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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당신은 행복을 남에게서 찾는가 - 이근오

korman 2024. 12. 21. 14:48

241208 - 241220 
왜 당신은 행복을 남에게서 찾는가 - 이근오 - 든해

 

이 책은 ‘행복’이라는 단어를 주제로 삼고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아무리 학식이 높은 사람이라도 함부로 결론 내기가 어려운 문제가 이 ‘행복’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생이 뭐냐고 물으면 가장 쉬운 대답은 ‘나그네 길’이라는 농담도 있지만 ‘행복’이 뭐냐고 물으면 ‘인생’처럼 유행가 가사 끝자락에도 나와 있는 게 없으니 뭐라 할 대답이 없다. 어느 책에선가 “70이 넘기 전에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라는 한 줄 가르침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70이 훨씬 넘은 이 나이에도 인생은 묘연하기만 하다. 그러할진대 ‘행복’이야 오죽하겠나.

가끔 TV에 비쳐지는, 지구상에서 최빈국에 속하는 나라들의 국민들이, 그런 국민들 중 하위 층에 속한 사람들이 TV와의 인터뷰에서 “행복하냐”는 물음에 “행복하다”고 답변하는 것을 들으며 과연 저 대답이 스스로의 느낌인지 아니면 외적인 요인에 의한 대답인지 의문이 갈 때가 많았다. 그러나 신뢰도가 있는 국제적 통계기관에서 발표되는 행복과 관련된 통계순위에서 그런 나라 사람들의 행복도가 우리보다 월등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의 행복에 대한 기준은 우리와는 많이 다른 것 같다는 느낌이 들곤 한다. 2023년 국제기구에서 발표한 세계행복지수 통계치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응답한 행복지수는 57%로 32개 조사대상 국가 중 최하위에서 1단계 모자란 31위를 차지하였다. 32개국은 내가 본 최빈국에 속한 나라들은 없었고 TV에 비추인 국가들과는 달리 그래도 꽤나 살고 있다는 나라들이었는데 그 중에서 우리는 31위를 한 것이다. 조사 요소들이 여러 가지인 모양인데 국민소득이나 복지 등 국가의 경제와 관련된 측면에서 보자면 32개국 중 우리나라는 상위권에 속해야 될 것 같은데 뭐가 문제였을까? 32개국의 행복지수 평균은 73%였다고 하며 참고로 10년 전 우리의 행복지수는 62%였다고 한다. 10년 만에 10%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아마 그 동안 국민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이 많이 달라진 모양이다. 분석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요소보다는 응답자 개인의 물질적 행복에 더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에 그런 수치가 나왔다고 한다.
https://www.ulsanpress.net/news/articleView.html?idxno=501038 참조

연초에 나와 같은 모임에 있는, 나보다는 20여년 젊은 친구가 술잔이 한 순배 돌고나자 느닷없이 물어온 게 “행복하십니까?”였다. 평소 진지하게 이런 질문을 받아본 기억이 없는지라 갑작스러운 질문에 나도 갑작스럽게 “행복하지”라고 답변하였다. 그는 다시 물었다. 
“어떤 때 무엇으로 행복을 느끼십니까?”
“지금 내가 그대와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이 순간이 행복 아니리요?”
이런 대화를 나누며 행복에 관한 여려 조건들이 이어져 나갔다. 다른 사람이 다른 주제를 가지고 우리 둘 사이의 대화에 끼어들지 않았다면 그 행복이라는 심오한 것에 대한 결론이 났을까? 내가 느끼기에 그와 난 행복을 느끼는 순간과 요소가 달랐다. 어떤 사람은 그의 저서에서 “순간에 만족하지 못하면 행복을 찾을 수 없다.”라고 쓴 것을 본 적이 있다. “신은 우리에게 오늘만 주었다.”고도 한다. 내일이 오면 그게 오늘이 되기 때문에 나온 말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오늘 행복을 찾지 못하더라도 다가오는 또 다른 오늘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가르침이 될 수도 있겠다.

작년에 ‘달라이라마의 행복론’ 이라는 책을 읽었다.

https://kormanslee.tistory.com/18353409 참조

그는 세계적인 영적 지도자인 만큼 정신세계의 행복을 강조하고 있다. 행복을 위하여 물질만을 좇는 사람은 과연 언제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주어지면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대답을 하고 싶다. 이 책의 저자도 행복이 뭐라고 한 마디로 명쾌하게 정의하지는 않고 있다. 아마 그도 ‘행복의 정의’에는 어찌 정리해야 좋을지 고심을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내가 느끼기에 작가가 강조하고 있는 행복의 조건은 이 책의 제목인 ‘왜 당신의 행복을 남에게서 찾는가’에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작가의 의도 또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든다. 책 표지 바탕에 흐리게 깔린 책의 영문 제목은 
‘FIND YOUR HAPPINESS BY YOURSELF' 이다. 직역하면 ’당신의 행복은 당신 스스로 찾아라.‘ 가 되겠다. 그는 책의 말미에 ’문제는 나로부터 온다.‘, ’상처가 행운이 된다.‘라고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에 대한 책을 쓰고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지만 모두의 생각은 공통적인 것 같다. 내가 읽은 몇 권의 책에 대한 작가의 공통점은 행복이 뭐라고 정의 된 사전적 풀이는 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같은 단어를 가지고 각기 다른 이야기를 꾸며나가고 있지만 공통점은 ’행복은 물질에서 오는 게 아니므로 각자의 마음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정신세계를 강조하는 것 같다. 다른 점은 단지 행복을 가지고 말을 지어내고 이야기를 꾸미는 방법과 능력이 다른 것일 뿐이었다. 행복을 위한 각기 다른 스토리텔링 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오늘도 내 생각은 ‘나의 행복은 오늘의 행복이 무엇인지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손녀들과 SNS를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손녀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카톡을 통해 손녀들이 좋아하는 교환권을 보낼 수 있다는 것, 그런 것들이겠지. 내일이라고 돌아오는 오늘에서 이런 것들이 이어진다면 그게 인생의 행복이 아니겠나!

2024년 12월 20일
하늘빛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q3zIJMumKhw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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