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고구마, 그리운 할머니 아침 학교 가는 길 큰 산 아래 돌아 동네 우물 옆 간밤에 쌓인 눈 깊숙이 생고구마 한 개 묻어놓고 공부시간 내내 행여 눈 녹아 다람쥐 물어 갈라 안절부절 눈 쌓인 언덕길 엉덩이 미끄럼틀삼아 눈보라 일으키며 온몸으로 내려와 눈 속에 손 쑥 집어넣어 언 고구마 꺼내 들고는 혀로 껍질 녹이고 시린 이로 갈아 내며 집 마당까지 한 입도 베지 못하였네. 손자의 언 입술 보시던 할머니 따뜻한 두 손으로 얼굴 감싸주시며 “안방 화로 재아래 군고구마 넣었다.” 첫눈 수북이 내려 할머니 군고구마 그리운데 어찌 알았는지 속 깊은 팬에 고구마 넣어 가스불에 올리는 마누라 있네. 고구마 구워지는 냄새에 할머니 얼굴 떠오르는구나. 오늘 손녀들 온다하여 만든 거니 ‘한 개만 먹으라’는 마누라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