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잡다한 이야기

우리문화 이웃문화 - 목수 신영훈

korman 2023. 7. 23.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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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이웃문화 - 목수 신영훈 - 문학수첩

개인기록을 찾아보니 12~3년 전쯤의 일이었다. 큰 아이의 비즈니스 파트너였던 이탈리아 수입상의 사장과 회사 구매담당자인 여자직원이 한국 출장길에 내 집을 찾은 적이 있었다. 그 회사의 남자 사장과는 처음 만나는 사이라 “만 나서 반갑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악수로 인사를 나누었다.  동행한 여직원은 그 1년 전쯤 혼자 출장을 왔을 때 기 인사를 나눈 사이라 그런지 손을 잡더니 갑자기 볼 인사를 곁들였다. 나도 유럽에 출장을 가면 처음 인사에도 스스럼없이 볼을 가져다 대는 상대방을 만나기는 하였기 때문에 볼 인사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한국적 문화에서는 숙달되지 않는 것이 그 볼 인사법이었다. 유럽에서도 볼 인사법은 민족마다 다른 것인지 볼을 대며 입으로 들릴락 말락 ‘쪽’ 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볼터치를 두 번 하는 사람도 있고 세 번하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 마다 나의 걱정은 ‘나도 소리를 내야하나? 두 번을 해야 하나? 세 번을 해야 하나? 오른쪽 왼쪽 어느 볼부터 해야 하나?’ 하는 것들이었다. 잘 못하다가는 서로 방향이 맞질 않아 교통사고가 있을 수 있가 때문이었다. 이처럼 인사 하나라도 다른 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저녁을 차린 테이블에 앉아 그는 내 집 거실의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렸다. 나는 그 모습이 의아스러웠지만 ‘궁금하면 물어오겠지’라는 생각으로 잠시 기다렸다. 그가 내 집에 왔을 때는 난방이 필요한 시기였다. 나중에 그가 물어왔을 때 알았지만 그는 자기 집처럼 벽에 난방을 위한 기구가 설치되지 않았는데도 집안이 온기로 차 있는 게 무척 궁금하던 모양이었다. 드디어 그가 실내에 난방기가 없는데 난방은 어찌 하냐고 물어왔다. 집에 들어올 때 문간에 신발은 벗고 들어왔지만 바닥의 온기를 알아차리지는 못한 모양이었다. 그의 물음에 나는 그에게 거실 바닥에 손바닥을 놓아보라고 하였더니 그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궁금해 하는 그에게 우리 온돌의 원리를 곁들여 현대주택의 개량된 방법인 보일러를 가동하여 온수파이프를 통한 바닥 데움의 원리를 설명하였더니 ‘나이스’를 연발하였다. 이 원리를 이용한 침대도 있다고 하니 하나 사가고 싶다고 하였다. 난방에 관한 서로 다른 문화가 교차되는 순간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목수’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목수는 아니고 전통건축물에 대한 전문가이다. 그는 목수답게 세계 여러 나라의 많은 건축물들을 현지답사, 관찰 및 비교하고 우리 나라의 전통건축물과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부분적 사진을 곁들여 알기 쉽게 설명하였다. 책의 도입부에 중국한자의 ‘집가(家) 생성에 관한 이야기는 절로 신기하였다. 뱀 같은 동물을 피하기 위하여 집은 땅에서 올려 지었고 그 올려진 공간에는 돼지를 길렀다. 뱀은 돼지를 무서워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집家는 돼지豕 위에 집宀자를 씌운 듯한 모습이 되었다고 하였다. 뱀이 돼지를 무서워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집家자가 그런 이야기를 품고 있는 줄은 몰랐다.

이 책은 각 민족의 건축물 비교뿐만이 아니라 집에 따르는 창살, 구들, 지붕, 담장, 굴뚝 그리고 의복이나 신발 및 사람의 얼굴형상, 건축물이나 중요한 장소를 지키는 돌사람, 해태, 각종 돌짐승에 이르기까지 우리와 다른 여러 나라의 문화를 비교, 소개하였다. 또한 그 연결고리도 설명하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도 이 나라 저 나라에서 사람들의 왕래가 있었고 또한 물건들이 오고 갔으니 문화 또한 섞인 것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의 다른 나라와 비슷한 풍습도 있을 것이고 물건의 모양새도 서로 닮은 것들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같은 것 같지만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2023년 7월 23일
하늘빛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0chFzlZ4xeA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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