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종
상원사 범종 - 현존하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아름다운 범종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오대산 상원사
높이 167센티미터, 구경 91센티미터
국내에 현존하는 신라시대 최고, 최미의 범종으로 한국 범종의 조형인 동시에 규범이 되는 종이다. 종정에는 용뉴를 구비하고 종신에는 견대와 하대, 유곽, 유두, 당좌, 비천 등을 갖춘 한국 범종의 가장 뚜렷한 특징을 완벽하게 구비하고 있다. 또 상하대의 문양대가 짜임새 있고 아름답게 장식된 가운데 상하 모두를 연속적인 주문대로 두른 다음 유려한 당초문으로 채우고 있다. 그 다음은 양각한 반원권 문양 속에 2인 내지 4인의 주악상을 나타내고 견대(상대)에 붙여서 당초문으로 양각 장식한 유곽 4개를 배치하고 그 속에 연꽃화좌의 유두 9개를 돌출시켜 배치하였다. 이 9개의 유두에는 화려한 화형문을 장식하여 돋보이게 하였고 종신 공간에는 대칭되는 두 곳에 구름 위에 무릎을 세우고 앉아 천의를 날리며 하늘을 나는 공후와 우를 주악하는 비천상이 양각 장식되어 있다.
비천 사이에는 역시 상대하여 원형의 당좌가 있는데 이 당좌의 중앙 자방을 중심으로 여덟 잎의 연꽃을 두르고 외원 안팎에 섬세한 연주문을 두른 다음 그 속에 당초문을 장식하였다. 또한 범종의 정상에는 용뉴와 용통 곧 음관이 있는데 그 제작 수법이나 양식이 봉덕사 성덕대왕 신종과 더불어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특히 용뉴를 중심하여 좌우에 글씨가 음각되어 있어 제작 연대를 명확히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종성기지의 '지' 도합유의 '도합'등 이두문과 보중직세, 중승 등의 승려 이름과 도유내, 유휴 등의 관직명이 있어 당시의 이두문 사용과 종을 제작하는 데 참가했던 승려와 감독자 그리고 관직 등을 알 수 있는 귀중한 학문적 자료를 제공하여 주고 있다. 또한 이 명문 중의 '개원 13년'은 당나라 연호이며 신라 성덕왕 24년, 서기 724년에 해당되는 해 3월 8일에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봉덕사 성덕대왕 신종 - 국내 최대의 신라 거종
국립경주박물관
높이 333센티미터, 구경 227센티미터
현재 국내에 있는 종 중 최대의 신라 거종으로서 제작 연대, 주종의도 그리고 불법을 포교하게 된 내용 등을 명기하고 있다. 또한 각부 양식이 풍부하고 화려하게 장식된 범종의 하나이며 상원사 범종과는 다른 특징이 있는 특수 양식의 범종이다. 종신 상하에는 견대와 하대를 둘렀고 그 속의 주된 문양은 주악상과 반원권 문양대가 아닌 보상 당초문으로 장식한 것이 주목된다. 특히 하대에 속하는 구연대는 종구가 8릉형을 이룬 특수한 형태로 일반적인 신라 범종과는 다른 유일한 예라 하겠다. 또한 이 8릉형의 능마다 당좌와 유사한 연화를 배치하고 있는 것도 특징 중의 하나이다.
견대 밑에는 연주문 속에 견대에서와 같이 보상 당초문양으로 장식한 유곽 4개가 있고 그 내부에는 양각으로 된 연꽃형 화좌로 장식된 9유가 들어 있다. 종신의 유곽 밑으로 비천상 2구를 대칭되는 위치에 배치하고 그 사이에 교대로 8잎의 연화 당좌 2개를 배치하고 있다. 특히 상원사 범종의 경우 명문이 범종 정상부에 새겨 있는 것과는 달리 긴내용의 명문이 종신에 양각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전체적인 종의 조각 수법이 동양 어느 국가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거종인 동시에 상원사 범종과 더불어 최대 최고의 조각 양식을 구비한 종이다. 종신에 2구씩 상대하여 배치한 비천상은 연화좌 위에 무릎을 세우고 공양하는 공양상이며 비천 주위에는 보상화를 구름같이 피어 오르게 하였다. 천상으로 천의, 영락 등이 휘날리고 있어 다른 신라 범종에서는 볼 수 없는 화려하고 우수한 걸작으로 한국 비천상 중에서 대표적인 조각 수법이다.
종신에 명기된 장문의 양각 명문에 의하면 경덕왕이 부왕인 성덕왕을 위하여 동 12만 근을 들여 대종을 주성하려 하였으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사망한 다음 혜공왕이 부왕의 뜻을 이어받아 재위 7년(771, 대력 6년)에 완성을 본 것이다. 그 당시는 신라의 불교가 유성하던 때이고 신라 예술의 전성기여서 이와 같은 우수한 걸작을 국가적 불사로 제작할 만한 시대적 배경을 갖고 있었던 때였다. 특히 명문 내용 중에는 석가의 설법이 종소리로 번져 지옥 중생을 제도하여 화엄의 이상향인 극락세계로 인도한다는 뜻이 명기되어 있다. 종의 양식에 대해서 고유섭 씨는 36개의 유두는 불교 경전에 비치는 36선신(善神)을 의미하고 8릉으로 처리한 종구는 불가(佛家)의 8화(八花)와 8음(八音)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출저: 빛깔있는 책들 / 글: 이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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