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늦가을 쌍무지개

korman 2020. 6. 26. 16:22

늦가을 쌍무지개

찬비가 자주내리는

음침한 늦가을에 산다는

먼 바다건너의 친구가

창문 너머

그의 하늘을 감싼

늦가을의 쌍무지개를

찍어보냈다.

그와

반대편에서

한여름같은

늦봄에 살고있는

나의 창문밖 하늘엔

뭐가 걸려있는지

나도 창문을 열었다.

먼지 묻은 뜨스한 바람이

훅 밀치고 들어왔다.

동쪽하늘엔

무지개 대신

뿌연 구름이 떴다.

친구는 그의 가을을

음침하다 하였는데

여기 내 봄은 지루하다.

왕관 위세에 눌린 내 봄이 불쌍타.

거기 섞여

나도 불쌍타.

이 세상 모두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불쌍타.

지루한 왕관의 계절이 지나고

내창 곁에 가을이 오면

나도 창문 열어 무지개를

맞을 수 있을까

그 사진을

바다 건너 친구의 봄에

보낼 수 있을까

그가 보낸 무지개를 보며

손주 하나 더 생기겠네

농담 한 마디

카톡에 싣는다.

++++++++++

뉴질랜드 친구가 보낸

쌍무지개 사진을보며

2020년 6월 3일

하늘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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