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5

엄마가 없어진다

엄마가 없어진다 인천 신포동에서 수원방면 지하철을 타려고 역으로 향하는데 역 근처 내항에 아주 커다란 멕시코 국기가 잔잔한 바람에 적당히 펄럭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태극기라면 몰라도 저렇게나 큰 남의 나라 국기가 내항에 계양되었을까 생각하며 가까이 다가가니 그건 내항에 정박 중인 멕시코 선박의 선미에 걸려있는 국기였다. 호기심에 내항 출입구에 배를 볼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시민들을 위하여 며칠 동안 개방을 하므로 신분증만 제시하면 배에 올라 구경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내항 입구 안내실에는 하얀 유니폼을 입은 멕시코 사람이 선원들의 출입체크와 구경 온 사람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안내실에 신분증을 맡기고 방문증 목걸이를 받아 걸었다. 배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현대적인 구조의 철선이 아닌 중세의 범선으..

중앙공원이나 센트럴파크나

중앙공원이나 센트럴파크나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을까? 내 경우는 TV를 보다 광고가 나오면 그 시간만큼 다른 채널로 돌렸다가 돌아간다. 나 같은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지 어떤 방송에서는 광고가 끝나는 시간을 초단위로 알려주는 곳도 있다. 귀찮게 다른 곳에 들렀다 오느니 몇 초 있으면 끝나니까 잠깐 참아달라는 정중한 요청쯤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어제 저녁에는 광고 한 편을 다 보았다. 그 광고가 언제부터 방영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어제 처음 보았다. 한글날이 가까워 그런 광고가 나왔겠지만 한글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공익광고 형태이면서도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이용한 구성이 참 좋다고 느끼며 어떤 상품일까 궁금해 하는데 마무리에 나오는 자막이 “바르는 뷰티”였다. 그 대목에서 난 참 광고 예쁘게 잘 만들..

돌다리위의 세심(細心)

돌다리위의 세심(細心) 최근에 도로교통공단에서 발행하는 종합정보지의 어린이 교통 포스터에 중국 공안의 복장을 한 우리 어린이 사진이 실렸다고 해서 신문과 방송에 크게 보도된 적이 있다. 비단 이 기사가 아니라도 지금까지 이와 유사한 기사는 많이 접해왔다. 그럴 때 마다 난 어느 조직이라도 결재라인이라는 게 있는데 눈에 뜨이게 틀린 사항들이 왜 그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고 공표된 다음 그것을 대하는 일반인들에 의하여 발견이 되는지 의아스러울 때가 있다. 지금 대부분의 조직들은 예전에 쓰던 ‘과’나 ‘부’를 사용하지 않고 ‘팀’이라는 명칭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조직의 크기에 따라 각 팀에 속한 인원수도 다르겠지만 담당-계장-대리-과장-차장-부장-이사 등등의 검토 과정을 거치며 사안이 최종적으로 결정되던 예전..

빨주노초파남보

빨주노초파남보 별로 볼 프로그램이 없는지 TV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던 집사람이 TV앞으로 나를 부르더니 쇼핑체널에서 진행자가 이야기하는 색이 무슨 색이냐고 묻는다. 방송에서 팔고 있는 옷 색깔을 묻는 것이었다. 물론 방송으로 보여주고는 있지만 천연색과 화면상에 보이는 색이 다를 수 있고 진행자가 알려주는 색은 화면 밖의 보통 사람들은 별로 쓰지 않기 때문에 낯선 색이름에 대하여 묻는 것이었다. 집사람이 가끔 보고 있는 그런 프로그램, 특히 섬유류 관련 프로그램에서 진행자들의 말을 곁다리로 듣고 있으면 난 늘 갑갑함을 느낀다. “컬러”, 칼라“, ”블루“, ”레드“ ”네이비블루“,”퍼플“, ”버건디“, ”와인“ 등등. ”빨주노초파남보“를 외운 내 세대에서는 참 불편하게 들린다. 염료와 염색 기술이 발달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