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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료 (팁)

korman 2009. 8. 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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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료 (팁)

 

여권을 발급받은 이래로 마일리지나 모아 보겠다고 회원으로 가입한 항공사에서 여행 소식지를 이메일을 통하여 격주간격으로 보내오고 있다. 거기에는 새로운 세상의 소개와 더불어 그곳의 역사와 문화 및 예술 등 다양한 읽을거리가 담겨져 있어 상식을 넓혀 가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따라서 좀 오래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그것들을 내 개인 블로그에 스크랩하여 두곤 한다. 요새는 각국의 풍습이나 예절에 대하여 시리즈로 연재되는 기사가 있어 그것들은 블로그에 옮겨 담고 있다.

 

며칠 전 배달된 소식지에는 미국의 식당에서 지켜야 할 예절에 대한 기사가 있어 스크랩을 하였는데 그 이야기 중에는 봉사료(팁)에 대한 이야기로 계산할 때 총 금액의 10~15%를 통상적인 팁으로 고려하라고 필자는 언급하고 있다. 이는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이면 누구나 보편적으로 듣는 이야기로 팁이 생활화 되어있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인 경우에는 외국에서 실수하지 않도록 특히 많이 듣는 충고중의 하나이다. 나 역시도 출장시 출장지가 미국이라 하더라도 그저 그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 그러나 세금이 추가되고 거기에 팁까지 얹어 놓으면 총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단순 메뉴판의 금액만을 지불하는 우리와는 다르게 표시된 금액에서 한참이나 올라가 있는 경우가 많다. 주머니가 얕은 여행에서 이럴 경우 남의 나라에서 돈 쓰고 세금까지 내야하는 것이 씁쓸하지만 우리와는 문화가 다른 그 팁이라는 것이 더욱 야속하게 생각될 때가 있다.

 

엊그제 블로그를 열었더니 이 팁이라는 것에 대하여 누군가가 댓글을 달았는데 얼굴이 안보이고 본명이 들어나지 않아서 그런지 어이없게도 긴 가시가 돋았다.

 

“미국에서 레스토랑의 팁은 10-15가 아니라 15-20%입니다. 팁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웨이터에게 15%가 미니멈이라는 것을 제대로 아시고 글을 쓰셔야 할 듯 하네요.”

 

여태껏 나도 그저 많아야 15%를 넘지 않은 범위로 팁을 주어왔고 그렇다고 금액이 적다고 누가 시비한 사람도 없었으며 팁이라는 것이 자신을 위하여 봉사한 사람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주는 것으로 그저 관례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리 준다는 이야기이며 불친절하거나 봉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줘도 누가 뒤통수 칠일 없는데 강제하는 법으로 하한선이 얼마고 상한선이 얼마라는 것을 정해놓은바 없음에도 여자분인 듯싶은 댓글을 단 사람은 느닷없는 시비조로 팁의 요율을 인상해버렸다. 미국에도 팁으로 살아가는 종업원들이 많은지는 모르겠으되 요새 대세가 그러하다면 그렇다고 점잖게 알려주면 될 일을 무식한 말 하지 말라고 시비를 걸었으니 머리가 띵하다. 무얼 하는 분인가 추적해 들어갔더니 하와이 요식업을 소개하는 사이트가 나온다. 그래서 그랬나?

 

문득 한 10여 년 전 LA 출장길에 있었던 일이 생각난다. 한국 사람들과 한국식당에서 한국 사람이 날라다 주는 점심을 먹었으니 순간적으로 그곳이 미국임을 잊고 그저 테이블위에 점심값만 얹어놓고 나오는데 종업원이 큰길까지 뛰어나오며 “아저씨 팁 안 놓고 가셨어요.” 라고 소리쳤다. 그제야 “아차 이곳이 미국이지” 라고 생각되어 얼른 되돌아가 팁을 계산하고 나온 적이 있었다. 그 때에 나는 아무리 미국이라지만 이미 밖에 나온 손님을 불러 강제로 팁을 요구하는 행위는 무엇이며 그곳이 한국식당이 아니고 미국식당이라도 손님이 팁을 잊고 나갔다고 식당 밖 큰길까지 따라 나오며 소리 지를까 생각하여 보았다. 그건 지금도 궁금한데 언제 기회가 있으면 한번 실행에 옮겨볼까 한다. 시비성 댓글을 단 그 여자분이 이 글을 또 본다면 “한국사람 통째로 망신시킬X” 이라고 댓글을 달지 않을까 그것도 궁금하고.

 

우리나라에서도 특정 분야에 팁은 존재한다. 관광업소로 등록된 곳에서는 아예 계산서에 10% 부가하여 얼마를 줄까하는 고민을 덜어주지만 그러나 다른 분야에서는 배보다 배꼽이 훨씬 큰 경우도 있다. 한편 식당 같은 곳에서 팁을 주려면 서양처럼 나중에 주는 것 보다는 계산과 상관없이 우선 팁부터 먼저 주어야 더 대접을 받는다. 택시기사에게 팁을 주려면 서양처럼 잔돈을 가지라고 하면 눈총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팁 개념은 서양과는 달리 사용금액의 몇%가 아니라 주고도 욕먹지 않으려면 그냥 많이 주어야 한다. 언젠가 어느 외국인이 택시요금 1,800여원에 2,000원 내고 잔돈은 팁으로 가지라 하였다고 내가 거지냐 하며 욕을 하는 택시기사도 보았다. 언제 우리나라에도 서양처럼 팁 개념이 전 서비스업종에 등장할지 모르지만 현재 우리 사회의 팁 개념으로 이를 도입한다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되면 팁에 대한 법적 요율표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팀은 우리말로 봉사료라 칭한다. 손님에게 봉사부터 하고 손님이 그 봉사에 만족하는 만큼 주면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관례상 10~15%라 칭하지만 자신이 받은 봉사에 매우 만족하는 사람들은 20%를 주어도 된다. 30%를 준들 어떠랴. 그러나 신문에 가끔 보도 되듯이 자신의 위세를 위하여 과도한 팁을 주고 손가락질 받는 행위는 없어야 하겠다. 댓글을 단 그녀의 15%~20%가 요즈음 요구되는 팁의 요율이라 하더라도 팁을 주는 사람들의 대세는 아직 10~15%가 아닐까 생각한다. 적게 주는 사람이 있으면 많이 주는 사람도 있을진대 그녀의 가시 돋친 댓글에는 봉사료의 요율을 올릴 만큼 남을 배려하는 정신이 없는 것 같아 아쉬움이 느껴진다.

 

2009년 8월 초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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