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319 - 250327
마지막 여행 - 박동식 - 평화출판사
다시 인도 여행기를 읽었다. 잭 제목이 ‘마 지막 여행’이다. 책 제목이야 여행을 끝내고 원고를 쓰면서 정할 텐데 저자는 다시는 여행을 가지 않을 것처럼 제목을 지었다. 아마 인도, 네팔을 여행하면서 겪은 고난도 피로감으로 인하여 일시적으로 다시는 배낭을 메지 않겠다는 의도적인 착각이 일어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러나 이 분이 다시 여행을 떠나지 않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보통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행 도중에 고생을 하였건 즐거움이 있었건 계획된 여행이 끝나갈 때쯤엔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집에 돌아오면 다음엔 어디로 떠날까 생각을 많이 하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 세상이 좋은 이유가 궁금한 것은 이런 글을 쓰면서도 모니터 화면만 바꾸면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는 것이다. 화면에 떠오르는 저자의 현재 정보를 보면 어느 날 갑자기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처음 택한 여행지가 인도, 네팔이었고 2달 동안 그곳을 여행하고 난 후 처음 쓴 여행기가 이 책이 되었으며 지금은 이름 난 작가, 사진가, 운동선수 등으로 다양한 활동하고 있고 이 책을 낸 이후에도 여러 권의 산문집과 여행 관련 책을 내었다는 기록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력이 이러하니 그는 ‘마지막 여행’을 한 게 아니고 여행과 책의 시작을 알리는 방법으로 반어법을 택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또한 직장을 그만두고 택한 곳이 모두들 인생을 생각하며 여행한다는 곳이고 보니 그는 인도와 네팔에서 그의 인생을 깨닫고 살아가는 다음 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돌아와 그가 여행 전에 지나온 그의 인생은 과거로 흘려보내고 새로운 가치관으로 지난 인생을 ‘마지막 여행’으로 생각하였는지도 모르겠다. 작가가 이 풀이를 본다면 한참 웃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는 이 책을 1997년에 발간하였다. 물론 나도 이 책을 그 때 읽긴 하였다. 그가 이 글을 쓰기 전에 나온 다른 작가의 인도 여행기 몇 권도 읽었고 그 후에 발간된 책도 읽었다. 여행 자유화가 되고 내가 읽은 여행기 중에서 제일 많았던 것이 인도에 관한 책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그 여행기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인도여행의 불편함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으로 일관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교통, 구걸, 말 바꾸기, 위생, 숙소 등등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내용은 별로 없었다. 난 그 여행기들을 읽으면서 이 사람들은 왜 인도여행을 하고 왔을까 생각하였다. 인도로 떠나기 전에 먼저 인도를 경험한 사람들의 여행기를 많이 읽었을 텐데 배낭을 짊어지고 그 적은 여행경비로 인도에 가면 어떤 대접이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을까? 여행에는 몸과 마을을 수양하는 목적도 포함되어 있다. 과연 그들의 인도로의 여행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우리나라도 국민 소득이 인도와 비슷하였을 시절에는 인도와 별반 다르지 않았음을 모르고 자신들의 시대에 인도를 한국과 동격으로 생각하였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돈으로 1박에 몇 백원 혹은 천원 안팎 밖에 하지 않는 숙소를 스스로 찾아다니면서도 인도에서는 그 돈으로 갈 수 있는 숙소가 무궁화 몇 개짜리 호텔 같은 곳으로 생각하였을까?
이 책에도 작가의 인도에 대한 불평불만은 이전의 그들과 다르지 않다. 특히 작가는 인도로 떠나기 전 기 출판되었던 여행기를 몇 권 읽어 사정을 알고 있었지만 인도의 그런 실정을 ‘이해 못하겠다’고도 하였다. 그런 실정을 다 알고 갔으면 불편하더라도 불평은 하지 말아야 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하지 않았던가. 찾아다녀야 될 정해진 곳이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나 종교 관련자 혹은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인도를 여행하고 그에 걸맞은 여행기를 책으로 낸 분들의 글 속에도 불만스럽고 부정적인 이야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 여행객들이 적어놓은 글과 같지는 않다. 일반인들의 인도 여행코스는 대개 비슷하다. 여행안내서나 선발대들이 적어 놓은 코스를 따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니 그런 불편함을 실제로 경험하였다면 복습을 한 게 되므로 같은 불만을 토로할 필요는 없다. 인도엔 가지 않았어도 나처럼 인도여행기를 몇 권 즐겨 읽은 일반 독자들도 그런 사항들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 책이 다른 인도여행기와의 다른 점은 그런 부정적인 면들이 주를 이루는 반면 저자는 다른 사람들에 비하여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찰력이 높았음인지 여행 중에 만난 역사유적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고 그것을 책 속에 잘 묘사하고 있었으며 그런 유물이나 유적의 훼손에 대하여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하였다.
한 때는 나도 배낭을 벗 삼아 인도여행을 생각한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여러 권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또 실천은 못하고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인도로의 자유여행 생각은 접은 지 오래되었다. 패키지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건 마다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이런 여행기를 읽으면 매 번 궁금한 것이 있다. 다른 소지품은 몰라도 여권과 돈은 절대로 분실하면 안 되는 것인데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의 여행에서 돈과 여권을 어떻게 보관하고 다녔는지는 아무도 언급하질 않았다. 같은 한국 여행자에게 속아 돈을 떼인 경험담은 있었지만 보관에 대한 것을 언급한 여행기는 대하지 못하였다. 난 그것이 무척 궁금하다.
2025년 3월 30일
하늘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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