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잡다한 이야기

백년을 살아보니 - 김형석

korman 2023. 6. 19. 10:57

230602-230618

백년을 살아보니 - 김형석 - Denstroy

 

작년 12월 후반에 이 분이 쓴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 책에서도 100세를 사신 노 철학자는 인생과 행복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펼쳤다. 이 책은 먼저 읽은 책보다 먼저 발행되었으니 같은 분이 저술한 비슷한 책을 나중에 나온 것을 먼저 읽고 먼저 나온 책을 나중에 읽은 형태가 되었다. 그 책이나 이 책이나 100여년을 살아오면서 경험한 자신의 기록이며 그런 경험에 대한 순간순간 철학자로써의 덧붙임이라 할 수 있겠다.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얼마나 많은 분들이 그 분처럼 100세를 넘겨 생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비슷한 환경에 처하게 되면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이야기들이 적혀있다고 할 수 있겠다. 철학지이기에 앞서 100세를 넘긴 한 노인의 자전적 이야기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최근에 한국과 일본 국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100세까지 살고 싶은지를 조사한 결과가 모 신문 인터넷판에 기재된 것를 보았다. 설문을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50.1%가 100세까지 살고 싶다고 대답한 반면에 세계 최고령국가에 해당되는 일본(최근에는 우리나라의 고령인구 대비가 일본을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의 국민들은 22%만이 같은 대답을 하였다고 하는데 분석 내용에서 내가 주목한 것은 과거에는 일본 사람들도 우리처럼 50% 이상이 100세를 넘겼으면 좋겠다고 대답하였다고 하는데 그런 그들이 요새는 왜 22% 정도만이 오래 사는데 욕심을 갖고 있을까 하는 것이다. 한국인이나 일본인이나 100세를 넘겨 사는데 반대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공통적으로 자식이나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기 싫다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였다고 한다. 지금에 와서 일본인들이 우리보다 100세 살기에 대한 미련이 덜한 것은 아마도 우리보다 먼저 고령사회가 된 국가와 국민들이 이미 겪은 문제가 오래 살면 누군가에게 폐가 된다는 것을 인지한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우리도 곧 그렇게 느끼게 되겠지만.

이 책에서 노 철학자는 인생의 황금기가 60~75세사이라고 하였다. 신체적인 성장은 20대 초반에서 마무리 되지만 정신적인 성장은 노력하면 75세까지 가능하다고 하였다. 뇌성장은 그렇게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물론 75세 이전에도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도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이전에 세상을 등지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현재 통상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노인이라 불리는 나이를 74세 이상이라 생각 한다는데 저자의 말대로 정신적인 성장이 75세까지 가능하다고 한다면 그 이후가 노인이라 불릴 수 있는 나이가 되겠다. 그렇다고 하여도 저자는 머리가 녹슬지 않게 노력하지 않으면 40세라도 노쇠하게 된다고 하였다. 물론 저자는 100년까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양면 모두 건강한 상태에 있으므로 세상을 향해 움직이는데 거추장스러움이 없다. 그러나 그도 백세까지 사는데 대한 긍부정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저자는 100년 동안에 자신의 안사람을 비롯하여 먼저 세상을 떠난 주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전해주고 있다. 나보다 나이가 많건 적건 간에 주위에 늘 존재하던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보이지 않는데 대한 각자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백세를 살다 보면 나 보다 더 오래 사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며 떠난 사람들의 대부분은 나보다 나이를 덜 먹은 사람들일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먼저 간 그들이 평균수명보다 낮은 나이도 아닐진대 그런 사람들을 먼저 보내며 백년인의 가슴 속에는 어떤 생각들이 축적되어 있을까 궁금하다. 이제 그도 삶에 대한 미련은 더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백년을 살고 있다 하더라도 더 살고 싶은 욕망은 떨쳐내기 어렵지 않을까? 오래 산다고 좋은 건 아니다. 생각대로 되는 문제는 아니지만 딱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고 생각하고 생활할 수 있을 때 까지만 사는 게 좋은 게 아닐는지.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이 없는 사람은 없겠지만 나로 인하여 자식이나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시간을 생산적이지 못하게 허비해야 한다면 그게 장수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호상’이라는 말이 생겼을까.

노인이라 불릴 나이에 도달하지도 못한 내가 백년을 사신분의 책을 읽었다고 이러쿵저러쿵 인생을 논할 수는 없지만 나는 그가 무척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산 긴 세월이 부러운 것이 아니라 그는 젊어서부터 저서로 남긴 많은 기록으로 인하여 100세에도 그 기록을 이어갈 수 있는 건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 부러운 것이다. 그게 100세에 대한 그의 행복이 아닐까. 나 또한 아직 그런 그의 글들을 읽을 수 있는 신체와 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내 행복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2023년 6월 18일
하늘빛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XXQIOCXCK6M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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