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자율이 자유에 앞서는 나라가 선진국

korman 2024. 3. 22. 19:22

 

자율이 자유에 앞서는 나라가 선진국

얼마 전 뉴스를 보았더니 경제 이야기를 하면서 국민소득이 U$37,000가량 된다는 소식을 전했다. 미국 돈으로 계산된 국민소득이니 환율에 따라 변동은 있을 수 있지만 그만한 소득이면 돈으로 따지는 경제지표상 선진국 문턱을 한참 넘은 금액이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내 생각만이 아니고 평균적으로 이야기 하는 3만불이라는 선진국 단위를 넘은 것이고 그 수치는 일본의 평균 소득을 넘어선 금액이라니 정말 그게 일본을 넘어선 수치라면 소득면에서야 아시아에서 싱가포르 다음으로 두 번째 국가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선진국의 기준이 단순 소득만을 따지는 게 아니라면 우리의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아직 좀 남아 있다고 봐도 틀린 생각은 아닐 듯싶다.

요즈음 학교, 특히 초등학교 부근에는 차도에 안전시설을 많이 설치하고 있다. 주차금지구역도 늘어나고 이면도로라 하여도 신호등이 없던 곳에는 기둥이나 신호등 몸체가 노란 색으로 칠해진 시설이 새로 설치되고 건널목에도 하얀색 대신에 노란 줄이 그려져 있다. 국제적으로 노란색이 위험경고색으로 통용된다니 그래서 학교주변 안전지역 설정에는 노란색이 많이 쓰이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런 안전시설이 늘어남에 따라 평소 자유롭게 인도나 차도를 알아서 이용하던 사람들에게는 통제라는 불편이 따를 수밖에 없다. 특히 건널목 신호의 시간이 좀 길어지면서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 때문에 신호등이 없었을 때는 일어나지 않았던 정체 현상도 일어나고 길을 가로 질러 설치되었던 건널목이 사방에 더하여 대각선까지 주어지니 모두에게 멈추어 있어야 하는 시간은 길어지게 되었다.  

내가 사는 동네엔 학교가 많다. 초등학교도 셋이나 있다. 그래서 학교 근체에 설치되는 안전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나는 보행이나 운전에 좀 불편하기는 해도 이런 시설이 늘어나는 점에 대해서는 아이들 보호를 위해서 상당히 긍정적이라 생각하고 있다. 이게 다 국민소득과 나라의 살림살이가 좋아지기 때문이 아니겠나. 그러나 국민소득과 이런 사회적 시설들이 선진화 되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한편 생각하면 소득과 시설에 앞서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이 우선적으로 선진화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늘 주제가 주어질 때마다 여러 번 다른 글에도 언급하기는 하였지만 요새 우리 동네의 이런 새로 생긴 시설을 대하는 사람들의 서로 다른 행동을 보면서 다른 선진국 사람들이 우리의 이런 행동을 보았을 때 우리를 선진국 국민으로 보아 줄 것인지 에는 의문이 간다. 물론 그들이라고 모두 어긋난 행동을 하지 않는 게 아님은 알고 있지만.

신호등에 걸려 정지되었던 차량들은 신호가 바뀌기 무섭게 경적을 울려댄다. 신호를 확인하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어 가속페달로 옮기는 단 1초의 시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한다. 오토바이들은 아이들 보호구역이라는 것을 아예 알고 싶지 않아한다. 그들도 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고 있을 텐데 신호등과는 전혀 무관하다. 이 대목에서 개고기 먹지 말라는 법은 일사천리 통과 되면서 오토바이 앞번호판 부착에 대한 법은 왜 사장되어야 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대부분의 보행자들은 건널목 신호를 기다리지만 자동차가 오지 않을 때는 아이들이 보고 있건 말건 신호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 있다. 사거리에 없던 반듯한 기둥이 생겼으니 참 좋아 보였나 보다. 불법 현수막이 얼른 한자리를 차지하였다. 그 현수막은 곧 제거 되었지만 현수막 끈은 그대로 남아 흉물스럽게 흔들리고 있다. 그 아래는 누군가 잽싸게 청테이프를 사용하여 불법광고물을 부착하였다. 이 또한 곧 제거되었지만 청테이프는 그대로 남아있다. 청테이프의 부식력이 높으니 그 자리에 잘 칠해진 노란 페인트는 곧 다른 색으로 변질될 것이다.     

아침 아이들이 등교하는 시간대에는 신호등이 있는 곳에도 어머니회나 구청에서 도움을 주는 노인들이 노란 깃발을 들고 바뀌는 신호에 맞추어 수신호를 하고 있다. 그런데 학부형들이 있는 곳에는 아이들이 더 안전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노인들이 있는 곳에는 차라리 아이들이 알아서 신호등 신호를 보고 행동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많은 아이들이 수신호에 행동을 하지만 노인들의 수신호는 가라는 것인지 서라는 것인지 분명치 않은 경우가 많고 여러 사람들이 한 곳에 몰려 있어 서로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다 신호 순간을 놓치거나 깃발이 엉뚱한 곳을 향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청에서 노인들을 그런 곳에 배치할 경우 수신호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있어야 아이들이 위험해지 않을 것 같다. 불법 광고물이나 현수막을 제거하는 분들에게도 좋은 시설물들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불법의 그루터기를 남기지 않도록 하는 관련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보다 선진국이라는 싱가포르가 무척 깨끗하고 사람들이 법질서도 잘 지킨다고 칭찬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 나라의 국민을 강제하는 내막이야 어떻든 간에 그런 청결함과 질서유지가 부러우면 우리는 강제에 앞서 스스로 잘 지켜는 국민이 되어보자. 그렇게 자율이 자유에 앞서는 나라가 참된 선진국이라 할 수 있고 자율을 자유보다 중요시 하는 국민들이 선진국 국민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2024년 3월 22일
하늘빛

움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ypbw8CK_vIk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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