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520 - 260529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 법정 - 샘터

24년 9월 25일, 부여에서 보령을 거쳐 보령해저터털을 통과하여 안면도를 지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 부여로 나들이하기 며칠 전 태안을 여행한다면 꼭 들러보라고 TV에서 소개한 안*암에 차를 세웠다. 그곳은 큰 도로를 이탈하여 좁은 마을길을 한참동안 돌고 돌아 바닷가와 인접한 곳에서야 눈에 뜨였다. 인접이 아니라 바로 그 바다의 갯벌과 이어졌다고 해야 옳을 것 같았다. 그곳에서 바라본, 바닷물의 수평선이 사라진, 먼 갯벌에는 탑도 세워져 있었다. 밀물 때는 물위에 뜨는 탑이라 생각되었다. 그곳의 자료를 지금 찾아보면 그 사진들이 참 비경이지만 그러나 내가 찾아갔을 때의 그곳은 TV소개와는 사뭇 달랐다. 사진은 실제 장소보다 더 멋있다고 하더니 실제로 그랬다. 언뜻 보기에 역사성도 느껴지지 않았으며 스님이건 방문객이건 사람의 흔적도 별로 느끼기 힘들었다. 그 순간에 나는 이곳에서 ‘스님이 떠난 절은 적막하다’라는 짝퉁제목을 생각한 적이 있다. 물이 빠져 갯벌이 이어지고 수평선조차 보이지 않을 때라 더욱 그리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2002년에 재 출판되고 그 이전에 이미 책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때이므로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가고 있는 사찰이 관리가 안 되는 것처럼 생각되고 전혀 자연스럽지도 못하다는 느낌에 순간적으로 이 책의 제목이 떠올려져 그런 생각을 했었다. 참고로 역사성을 느끼지 못한 것은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고 안일이지만 그 사찰이 1998년에 지어졌으며 관리 소홀을 느낀 것은 여기저기 보이는 콘크리트 부식과 사찰이 주는 아늑함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내가 에세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신문에 뉴스처럼 오르는 시대적이고 시사성이 있는 에세이를 제외하고는 모든 문장 하나하나가, 저자가 생각해냈건 남의 것을 인용하였건 간에 등한시 읽을 문장이 없으며 모두가 내 인생에 도움이 되는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공감하는 부분에서는 내가 지금까지 그리 살아왔는지 반성을 하게 되고 마음에 간직하여야 할 문장에 이르면 나이에 불문하고 앞으로 남은 인생을 위하여 머리에 기억될 수 있도록 한자 한자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이 책의 저자인 스님도 어떤 페이지에서는 세상이 돌아가는 물정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시사적인 것을 거론하기도 한다. 따라서 지금 읽으면 현재의 환경과 뒤떨어진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이 책의 이야기가 1993년의 원고로 시작되고 1996년의 이야기로 끝을 맺기 때문이다. 또한 2002년에 재 출판되었지만 초판은 그 이전이었으므로 시대적이고 시사성이 있는 이야기는 뒷전으로 미루어 놓아도 좋을 일이지만 글을 쓸 당시의 한 가지 예를 들어 올바른 길을 가르쳐 주는 것이라면 시대나 시사를 이유로 등한시 할 수 있는 글이 아니다.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늘 이런 글을 쓴다. 서평이나 독후감이라고 할 수는 없겠고 그저 나의 독서 기록이라고 보아야 할 것들이다. 예전엔 별로 그렇지 않았지만 요새는 책마다 강력한 경고문이 붙어있다. 저작권 보호에 관한 경고문이다. 스님이 저자로 되어있는 이 책도 예외는 없다. “이 책은 ......어떠한 형태로든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엇습니다.”라고 적혀있다. 그런데 법정스님은 이 책속에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지난 책속에 남긴 말들이나 글귀를 인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 모든 인용구를 일일이 그 말의 임자에게 사용허가를 받은 건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독후감이나 서평 등 비상업적인 글을 쓸 때 몇 구절을 인용하는 것은 예외로 한다.”라는 예외규정이 없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쓸 때도 저자나 출판사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는지 매번 궁금하다. 스님도 이런 이야기는 책 속에 기록하지 않고 있다. 예외규정을 적어 놓지는 않고 있지만 저작권에 대한 경고는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겠지 생각하면서 글을 쓰고 있다.
2026년 5월 29일
하늘빛
'이야기 흐름속으로 > 잡다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동인도회사, 제국이 된 기업 - 윌리엄 달림플 (0) | 2026.05.23 |
|---|---|
| 초보노인입니다 - 김순옥 (0) | 2026.05.19 |
| 요리를 한다는 것 - 최강록 (0) | 2026.05.08 |
| 느리게 천천히 가도 괜찮아 - 박건우 (1) | 2026.04.25 |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패트릭 브링리 (1) | 2026.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