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떨어지는 은행잎에

korman 2015. 11. 13. 21:52

 

 

 

 

떨어지는 은행잎에

 

오늘처럼 잿빛 하늘이

내 시야의 끝에 놓인

고층건물의 스카이라인을 가리고

후두둑

그러나 빼곡하지도 않은

굵은 빗방울이

노란 은행잎을

거리로 떨굴 때는

잘 볶은 진밤색 커피원두를 간다.

 

스산한 마음을 감싸는

그저

커피향이라고밖에는 말할 수 없는

그 냄새는

Andrea Bocelli의 Love in Portofino만큼이나

부드럽고 감미롭다.

 

너무 크지 않은

무늬 없는 머그컵에

조금은 진하게 뽑은 아메리카나 한 잔을 들고

창가에 서서

인도에 깔리는 은행잎을 바라보다

문득

이리 스산한 가을 날엔

수채화 같은 포르토피노

그곳 카페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이탈리안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부으며

가을 바다를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에

내 손의 커피가 식어가는 것을 잊는다.

 

포르토피노가 아니어도

내 사랑은

아날로그의 LP판에 담겨

노란 은행잎이 바라보이는

내 창가에 있는 것을.

 

마주앉은 40년 연인과

가을 가평 잣막걸리 한잔과

호박부침개 한 점의

Love in My Home으로

포르토피노는 잊혀져 간다.

 

2015년 11월 13일

하늘빛

 

 

http://blog.daum.net/ringing

노래 : Andrea Bocelli

곡명 : Love in Portof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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