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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과 심봉사

korman 2024. 2. 9. 19:15

 

보이스피싱과 심봉사

오늘도 몇 통의 심각한 문자를 받았다. 통신사에서, 은행에서, 관공서에서. 내용은 모두 같다. 문자나 톡으로 들어오는 인터넷 주소에 링크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진작 그들이 정상적으로 보내는 문자 등에도 더 자세한 사항은 어디어디를 링크하여 살펴보라고 인터넷주소를 역시 알려놓았다. 대책 없이 링크하지 말래 놓고 링크를 하란다.

요즈음 TV에 자주 등장하는 공익광고가 있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어린 가수와 그 아비가 심청이와 심봉사로 분하여 보이스피싱에 대해 눈을 뜨라는 내용의 대 국민 광고다. 그런 문자나 전화를 받았을 때 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어찌어찌 확인하라는 내용은 없다. 그걸 확인하는 것은 국민의 몫으로 돌려놓았다. 국민이 모두 심봉사는 아니다. 그러나 정확하게 내가 사용하는 통신사 이름으로, 내가 사용하는 은행 이름으로, 내 친구나 가족의 이름 등으로 들어오는 가짜 메시지나 톡 등을 심봉사가 아니라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잘 알지 못한다. 그러니 각자 알아서 해야 할 일이겠지만 속지 말라는 광고만 계속할 뿐 어찌 구분해야 하는 지는 큰 사건이 터졌을 때 가끔 뉴스에나 어렴풋이 나올 뿐 지속적으로 알리는 장치는 없다. 알린다고 해서 가짜가 진짜 행세를 하니 여전히 구분은 어렵겠지만.

며칠 전 가짜 부고에 조심하라는 문자를 받았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내가 참여하고 있는 단체의 한 분으로부터 어머니에 대한 부고를 받았다. 물론 인터넷 주소도 있었고 그것을 링크해야 문상갈 곳을 알고 못 가면 조의금 계좌이체가 된다. 또한 내가 단체에서 해야 하는 일이 이런 사안이 발생하면 모든 분들에게 연락을 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 보니 걱정이 많아졌다. 가짜 부고에 대한 문자를 받던 날 모임에서 그 분을 만났지만 어머니에 대한 말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 연락을 다른 분들에게 전달해야 하나 아니면 내가 먼저 링크를 해봐야 하나 고민에 빠졌었다. 나뿐만 아니라 전달받은 모든 사람들이 함정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해결책은 본인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사실이면 본인이 매우 바쁠 것 같아 우선 문자를 넣었다. 좀 후에 다행히 전화가 걸려왔다. 그도 그게 염려되었다고 확인해 주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통신사에서 문자가 왔다. 몇 가지 예를 들어 의심스러울 경우 112에 연락하라고 적어 놓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통신요금을 확인하라는 메시지도 왔다. 거기에는 확인할 수 있는 인터넷 주소를 적어 놓았다. 누구나 아는 우리 속담에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라는 게 있다. 누구나 알아서 112에 신고할 수 있다면 그건 사기라 볼 수도 없다. 또한 링크 주소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단 할 수 있게 만들었다면 그건 멍청이 사기꾼이다. 똑똑한 젊은 사람들도 피해가지 못하는 사기술에 나이 먹은 사람들이 진위여부를 판단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러니 문자를 보내는 주체에서도 그 구별방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그저 본인의 판단에 맡기거나 112에 신고하라는 조언 밖에는 할 말이 있을까만.

그래도 전화로 결려오는 보이스피싱은 잘 판단하면 피해를 면할 수 있다. 카드가 발급되었다, 해외에서 얼마가 결제 되었다, 댁의 아이들이 사고를 쳐 붙들고 있다 등등. 이런 단순한 전화에는 ‘연락처를 알려 주시면 내가 카드사에 혹은 아이들에게 연락 해 보고 연락드리겠다’고 하면 전화는 일방적으로 뚝 끊어진다. 요새 그런 전화는 는 그러려니 하고 내가 그냥 끊어 버린다. 그러나 알림톡과 문자에 전달되는 인터넷 주소 등에 링크를 해야 할지는 판단이 어렵다. 특히 부고나 돌잔치 등 각종 행사를 알리는 소식을 접하지 않을 수도 없고 나 뿐만 아니라 누구도 이 걱정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택한 방법은 문자의 해당 발신처에 직접 전화를 해 그런 문자를 보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물론 문자에 적혀있는 번호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알려진 번호를 사용한다. 그리고 링크는 컴퓨터에서 접촉한다. 전화기에는 다른 분들의 개인 정보들이 들어있지만 컴퓨터에는 그런 걸 노리는 사기꾼들이 탐낼만한 것들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 또한 해당 기관에 확인 후 접촉하는 것이니 이런 방법으로 범법자들을 피하곤 한다. 

뉴스에서 피해를 입은 분들의 소식을 접할 때 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속지 말라고 계몽만 할 게 아니라 진위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수 없으면 좀 번거롭더라도 나처럼 확인하는 방법이라도 계속 알려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언제 범법행위에 말려들지는 모르겠지만 우선은 그런 방법으로 피해가고 있다. 심봉사가 눈을 뜬다한들 피해갈 수 있을까? 차라리 안 보는 게 피하는 길이겠지. 

2024년 2월 8일 
하늘빛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NiXaiIFDNmI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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