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622

졸부들의 합창

졸부들의 합창 웬만한 분들은 다 아시다 시피 미국 뉴욕의 맨해튼지역 내 모든 길은 일직선으로 바둑판처럼 짜여있고 거의 모든 차도에서 일방통행을 하고 있다. 블록이 많이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큰 건물 같은 것은 통째로 한 블록을 모두 점령하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며 이 경우는 건물의 네 귀퉁이가 모두 차도에 노출되어 있다고 하겠다. 한 블록 전체가 아니라도 앞뒤 두 면이 도로변에 걸쳐 있는 건물들도 또한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고 그런 건물들을 위하여 우리 시내 아파트 단지처럼 방음벽이 설치된 곳은 없으니 대부분의 건물이 길거리 소음을 그대로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을 아닐 듯싶다. 창문까지 방음을 잘한 고급 호텔이나 고층건물 상층부에 있는 호화 콘도미니엄 같은 곳은 소음의 영향이 없겠지만. 한..

인식계몽

인식계몽 내 절친한 친구 중 한 명이 자주 쓰던 말이 있다. “상식이 없으면 지식이라도 있던가 지식이 없으면 상식이라도 있던가”라는 말이다. 누군가가 다른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고 혼자만의 좀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 사회적으로 상식적이지 못한 사람들을 일컬어 하는 소리였다. 별로 기분 좋은 분위기에서 사용하는 말은 못되니 과거에는 자주 사용했다 하더라도 현재나 미래에는 쓸 일이 없어야 하겠는데 미래는 고사하고 지금 그 말이 자꾸 생각나는 것은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타인은 고려하지 않고 본인만 위한 행동을 하는, 상식적이지 못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지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자신의 가게나 사는 집 앞에 자그마한 공간이 있으면 작은 화단을 만들거나 화분을 놓고 철 따라 꽃을 ..

강요된 건강교실

강요된 건강교실 천주교 신부들이 입는 것과 비슷한 검은 옷에 군화처럼 생긴 신발을 신고 여행객들 앞에 선 그는 흡사 영화의 주연배우와 액션이나 특정 행동을 전담하는 대역배우를 합쳐놓은 것 같았다. 그의 설명은 나처럼 무뢰한에게는 거의 전문 의료인의 수준이었으며 행위는 달인에 가까웠다. 난 그의 연기를 보면서 오징어를 잘 굽던, 아니 구워지는 오징어의 변화되는 모습을 행동으로 잘 표현하여 갈채를 받았던, 그러나 지금은 세상에 없는 코미디언 한 분이 떠올랐다. 가이드 소개로는 그는 정부에서 직접 특별 관리하는 특정 약재를 위하여 베트남 정부에서 고용한 한국인 안내원(판매원)이라고 했다. 그 말이 맞는다면 배우 모집 수준의 오디션을 통과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옵션이라고는 하지만 자유스러울 권리는 없고 참여의..

출석빈곤

출석빈곤 모 방송 뉴스시간에 한 기자가 나와 요즈음 초등학교 자녀를 둔 엄마들이 비행기표를 예약하느라 법석이라는 소식을 전하며 그 이면에 ‘출석빈곤’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나는 처음 듣는 단어인지라 무슨 이야기를 하나 들어보았다. 그리고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초등학교에서 유행하는 말이라고 하여도 초등학생들이 만들어낸 단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혹 과시하기 좋아하는 부모들이 지어내어 아이들이 듣는데서 이야기를 나눈 게 아이들 사이에 퍼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는 모르겠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도 선진국에서 행하는 것처럼 일정기간 부모와 여행 혹은 다른 활동을 위하여 학교에 나오지 않더라도 결석으로 간주하지 않는 제도가 있다고..

가정의 달 5월에

가정의 달 5월에 매해 5월이 오면 모든 매스컴에서 뿐만이 아니고 정부기관이나 사회단체들을 비롯하여 일반 국민들까지도 ‘5월은 가정의 달’이라는 표현을 쓴다. 5월은 봄이 무르익는 달이고 날씨도 보편적으로 상쾌하며 각종 아름다운 꽃들이 줄줄이 피어나기 때문인지 ‘어린이 날’을 시작으로 ‘부부의 날’까지 가정과 관련된 각종 기념일들은 모두 5월에 모여 있다. 물론 부모님과 견주어지는 스승의 날도 5월에 있다. 그래서 그리 불리게 된 것이라 생각되는데 따라서 사회적으로도 이런 5월은 1년 12달 중 가장 의미 있는 달이 아닐까 느껴지기도 한다. 가정이라는 단위 자체가 기본적으로 사회와 국가를 지탱하는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정교육은 학교교육에 견주어 덜 중요하다 할 수 없으며 가정의 구성원들인 가족..

라이파이-A.I의 원조가 되다

라이파이-A.I의 원조가 되다 인공지능과 연계된 SF영화 관련 기사를 읽다가 문득 지금 ‘라이파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얼마나 되며 인터넷에서는 라이파이를 어떻게 소개할까 궁금하여 찾아보았다. 네이버에 라이파이라는 4글자를 입력시키자 나온 것은 ‘LiFi'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WiFi'와 비슷한 것이라고 우선적으로 설명되고 있다. LED의 빛을 이용한 새로운 통신기술, Light-Fidelity의 약자라고 한다. WiFi보다 100배 빠르고 정보가 새나갈 염려도 없다고 소개되어 있다. 라이파이 덕분에 모르고 있던 신지식 하나를 머리에 넣었지만 그러나 내가 찾는 라이파이는 이런 신기술이 아니다. 아니 어쩌면 이런 신기술을 유도한, 당시에는 대단한 SF의 보고였다. 거기에 게재되었던 상상 속 초 과..

영화 이야기

영화 이야기 영화 관람을 위해 극장을 찾은 지가 무척 오래 되었다. 코로나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는 가끔씩 극장영화를 보기도 하였지만 지난 수년간은 극장에서 멀어져 있었다. 영화를 종합예술이라고 칭하기는 하지만 장르라는 게 있어서 개인의 취향에 따라 보고 싶은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만 찾는 게 극장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내 경우이긴 하지만 아무리 세계적으로 히트를 치고 장사가 잘 되고 있는 영화라 할지라도 그게 내가 즐겨보는 장르가 아니라면 구태여 유명세만 가지고 극장을 찾지는 않는다. 국내 작품이던 외국 작품이던 내가 극장에 가기 어려운 점은 또 하나가 있다. 혼자 극장을 찾는 건 좀 쑥스럽고 기왕 가려면 집사람과 같이 가야 하는데 내가 보고 싶은 영화라 할지라도 집사람에게는 흥미가 없는 게 또 걸림돌이..

3.1절의 일장기

3.1절의 일장기 3월1일, 내가 사는 동네의 3.1절 아침, 태극기를 걸기 위하여 간유리로 된 거실의 안쪽 문을 열었을 때 보였던 동네의 아침 하늘엔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었다. 일기예보를 살펴보니 약간의 비소식이 있었으나 경험적으로 우리 동네는 그런 작은 비 소식엔 비가 전혀 내리지 않은 날이 많았기로 그러려니 하고 태극기를 걸었다. 6층에서 바라본 동네엔, 늘 그랬던 것처럼, 주민센터 옥상에 펄럭이는 태극기 말고는 보이는 게 없었다. 일본에 관한 일이 생기면 애국하시는 분들이 무척이나 많은 댓글을 다시던데 태극기 다는 것에 그런 마음은 없나 싶었다. 태극기를 걸고 문을 닫다 테이블위의 작은 원형 시계가 멈춰져 있는 게 눈에 뜨였다. 배터리가 다 된 모양이었다. 돌아가신 내 어머니는 시계가 멈추면..

오랜 유행어를 되뇌인다

오랜 유행어를 되뇌인다 TV에 소개되는 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풍습을 보면 많은 나라에서 방문자의 안녕과 행복을 바라는 마음에서 팔목이나 다른 신체부위에 하얀 실 같은 것을 감아주는 모습이 보인다. 또 어딘가 에서는 같은 목적으로 하얀 천이나 꽃송이로 장식된 목걸이를 걸어주기도 한다. 서양의 경우에는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 특히 불행을 당한 사람들이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오기를 비는 마음으로 나무나 울타리 등에 노란 천으로 리본을 만들어 걸어 놓는다. 그들에게는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라는 오래된 명곡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기가 새로 태어나면 아기의 무사 안녕을 위하여 ‘금줄’이라는 걸 대문 앞에 거는 풍습이 있다. 요즈음은 도시주택의 변화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