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 박물관/동양의 박물관

진천 종박물관

korman 2008. 6. 29. 11:08

 

진천 종박물관에 가면 종에 대한 궁금증이 풀려요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종이다. 교무실 처마 밑에 매달린 종을 땡땡땡 치던 시절이 있었고,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새해를 맞이하고, 교회의 새벽 종소리를 들으며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고, 해질 무렵 사찰에서 들려오는 종소리의 여운이 마음을 포근하게 만들기도 했다. 불교가 들어온 삼국시대 이래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불교 문화권에 있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중요 문화재들은 사찰과 관련이 있다. 사찰마다 사람들을 모이게 하거나 예불 시각을 알릴 때 타종하는 범종이 있는데 역사가 깊은 사찰일수록 대부분의 범종들이 문화재로 보호받고 있다.

 

백곡저수지와 가까운 충북 진천군 진천읍 장관리에 가면 종에 관한 신비를 풀면서 직접 체험도 할 수 있는 진천 종박물관이 있다. 3년 전에 개관한 종박물관 홈페이지(

http://www.jincheonbell.net/

)에 소개되어 있는 대로 국내에서 가장 앞선 석장리 고대 철생산 유적지가 있는 곳에서 한국 종의 연구, 수집, 전시, 보존은 물론 기획전시, 교육 및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은 한국 종의 예술적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는데 목적이 있다.

 

종박물관이 개관된 이면에는 50여 년간 범종 외길 인생을 걸어와 한국 범종의 산 증인으로 불리는 범산 원광식(梵山 元光植) 선생이 있다. 전통주조공법인 밀랍주조공법으로 평생동안 복원하고, 범종에 대한 애정으로 수집한 국보급 범종 150여점이 이곳에 전시되어 있다.

 

 ▲ 제1전시실에 있는 여러 가지 종

 

제1전시실 입구에서 실물 크기의 성덕대왕신종을 만난다. 거푸집에 둘러싸인 성덕대왕신종이 종의 탄생과 종에 새겨진 명문을 이해하게 한다.  복제품인 성덕대왕 신종 앞에서 레플리카(replica)에 대한 공부도 한다. 네이버 백과사전에서는 레플리카를 ‘원작자가 자신의 작품을 동일한 재료ㆍ방법ㆍ기술을 이용하여 똑같은 모양과 크기로 원작을 재현하는 것을 말한다. 원작자가 직접 만들지 않더라도 귀중한 작품의 복제, 작가의 작품 기술 습득, 문화재의 형상과 색채를 복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엄격한 감독하에 제작되는 경우도 있다.’소 소개하고 있다.

 

전시실에서 한국 최대의 종으로 칭송받으며 에밀레종 또는 봉덕사종으로도 불리는 성덕대왕신종(국보 제29호), 현존하는 동종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오래되었다는 상원사 동종(국보 제36호), 한국종의 양식을 가장 충실하게 갖췄다는 용주사 범종(국보 제120호), 제작기법이나 양식이 고려 범종을 대표할 수 있을 만큼 우수하다는 천흥사 동종(국보 제280호) 등 시대에 따라 독특한 양식을 갖추며 발전한 우리나라의 범종에 대해 공부할 수 있다.

 

 ▲ 박물관에 전시된 사진

 

 

 ▲ 동양 3국의 범종 중 으뜸으로 꼽히는 한국의 범종

 

 

동양 3국의 종은 물론 서양종과 동양종의 차이점을 알아보고,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종과 해방 이후에 제작된 범종에 대한 자료를 검색해 보는 코너도 있다.

 

제2전시실에서는 통일신라시대의 범종 제작기술과 종소리에 담긴 비밀을 알아본다. 특히 범종 제작과정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용두와 화려한 문양이 있는 우리나라 범종은 밀랍주조법, 일본종은 사형주물법으로 만들었다는데 두 제작기술의 차이점이 진천종박물관 홈페이지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 밀랍녹이기부터 쇳물붓기까지의 범종제작과정

   

 

 

▲ 한국 범종 알아보기

  

 

밀랍주조법은 밀랍(벌집)과 소기름을 적당히 배합하여 만든 밀초를 사용하여 만드는 방법이다. 제작하고자 하는 범종 모양과 동일한 밀랍 모형을 만든 후 열에 강한 분말 상태의 주물사를 반죽하여 표면에 수차례 바른다. 일정한 두께를 준 뒤 이를 완전히 건조시킨 후 은근히 열을 가해 내부의 밀랍 모형을 제거하고, 쇳물을 부어 범종을 제작한다. 작업 공정이 복잡할 뿐만 아니라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많은 제작 기간이 소요된다.

 

사형주물법은 지문판(地文板)을 사용하여 외형에 문양을 찍어 새기는 방법으로 철제 범종을 만들 때 주로 사용하였다. 주조 순서는 우선 지문판을 제작한 뒤 외형틀과 회전판을 제작하고 주물사(鑄物砂)를 다져 넣은 다음 회전판을 돌려 범종의 내·외형을 완성하고 다시 외형틀에 문양을 찍은 후 주물하는 방법이다. 종의 표면이 곱지 못하고 투박한 단점이 있다. 일본에서 현재까지도 계속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 한국 범종에 관한 설화

  

 

영상자료실에서 범종소리에 담긴 신비도 풀어보고, 당좌를 타종하였을 때 3개의 구간음인 타음ㆍ원음ㆍ여운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동안 한번쯤은 듣거나 책에서 읽어 대충 알고 있던 종과 관련된 설화들도 재미있다. 옥외에 있는 야외무대와 타종체험장이 제3전시실이다. 이곳에서 상원사 종과 성덕대왕신종을 3분의 2로 축소한 범종을 직접 타종하고, 흙으로 만드는 토종 등 체험학습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

 

팸플릿에 안내되어 있는 대로 타종 시는 두 손으로 당목(방망이) 줄을 잡고 가볍게 당좌(종치는 부분)를 치고, 친 후 당목을 잡아주고, 경건한 마음으로 여운까지 듣고 난 후에 다시 종을 쳐야 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교통안내]
중부고속도로 진천IC - 좌회전 - 21번 국도 - 신성사거리 우회전 - 성석사거리 직진 - 벽암사거리 우회전- 백곡저수지삼거리 직진- 장관교 건너 바로 좌회전 - 종박물관


[관람료]
일반-1500원, 청소년 및 군경-1000원, 어린이-500원

 

뉴스보이 기사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