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9

그리운 곳에 옛집이 있다.

220308-220315 이 책 표지에서 보이는 제목과 ‘마음이 먼저 가는 고향이야기’라는 부제를 보면 많은 사람들 이 언뜻 시골에 있는 외할머니 댁을 먼저 상상할 것이다. 또한 책의 내용은 정겨운 초가집과 꼬불 꼬불한 돌담길 그리고 그곳에 사는 평법한 사람들의 이야기일 것이라 또한 생각할 것이다. 나 또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와 유사한 생각 을 하였다. 이 책 역시 두 번째로 일는 책이다. 그런데 먼저 읽었던 내용이 하나도 생각이 나질 않았다. 아마도 처음 읽었을 때도 위에 이야기한 생각들을 가지고 책장을 넘겼는데 기대와는 다른 내용이라 건성으로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기대했던 바와는 다르게 이 책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서원이나 양반집 큰 기와집 설명서, 고관대작들이 거주하던 건물과 관련한 양반 댁 ..

초록색 유리병이 그립다

초록색 유리병이 그립다 아마도 이제 자기가 나서 자란 가지에 매달일 힘조차 없는 모양이다. 얼마 전 며칠간 추적추적 반갑지 않은 가을비가 계속 내리고 바람까지 불어댄 날씨에 가로수 가지마다 남아있는 잎사귀들이 절반도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날이 차가워지기는 하였지만 미풍조차 불지 않는 오늘에도 동네 은행나무 대부분은 몸을 털어내는 소리마저 들릴 듯 여기서 툭 저기서 툭 노란 이파리들을 떨어뜨리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아직 힘겹게 빛바랜 초록빛을 간직한 나무가 있는가하면 노란색이 온 몸을 감싸기는 하였지만 비와 바람을 굳건히 버티며 온전한 몸을 간직하고 있는 나무도 있다. 자신은 아직 땅으로 내리거나 바람에 실려 가야 할 정도로 가을을 타지는 않는다는 뜻인지. 사람들 대부분이 계절이나 날씨에 민감하기는 하..

가을엔

가을엔 가을엔 떨어져 쌓이는 낙엽만큼이나 그리움도 쌓입니다. 무엇이 그리 그리우냐고 물으면 딱히 대답할 그리움도 없는데 가슴 한켠이 살아진 것 같은 허전함에 깊은 숨을 들이쉽니다. 가을엔 높아진 하늘만큼이나 보고픔도 높아집니다. 무엇이 그리 보고프냐고 물으면 딱히 눈에 아른거리는 것도 없는데 뿌연 연무 같은 게 앞을 가로막는 것 같아 눈꺼풀을 자꾸 비비게 됩니다. 그래서 가을엔 밤껍질색 보다도 무겁게 볶인 커피 원두를 갑니다. 그리고 입가를 감싸고 돌아나가는 진한 아라비카 원두의 내음에 섞어 그리움 보고픔 모두 흩더리고는 모닥불에 태워지는 단풍잎의 잿빛 연기 속 가을 냄새보다도 더 진한 커피향에 취하며 흑갈색 에스프레소를 마십니다. 2021년 11월 7일 하늘빛 음악 : 유튜브 https://www.yo..

그리움 무겁다네

그리움 무겁다네 그립다 샘물이 그립고 강물이 그립고 바다가 그립고 친구가 그립다. 샘물을 만나면 목을 축이고 강물을 만나면 몸을 담그고 바다를 만나면 가슴을 씻고 친구를 만나면 마음을 적실 텐데 가는 세월이 밉다더냐 오는 세월이 반갑더냐 오가는 세월 부질없다더니 그리움 한 쪽도 못 덮는구나! 오늘도 자작 채우는 술잔너머엔 무심히 흘러가는 흰 구름만 가득한데 가다 가다 산봉우리에 걸리면 쌓인 그리움 무거워 더 못 간다 하려나. 2021년 2월 18일 하늘빛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wtqPHTxt1cg 링크 Feelings - Piano Solo-Sheet Mu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