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울림 속으로/우리 종 공부하기

한국의 종의 시대적 비교

korman 2006. 10. 28. 23:56

 

 

범종(梵鐘) 

 

 

◀ 상원사범종

범종소리는 모든 중생의 각성을 촉구하는 부처님의 음성이다. 그 소리는 지옥의 고통을 쉬게하고 모든 번뇌를 소멸시키며 꿈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정신을 일깨우는 지혜의 소리다.

범종소리는 귀로 듣는 소리가 아니다.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 일승(一乘)의 진리를 설파하는 원음(圓音)의 사자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라인의 불심과 미학, 음향학, 과학기술이 총체적으로 어우러져 혼연히 이뤄낸 한국종의 대표작 성덕대왕신종의 몸체에는 종소리를 통해 시방에 끊임없이 울려퍼지는 부처님의 원음에 항상 귀기울여 구도심을 잃지 말아 깨달음의 길에 오를 것을 강조한 명문이 새겨져 있다.

종은 동서고금을 통해 때와 곳을 알리는 상징이다. 시계가 보편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종을 쳐 시간과 사건의 시종(始終)을 알렸다. 한자어 종(鐘)은 쇠로 만들고, 때리면 ‘동동’ 소리가 나기 때문에, 뜻을 나타내는 ‘金’자와 소리를 나타내는 ‘童’자를 합쳐서 만든 형성자(形聲字)이다.

독특한 범종의 형태와 주금술, 그리고 영겁의 소리와도 비견되는 아름다운 종소리로 세계 명종(名鐘)의 하나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우리나라 범종은 그래서 ‘한국종’이라는 학명(學名)을 얻게 되었다. 용뉴에서부터 종신의 각 부분에 이르기까지 금속공예가 총집합된 결정체라 할 수 있는 범종은 신라, 고려 조선 등 각 시대별 특징과 양식, 사상성을 가지고 변천해 왔다.

원컨대 이 종소리 법계에 두루 퍼져
철위산의 그 어둠에서 벗어나 모두 다 밝아지소서
삼악도의 고통을 여의고 도산지옥을 허물어
모든 중생이 올바른 깨달음을 이루어지이다.

願此鐘聲遍法界 鐵圍出暗悉皆明
三途離苦破刀山 一切衆生成正覺
<새벽예불 종송>

신새벽, 그리고 저녁 어스름, 법고 목어 운판에 이어 장중하게 28번 종이 울린다. 웅장하게 시작된 범종소리는 은은한 여운을 길게 남기며 시방세계에 두루 퍼진다. 욕계의 4천, 색계의 18천, 무색계의 4천의 모든 중생들의 어두운 마음을 밝히고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에 불타는 마음을 다독이듯 가라앉히고 제행무상을 일깨운다. 장중하면서도 이슬처럼 영롱하고 맑은 그 소리는 가슴을 뒤흔들어 설레게도 하고 벅찬 갑동에 가슴뭉클하게도 하며 무한한 환희심을 느끼게도 하고 긴 여운을 따라 태초의 적막에 이르게도 한다.

현존하는 신라범종으로는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상원사종(725년)과 ‘에밀레종’이라 불리는 ‘성덕대왕신종(771년),  6·25때 불타버린 선림원종,  일본에 있는 5점 등 모두 11점이 남아있다. 고려종으로는 용주사범종 등 총 97점(일본에 23점)이 있으며 조선시대 범종은 선암사대각암범종 등 96점이 남아있다.

연화문, 비천(飛天)상, 당초문 등 범종 몸신에 새겨져 있는 문양은 우아하고도 세련되어 한국의 공예미를 대표하고 있으며 현대 디자인에도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

■ 상원사 범종(국보 36호)

현존하는 신라시대 가장 오래되고 가장 아름다운, 8세기 전반 우리 고대 금속공예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안동의 문루종이었다가 1469년 오대산 상원사로 옮겨왔다. 총 높이는 167㎝ 구경 91㎝로서 사실적이고 힘찬 용두를 위시해 종신의 각부 조형이 극히 아름다운 수작이다.  종신의 상하에는 연주문(連珠文)의 띠를 돌리고 아름다운 화문과 당초문을 가득 채웠으며 그 사이에 악기를 연주하는 천인상을 양각으로 나타내고 있다. 유곽 바로 아래 종신의 넓은 공간에는 상대되는 곳에 종을 치는 부분인 원형의 당좌를 놓았는데  이 당좌는 8잎의 연화문으로 구성되었고 종신의 양쪽 대칭되는 곳에는 일면 2구씩 악기를 연주한 쌍 비천상을 조각해 놓았는데 한 쌍의 주악비천상이 생황과 공후 등을 연주하며 우주공간을 날고 있어 범천의 묘음(妙音)을 상징하는 것같다.

■ 용주사 범종(국보 120호)

신라범종의 양식을 충실히 나타낸 고려시대의 범종이다. 상대의 문양은 신라범종의 문양대와 같이 반원권 문양을 서로 상하 교대로 배치하여 사이사이를 당초문으로 장식하였으며, 하대의 문양은 연속되는 당초문으로 장식했다. 특히 하대의 주문양대 당초문은 당초가 한번 구부러지는 중앙에 8판 내지 9판의 연화문을 독립시켜 배치하고 있는 특이한 장식법을 취하고 있다. 높이 144㎝ 구경 87㎝.

■ 봉덕사 성덕대왕신종(국보 29호)

높이 333㎝로 신라 경덕대왕이 부왕인 성덕대왕의 명복을 빌기위해 황동 12만근으로 큰 종을 만들려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승하하자 그 아들 혜공왕이 즉위 7년(771년)에 완성했다. 종구는 부드러운 팔릉형을 이루고 있으며 구대 견대 유곽의 주련을 풍려한 보상화문으로 장식하고 사면의 유곽안에는 각 아홉 개씩의 연화문 종유를 넣고 유곽 아래 종체엔 나부끼는 듯 아름다운 곡선으로 비천상이 양각되어 있다. 화려하면서 뱍력있는 용통과 용뉴 등 모두가 세련되어 이 종 전체를 온아하게 조화시키고 있어 각부의 문양이나 조형이 전형적인 한국종으로서 세계 최고의 걸작 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내소사 동종(보물 277호)

높이 103㎝ 구경 67㎝로 고려후기를 대표하는 범종이다. 유곽내에는 돌기된 9유가 있고 유곽밑으로 중판 연화로 된 당좌가 네곳에 배치되어 있으며 종신 중간의 유곽과 유곽 사이에는 만개한 연화가 받치고 있는 구름위의 삼존상이 네곳에 양각으로 장식되어 있다.

* 범종 각부 명칭

- 음관·유곽·유두는 한국종만 갖춘 특징 -

◇용뉴(龍뉴) : 용의 모양을 취한 범종의 가장 윗부분. 이곳에 쇠줄을 연결하여 종을 매달게 된다.

◇음관(音管) : 용의 바로 옆에 붙어있는 음관은 용통(甬筒) 음통(音筒)이라고도 불리어지는 소리대롱이다. 외국 종에서는 찾아볼 수 없고 우리나라 범종에서만 볼수 있는 특징.

◇ 상대(上帶)·하대(下帶) : 상대는 종의 어깨 부분에 둘려진 무늬띠이고 하대는 종의 아랫부분인 종구에 둘려진 무늬띠이다.

◇ 유곽(乳廓)·유두(乳頭) : 유곽은 상대 밑쪽의 네 곳에 붙어있는 네모난 테이며 이 유곽속에는 각각 9개씩 볼똑 솟아있는 도들꼭지가 있는데 이를 유두라 한다. 그 솟은 부분 주위에 꽃판이 있는데 흡사 젖꼭지 모양과 같다고 하여 유두라 부르게 된 것이다. 이 유곽과 유두도 다른 나라 종에는 없는 한국종만이 갖는 뚜렷한 특징.

◇ 당좌(撞座) : 당좌는 종을 치는 당목이 직접 접촉되는 부분이다. 신라종은 이 당좌에 주로 연꽃 무늬를 새겼고 당좌를 종의 양쪽에 두었는가 하면 고려종은 사방에 네개를 조각하였다.

◇ 비천상 : 천의를 너울거리며 연꽃방석위에 무릎을 꿇거나 꼬리가 긴 꽃구름을 타고 푸른 하늘에 떠서 악기를 다루고 있는 비천상은 신라종에서 많이 나타난다. 고려종은 비천상 대신 꼬리구름 위에 놓인 연꽃자리에 홀로 앉은 부처님이나 보살의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조선종은 연꽃위에 꼿꼿이 선채로 합장한 보살이 유곽과 유곽 사이까지 올라와서 네곳에 새겨져 있다.

범종의 특징  

우리나라 범종은 현재 남아있는 유물로 볼 때 8세기경에 이르러 한국종의 특색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고구려·백제의 양식과 고신라의 양식은 남아있는 유물이 없어서 알 수 없다.  범종은 불교에서 종교적 분위기를 높이기 위해 소리를 내는 범음구(梵音具 - 금강령, 북, 운판, 목어 등)중의 하나로 당외(堂外)의 종루에 걸어놓고 때려서 소리를 내는 타악기이다.  종루에 특별한 명칭을 붙인 사찰도 있으나 대부분 '범종각'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으며 목어·법고·운판과 함께 있다.  범종에는 치악산 상원사의 까치와 선비의 전설에서 볼 수 있듯이 "깊고 그윽한 종소리를 부처님의 말씀에 비유하여 경배의 대상으로 삼으며 종소리를 듣는 순간 삼계 중생이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는 신앙적 의미와 건축물들이 넓게 분포하고 있는 공간적 특성에 따라 '시간' 또는 '특별한 사건이 있음'을 알리는 실용적인 의미가 있다.
 범종의 화학적 성분은 고대 오금(五金 : 금, 은, 구리, 주석, 철) 중 문명 금속이라 할 수 있는 구리가 약 80%에 주석이 약 13%로 구성되어 있으며, 과학적 분석에 의하면 주석의 함량이 15%내외일 때 종의 물리적 상태가 최적이라 한다.  고도의 주조기술과 합금기술이 요구되는 범종은 금속공예 기술이 총 집약된 결정체라 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 범종은 '한국종'이란 학명을 얻을 만큼 세계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 범종은 '상원사 동종'에서 그 전형을 볼 수 있으며, 크기·문양·용뉴의 형태 등의 변화에서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의 양식적 특성을 구분할 수 있다.  중국 범종이나 일본의 화종과는 달리 용뉴에서 종신의 각 부분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형태와 양식을 가지고 있다.  즉, 천판의 음통·알맞게 퍼진 종구·다양한 문양과 비천상·보살상·여래상 등의 화려한 조각은 각 시대의 특성과 시대상을 가지고 있으며, 맥놀이(두 개의 소리가 간섭하여 주기적으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 현상을 보이며 깊은 저음을 내는 음색까지도 한국 특유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범종의 개요

  범종은 불교에서 종교적 분위기를 높이기 위해 소리를 내는 범음구(금강령, 북, 운판, 목어, 금고 등)중의 하나로 종루에 걸어놓고 당목으로 때려서 소리를 내는 타악기이다. 일반적으로 종루는 범종각이라 부르며 사물이라하여 범종과 목어, 운판, 법고를 함께 설치하여 사용하나, 종루의 규모에 따라 범종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범종의 소리는 부처님의 말씀에 비유하여 경배의 대상으로 삶으며 종소리를 듣는 순간 삼계 중생이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는 신앙적 의미와 시간 또는 특별한 사건이 있음을 알리는 실용적 의미가 있다. 따라서 종소리를 듣고 법문을 듣는자는 오래도록 생사의 고해를 넘어 불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범종의 기원
 
범종의 기원에는 몇가지 설이 있으나 중국의 은, 주대의 예기(禮器)였던 용종(勇鐘)이나 탁(鐸)에서 발전한 것으로 한국의 종도 바로 용종의 형태를 모방한 것이라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즉 용종의 간(幹)부분이 용두로, 매(枚)가 유두로  수(隧)가 당좌로 각각 변한 것이라는 설이다.

종의 분류
 
종은 크게 나누어 동양종과 서양종으로 구분되는데 서양종은 나팔꽃을 거꾸로한 형상을 하고 있는 교회종을 말하며 동양종은 불교의 사찰에서 사용하는 범종을 말한다. 특히 동양종의 경우 중국, 한국, 일본, 그리고 동남아 국가등 동양의 불교문화권에 속해 있는 국가들 대부분이 자국 특유의 범종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동양종은 크게 한국종, 중국종, 일본종으로 분류되는데 한국종은 逆김치독형, 중국종은 逆튜울립형, 일본종은 逆컵형을 띄고 있다.

한국종(逆김치독형)
중국종(逆튜울립형)
일본종(逆컵형)

한국종의 특징

   한국종이라면 신라종이 그 대표적 예이고 이 한국종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종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종만이 가지고 있는 독창적인 창작성과 고도의 예술성을 구비하여 우아하면서 아름다운 美와 은은하고 긴 여운(餘韻)을 가진 청아한 종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동양범종중에서 한국종의 특징을 말할 때 외형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것으로 음통과 종 표면의 문양 양식을 들수 있다.

  음통은  종을 걸 때 사용하는 용뉴부분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근 학자들에 의해 음통이 타종시 발생하는 잡음을 걸러주는 필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 한국종의 용뉴는 단용으로 된 용두와 용 몸체로 구성되어 있어 두 개의 용두가 대칭으로 배치되어 있는 중국종이나 일본종과 구분되는데 이러한 한국종의 특징은 범종의 전후좌우를 정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즉 용머리의 방향이 전면, 음통쪽이 후면이 되며 타종은 용머리가 보이는 전면쪽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종의 또 하나의 특징으로 종 표면에 새겨진 문양을 들수 있는데 중국종이나 일본종의 경우 전체적인 문양이 단순한 선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반해 한국종은 비천상과 상,하대 문양, 유곽 등에 섬세하면서 아름다운 문양을 가지고 있어 세계 그 어느나라종보다 예술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외에 종루에 설치되는 명동(鳴洞)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종 밑부분에 항아리를 뭍거나 반달모양의 홈을 파주는 것으로 타종시 종소리의 공명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 또한 한국종에서만 볼수 있는 특징이다.

  참고로  조선시대까지 만들어진 범종중 현존하는 범종은 신라종 12구, 고려종 160구, 조선종 142구 기타 17구 등으로 총 331구가 있다.
 
한국종의 시대적 변천사

한국종은 삼국시대를 거쳐 통일신라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그리고 현대로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데 삼국시대에 범종이 있었다는 것은 문헌으로만 남아 있을뿐 실제 남아 있는 범종은 없으며 통일신라, 고려, 조선의 범종만이 남아 있는데 우리는 이들 범종들을 통해 한국종이 시대의 흐름과 함께 조금씩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종형(鐘形)

신라 - 김치독을 뒤집어 놓은 듯한 형상을 하고 있으며 구경에 비해 종신의 길이가 다른 시대에 비해 길다.
고려 - 초기에는 신라시대의 형상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나 후기가면서 구경에 비해 종신이 짧아진다.  
조선 - 중국의 영향을 받아 중국종 양식을 모방한 逆U字형과 전통적인 逆김치독형이 공존한다.

용뉴

신라 - 한국종의 특징인 단용에 음통을 가지고 있다.
고려 - 통일신라종의 양식을 그대로 유지하여 단용에 음통을 가지고 있다.
조선 - 중국의 영향을 받은 쌍용이 나타났다.

비천 : 범종의 당좌 좌우에 위치한 문양으로 당시 시대의 종교사상을 반영하고 있다.

신라 - 구름위에서 천의를 바람에 휘날리며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비천상이 주로 조각되었는데 이는 천공을 나르면서 종소리에 음악을 담아 33天까지 불음을 전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고려 - 고려전기까지는 비천상이 조각되었었으나 고려시대에 융성했던 禪敎의 영향을 받아 점차적으로 보살좌상이 조각되었다.
조선 - 중국종의 양식을 모방하게 되면서 비천이 사라지고 유곽과 유곽사이에 보살입상을 조각하였다.

상대/하대 : 종이 울림으로 인해 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테두리 장식으로 울림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라 - 당초무늬 , 보상화무늬를 주로 사용하였다.
고려 - 번개무늬, 국화무늬를 주로 사용하였다.
조선 - 하대의 위치가 당좌 바로 밑부분쪽으로 올라온 것이 많으며 물결무늬나 연꽃무늬 등이 주로 사용하였다.

유곽 : 한국종은 4개의 유곽을 가지고 있는데 이 유곽의 숫자 4는 춘하추동(春夏秋冬)의 4계절과 사제(四諦 : 고제, 집제, 멸제, 도제), 사생(四生 : 불교에서 천명하는 생명의 4가지 형태로 태생, 난생, 습생, 화생을 말하다.)을 상징하고 있다.

신라 - 상대의 밑쪽에 밀착되어 붙어 있다.
고려 - 신라종과 마찬가지로 상대의 밑쪽에 밀착되어 붙어 있다.
조선 - 상대 밑쪽에서 떨어져 나와 독립된 사각의 형태를 띄고 있다.

유두 : 4개의 유곽안에 각각 9개씩 있는 도들꼭지로 유두의 숫자는 중생계 10계 가운데 불계(佛界)를 제외한 9계와 천(天)지(地)인(人) 삼재에 의한 구궁법(九宮法 : 3×3=9)의 9를 의미하며 4개의 유곽안의 유두를 모두 합한 숫자인 36은 36궁을 상징한다.

신라 - 연꽃받침위로 유두가 매우 볼록하게 돌출되어 있다.
고려 - 초기에는 신라종의 양식을 따랐으나 중기이후부터 단추형이 주류를 이루게 된다.
조선 - 대부분이 단추형으로 되어 있다.

범종소리의 분류

완성된 범종의 소리는 크게 다음의 3가지로 분류된다.

1. 타음(打音)
(제1구간음) : 종을 타격했을 때의 꽝하며 울리는 순간음으로 다수의 음이 포함되어 있어 강약이 혼합된 복잡한 소리를 낸다. 좋지 못한 종의 경우 타종시 강한 쇠소리가 나거나 엷은 소리가 나는데 본사에서는 가급적 강한 쇠소리가 나지 않으면서 사람의 귀에 거슬리지 않는 부드러운 소리가 날수 있도록 처리하고 있다.

2. 원음(遠音)
(제2구간음): 타종후 5∼10초 전후까지 울리는 소리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들리는 종소리가 바로 이 구간음이다.

3. 여운(餘韻)
(제3구간음): 타종후 20∼60초이상 계속되면서 점점 감쇠되는 소리로 기본음 한음만이 관계되면서 은은하고 길어야 하며 맥놀이가 뚜렷한 것이 좋다.

※ 맥놀이 : 진동수가 다른 두 소리가 겹쳐졌을 때 두 소리가 서로 간섭하여 주기적으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말한다. 동양종의 가장 큰 특징으로 맥놀이가 없는 종은 범종이 아니라 할 정도로 범종을 제작하는데 있어 중요시되는 부분이다.

범종 제작공법

현재 우리나라에서 범종을 제작하는데 사용되고 있는 주조공법은 크게 밀랍주조공법과 사형주조공법, 펩세트주조공법 3가지가 있으며 이중 밀랍주조공법은 전통주조공법입니다.

1. 밀랍 주조공법

신라-고려-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에밀레종, 상원사종, 천흥사종 등 현재 한국종을 대표하는 국보급종들의 대부분이 제작되는데 사용되었던 전통주조공법으로 범종 제작에 가장 적합한 주조공법이라 할수 있으나 조선시대이후  그 맥이 단절되었던 것을 성종사 원광식 대표(인간문화재 제112호)가 10여년간의 독자적인 연구 끝에 재현하는데 성공함으로써 다시 볼 수 있게 된 신비의 공법이다.
본 공법은 밀랍(벌집)과 소기름을 적당히 배합해 만든 초를 사용하여, 제작하고자 하는 종 모양과 동일한 초 모형을 만든후 열에 강한 분말상태의 주물사를 반죽하여 표면에 수차례 덧붙여 두께를 주고 이를 완전히 건조시킨다음 천천히 열을 가해 내부의 초 모형을 제거한 상태에서 쇳물을 부어 종을 제작하는 방법으로 사형주조공법이나 펩세트주조공법에 비해 작업공정이 복잡할뿐만 아니라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많은 제작기간이 소요되며 실패 가능성도 높으나 성공했을 경우 타공법과는 비교할 수 없는 섬세한 문양과 깨끗한 표면, 그리고 아름다운 소리를 얻을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2. 사형 주조공법
 
본 공법은 주로 이웃나라인 일본과 중국에서 범종을 제작하는데 사용했던 공법으로 일본의 경우 아직도 본 공법만으로 범종을 제작하고 있는 재래식 공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60년이후 만들어진 대부분의 범종들이 본 공법에 의해 주조되었었으나 80년대이후 많은 범종제작사들이 펩세트 주조공법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본 공법은 촉촉히 반죽된 주물사를 형틀에 붙인다음 회전판을 사용하여 사진과 같이 내부가 빈 종모양의 원형을 만든후 문양이 들어갈 부분에 양각으로 조각된 목판을 사용하여 도장 찍듯이 문양을 찍어 넣는 방법으로 鑄型을 제작하기 때문에 정교한 문양은 묘사하기가 어려우며 완성된 범종 표면에 굴곡이 발생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으나 다른 공법에 비해 조각이나 작업공정이 간단하여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3. 펩세트 주조공법
 
밀랍주조공법의 재현이 이루어지기 이전인 80년대 중반에 사형주조공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본사에 의해 처음으로 범종제작에 도입된 현대공법으로 주물사에 약품과 경화제를 섞음으로써 주물사를 강제적으로 경화시킨후 주조하는 현대공법이다.
사형주조공법과 같이 부분적으로 목판을 두두려 찍는 방법이 아닌 제작할 범종과 동일한 크기와 모양의 FRP 모형을 제작하여 형틀을 씌운뒤 그 사이에 주물사를 다져 넣어 경화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종표면이 굴곡 없이 매끄러으며 일정 수준의 정교한 조각도 묘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동일한 문양의 경우 하나만 조각하면 되는 사형주조공법과는 달리 FRP 모형을 만들기 위해 범종전체를 조각해야 하며, 이것을 다시 FRP 모형으로 만들어야 하는 등 막대한 초기 개발비가 소요될뿐만 아니라 경화제와 주물사 등도 재활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범종의 의미

삼국성립 전후로부터 조선왕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찬란하게 발전되어온 한국의 예술, 특히 불교의 영향하에 제작된 각종 미술품은 한국예술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나타내는데 부족함이 없다. 그 중 금속 공예품인 범종은 중국의 타악기인 용종에서 유래하여 곧 우리 특유의 양식과 구조 그리고 음색을 구비한 한국의 종으로 정착하였다. 범종은 불교적 분위기르 높이기위해 사용된 불음구로 주로 당외의 종루에 걸었다. 여기서 범이란 산스크리트의 부라하마를 음역한 것으로 청정하다는 것과 숙정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범종이라 함은 청정한 불사나 범찰에서 사용하는 종을 말한다.

범종은 홍종, 포뢰, 경종, 화경, 거경, 조종, 당종 등 따라 반종, 만종으로 구분하나 대부분 통틀어 범종이라고 부르고 유형별 구분은 하지 않는다.

각 시대의 범종

1. 신라의 범종

신라의 범종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현존하는 것이 11구에 불과하다. 이 11구중 유기명 범종은 6구, 무기명 범종은 5구로 현재국내에 있는 것은 5구뿐이다.

유기명 범종

755년 상원사 범종,
745년 일본 국부팔번궁사 소장 벙종(명치유신 당시 신불 분리소동으로 없어짐),
771년 봉덕사 성덕대왕신종
804년 선림원 범종(월정사 범종) 6.25때 소실 파편일부보관
833년 일본 상궁신사 범종
904년 우좌팔번궁 범종

무기명 범종

청주박물관 소장 신라범종
동국대학교 박물관 소장 실상사 파종
일본 광명사 소장 신라범종
일본 주길신사 소장 신라범종
일본 운수사 소장 신라범종

이 11구의 범종에서 볼 수 있는 특징과 공통점은 상단에는 상대와 4개소의 방형유과, 9유를 갖추고 하단에는 하대를 갖추었으며 상하대의 주된 문양은 반원권이다. 종복에는 천의를 날리며 주악하고 승천하는 비천상 2구와 연화문 당초문 및 보상화문을 양각한 원형당좌 2개가 대칭으로비치되었다. 또 천판은 당시 성했하던 연판이며 상대와 접하는 겨예에 원혀으로 둘러서 장식하고 천판중앙에는 두다리로 땅을 딛고 머리를 숙여 범종을 한입에 물고 들어 올리는 듯한 용뉴를 만들었고 구부러진 용의 몸체로 범종을 매달도록 하였다. 그리고 용뉴체에 빗대어 만든 용통은 바뀐 부분을 몇 개의 단으로 구분하고 화려한 당초문, 보상화문을 장식하였는데 이는 중국의 범종이나 일본의 화종에서는 볼 수 없는 것으로 특히 용통이 종신과 맞뚫려 있어 음색이 곱다.

2. 고려의 범종

고려의 범종은 일반적으로 전기와 후기로 구분한다. 전기는 요나라 연호를 사용하던 918부터 1146년 인종말까지 후기는 의종때부터 1391년 까지로 독자적인 간지로 기명을 나타낸던 때다. 그러나 이러한 시간적 구분보다는 입상화문의 유무를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전기의 범종은 성거산 천흥사 범종을 비롯하여 10구가 있는데 대부분 신라종의 양식을 계승하였다. 그러나 신라의 종보다는 왜소하고 치졸하며 평민화되어 각부의 조각을 형식적이거나 도식적인 형태가 되어 있다. 대표적인 종으로는 성거산 천흥사 범종, 경기도 여주 출토 청녕 4년명 범종, 경기도 화성 용주사 범종, 전북 부안 출토 고려 범종 등이 있다.

후기의 범종은 대략 64구가 있는데 그 특징은 한 마리의 용과 음통이 있으나 그 문양이 도식화 되었으며용통 정상에 소주나 여의주를 두르기도 했다. 또 연판에는 입상 화문대를 갖추었고 상하대 유곽엔느 반원권문양 대신 뇌문, 국화문, 모란문, 초화문 등 다른 문양으로 장식했고 유두는 퇴화하여 거의 약식 형식화되었다. 명문은 각자로 음각하였고 당좌는 2개에서 4개로 증가하였고 비천상은 각 한구씩 합장한 형태로 보살상과 혼용하여 배치하던 전기와는 달리 당좌의 배치와 동일학  4개소 에 4구의 보살상이나 여래상르 배치하었다. 대표적인 범종으로는 내소사 정우 10년명 범종, 정풍 2년명 범종, 탑산사 계사명 범종경기도 연천 출토 범종 등이 있다.

3. 조선의 범종

고려말 중국 종의 양ㅇ식이 도입되면서 조선 특유의 형태와 양식이 나타나게 되었다. 즉 기본 양식과 형태는 계승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중국 범종의 형태를 전반적으로 받아들였다. 단용 용뉴가 쌍용으로 변화되고 용통이 없어진 대신 종정의 천판 중화문 모란문 등 초화문이나 범자대문으로 장식되고 상대에 붙어있던 유곽을 독립되게 배치하고 유곽내의 9유도 역시 도식화된 화조유로 처리 되었다. 종복에는 비천상이나 보살상 대신 두광 보광을 갖추고 잡다한 장식을 한 보살입상을 2두내지 4구씩 배치하거나 범자로 대신 장식했다. 그러나 간혹 파뢔를 배치하기도 했다. 명문은 고려시대대 각자 했던 명문을 장문화하고 잡다해졌다. 이처럼 범종은 신란시대의 아름답고 우아하던 모양이 점차 도식화퇴화되어 갔고 17c에는 완연히 본래의 전통양식과 형태를 상실한 범종이 나타났다.

범종의 시대적 구분

신라: 한 마리 용과 용통이 있으며 비천상이 있다.
고려: 한 마리의 용과 용통이 있으며 좌불상이 있다.
조선: 두 마리의 용이 고리형태를 이루며 종신에 보살입상이 조각되며 용통이 없어진다.

한국 범종 주조의 비밀

일본은 임진왜란 등 각종 전쟁이 있을 때마나 많은 수의 우리 범종을 약탈해 갔다. 일본 산구현(山口縣) 주길신사(住吉神社)에 소장돼 있는 범종을 비롯해, 신라 범종이 6개나 있고, 고려 범종은 23개가 넘게 소장돼 있다.

국보 29호 성덕대왕신종(일명 에밀레종) 등 우리 나라에 남아있는 신라 범종이 단지 5개인 것에 비하면 일본인들의 탐욕스러울 만큼 집요한 우리 범종에 대한 소장력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신들이 만든 범종이 적은 것도 아니고, 또 범종 주조 기술이 없었던 것도 아닐텐데, 일본인들이 우리 범종을 이처럼 탐냈던 이유는 무엇일까?그 이유는 우리 범종이 지니고 있는 긴 여운과 맑고 아름다운 소리, 범종 표면을 수놓은 아름다운 문양들을 일본인들은 도저히 흉내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소리는 가볍고 밋밋해 긴 여운을 남기지 못하고, 문양이라야 선을 얽기 설기 그어놓는 것 같은 줄 몇 개가 전부인 일본의 범종. 기술은 없지만 최고의 범종을 절에 모시고 싶은 절박함. 약탈을 통해서라도 이를 해결하고자 했던 일본인들의 애잔한 마음이 일면 짐작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일본 범종이 우리 범종을 따라 올 수 없었던 원인은 어디에 있었을까?

그것은 ‘납형법(蠟型法)’이라는 우리만의 독특한 범종 제조기술 때문이다. 벌꿀의 ‘밀랍’을 이용하는 기술이 우리와 일본 범종 기술의 차이를 하늘과 땅만큼이나 벌려놓은 것이다. 일본이 범종 제조에 줄곧 사용해 왔던 기술은 중국에서 범종이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할 때 사용된 기술인 회전형법(回轉型法). 이 기술은 먼저 나무로 회전축을 가진 판을 만들고 도자기를 만들듯이 그 판을 회전을 시키며 진흙으로 범종의 내형과 외형을 만든다. 내형과 외형이 만들어지면 두 개를 포개어 포개어진 사이의 빈틈에 주물을 부어 범종을 완성한다. 그러나 이 방법은 포개어진 내형과 외형의 틈을 전체적으로 고르게 조절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완성된 범종의 두께가 불규칙해질 경우가 많고, 범종 표면에 문양을 남기기도 어렵다. 일본 범종들이 종소리가 고르지 못하고 하나같이 변변한 문양이 남아있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범종의 제조에 이용된 납형법(蠟型法)은 회전형법의 이런 문제들을 해결한 획기적인 기술이다. 진흙으로 먼저 내형을 만드는 것은 회전형법과 같다. 그러나 내형을 만들고 나서 그 위에 밀랍으로 만들고 싶은 범종과 똑같은 범종을 만든다. 물론 범종 표면의 아름다운 문양들도 밀랍으로 아름답게 조각하고 새긴다. 그리고 그 위에 다시 진흙을 바른다. 진흙이 마르면 표면에 숯불로 열을 가해 밀랍을 녹이고, 그 빈틈에 주물을 부어 범종을 완성한다. 이 방법은 범종의 두께를 고르게 조절할 수 있고. 또 밀랍으로 다양한 문양들을 조각해 남길 수 있다. 상원사종과 에밀레종이라 애칭으로 유명한 성덕대왕신종의 같은 훌륭한 범종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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