사님 시무실을 나가 버리셨다.

나중에 ㅇㅇㅇ 동문에게 물으니 진작 이 친구는 그 목사분을 기억하지도 못하였다. 

 

그리고 일주일 후 또 찾아온 그 분은

담배 끊는데 좋은 물을 소개 한다며

나는 담배를 피지 않으니 소용없고

나와 같이 있는 천주교 나가는 분은 담배를 끊는게 좋을것 같으니

그 물을 먹으라고 하였다. 한달어치가 30만원인가 하는데 자기에게 신청하면 된다고. 

일종의 세일즈였다.

그러나 거절을 당하자 그냥 가버렸는데

몇일 후 방송에 그 물을 만든 사람이 사기죄로 구속되었다고 나왔다.

그냥 수돗물에 니코친을 풀어 담배 끊는 물이라고 속여 판 것이었다.

그 후 부터 그 목사분은 더 이상 찾아오시지 않았다.

목사님께서 그걸 알고 권했을리야 없겠지만

참 우습게 만나서 현문현답을 하여도 모자랄 시간에

우문우답만 하다가 끊어진 인연이었다.

 

우리나라에는 참 다양한 종교가 있고 또 종교의 자유도 충분히 만끽하고 있다.

그러나 긱자의 종교만을 인식할 뿐 실존하는 타종교를 이해하고 인정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많은곳에서 갈등을 겪기도 한다.

종교가 무엇이냐는 서양사람의 물음에 나는 조상을 믿기 때문에 나의 조상이 나의 종교다 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그 사람 왈 자신은 크리스쳔이지만 믿음이 곧 종교임으로 조상을 믿는다면 그것도 하나의 종교가 될 수 있다라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이제 우리나라도 모든 종교들이, 지금도 노력하고 실지로 하고는 있지만,  좀 더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좀 더 타종교를 존중하고 좀 더 서로 협력하여 자라나는 세대들에 참다운 인간정신을 심어주어 격변하는 세상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정신적 지주가 되게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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