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울림 속으로/근, 현대의 종

광주 518공원 무각사의 전두환 범종

korman 2007. 5. 5. 20:26

5·18 기리는 공원에 '전두환 범종'

 

 
'전두환 범종' 5·18광주민중항쟁 정신을 기린다며 조성한 기념공원 안에 '전두환'을 기리는 범종이 버젓이 지금도 설치돼 있다. 원 안은 '대통령 전두환 각하'라고 쓰인 부분이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5·18민주유공자유족회·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5·18구속부상자회·5·18기념재단 등 5월 단체는 14일 성명을 내고 "무각사의 '전두환 범종' 철거를 다시 촉구한다"고 밝혔다.

5월 단체들은 지난 2003년부터 범종을 철거해 달라고 무각사 측에 요구해 왔다. 무각사는 5·18민중항쟁을 기리기 위해 80년 당시 진압군들이 주둔했던 상무대 부지에 조성한 5·18기념공원 내에 있는 사찰이다. 바로 이 무각사 대웅전 옆에 범종각에 전두환씨의 범종이 있다.

이 범종은 2.2t으로 지난 옛 상무대 군 법당이었던 무각사에 지난 81년 5월 설치된 것이다. 이 범종에는 한자어로 '尙武台護國의 鍾(상무대호국의 종)'이라고 새겨져 있으며 그 왼쪽 편에 '대통령 전두환 각하'라는 글귀가 보인다.

이에 대해 5월 단체는 "기념공원에 아직도 학살자를 기리는 종이 있다는 점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며 "무각사는 5월 단체에 기증해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용하지 않는다면 철거를 위한 범시민운동을 펼칠 것이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 무각사 한 관계자는 "기념공원 안에 전두환씨가 시주한 돈으로 만든 범종이 있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문제제기가 계속 있어서 새 범종을 제작하게 되면 지금 종은 철거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새 범종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올해 안에는 '5·18 민중항쟁'을 기리는 공간 안에 '전두환'을 기리는 종이 있는 장면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