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우리 동네에서 웃지못할 사건이 일어났다.
어느날 어두움이 깔리는 무렵 아피트 담장 으슥한 코너에서
검은옷을 입은 사람 하나가 어디에 전화를 하고 있었다.
"잠깐 이쪽으로 나와 봐. 할 이야기가 있어"
잠시 후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고 팔없는 런닝셔츠만 입은
남자 하나가 그 사나이에게 다가왔다.
검은옷의 사나이는 남들이 들을세라 아주 속삭이는 목소리로
"나 내일밤 8시에 은행 털거야. 같이 털지 않을래?
장비는 내가 다 준비해 놨어. 그냥 나오기만 하면 돼. 은행 턴 다음 소주 한잔 하자고"
흰 런닌셔츠의 사나이가 물었다.
"어디를 털 건데?"
검은 옷의 사나이가 대답했다.
"우리동에 저기 큰길가 국민은행. 올거야 말거야"
"갈거야. 장비좀 가볍게 만들고 끝에 칼 같은것좀 달아놔"
불행하게도 그 순간 어떤 여자분이 그 코너를 돌아나오다
어두운데서 두 남자가 은행 운운하는 소리를 들으니 무서워
오던길을 멈추고 잠시 숨어서 이야기를 다 들었다한다.
그리고 손전화로 112에 신고를 하였다.
다음날 경찰이 잠복근무를 하고 있을때
그 시각에 여자분이 신고한 그 두 남자가 국민은행 앞에 나타났는데
그들 손에는 조그마한 자루, 좀 긴 막대기 및 손전등이 들려 있었고
은행앞에 도착하자 마자 행동을 개시했는데
국민은행앞 은행나무를 털기시작하더란다.
잠복근무하던 경찰들은 어이가 없어
길거리 은행을 턴 것도 죄는 죄인지라
경범 스티카를 발부 하였다고 한다.
작년 가을에 있었던
우리동네 재미있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