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118 - 250130
진짜 일본 가짜 일본 - 홍하상 - 비전코리아
우리끼리 하는 농담인지는 모르겠지만 ‘전 세계에서 일본을 우습게 아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요즈음은 들리지 않는 이야기 같은데 아마도 일본에 대한 우리의 자격지심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제적으로 우리나라의 국격이나 위상이 현저히 높아진 지금에도 난 우리가 아직 일본을 우습게 여겨야 할 처지에 놓이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전자제품이나 통신 분야 등에서 일본을 베끼던 우리가 그 원조를 앞섰다고 자만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그런 앞선 제품에는, 특히 일본의 기초소재나 원료 및 부품이 필수적이기 때문이고 이와 더불어 일본이라는 나라의 국제적 인지도에 아직 우리가 뒤처져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지도를 보지 않아도 우리나라의 동쪽에 일본이라는 섬나라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래서 그랬는지 일본 땅은 우리나라라는 호랑이가 응가를 해서 생겨난 모양이라고 지도상의 그림과 지리상 위치를 비하하여 이야기하곤 하였다. 오래 전 이야기지만 어느 날 선배 한 분이 카페에 그런 이야기를 적었기에 우리도 많이 발전했으니 이제 그런 이야기는 접고 실력으로 일본을 타파할 날이 빨리 와야겠다고 댓글을 달았더니 내 댓글이 맘에 안 드셨는지 즉각 ‘일본 마니아구만’이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난 일본 마니아는 아니지만 과거 몇 차례 일본을 오가며 아무리 우리가 일본사람이라 칭하지 않고 나부터도 통상 일본X이라 부르는 과거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국가적이거나 정치적인 것은 둘째 치고 사회적으로 배워야 할 점은 많다는 걸 느꼈다.
처음 일본에서 일본인을 대하고 헤어질 때 비록 처음 만난 사이라 하여도 일본인들은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이 참 서운한 모양이라고 느꼈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이 나에게는 참 어색하였다. 진심이건 아니건 간에 돌아서려하면 또 허리를 굽히고 또 굽히는 모습에서 처음엔 내가 어찌해야 되는지 몰라 참 당황스러웠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만난 사람들이니 그저 해당되는 말 한 마디하고 머리와 허리를 한 번 약간 굽히고 악수 한 번 하고 뒤돌아서면 그만인 우리의 인사법에 크게 어긋나지는 않았는데 저 쪽은 내가 돌아설 새도 없이 자꾸 굽혀대니 문화적인 차이라고 하여도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지 엉거주춤한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특히 여성분들은 더욱 그런 것 같았다. 몇 번 그런 경험을 겪은 후에는 어긋나지 않게 내 인사를 차리고는 미안하기는 하지만 매몰차게 돌아서 버렸다. 나중에 일본에 대하여 좀 안다는 분이 그건 그들이 진심인척하며 하는 행동이지만 진심이 아니라고 알려 주었다. 맞는 이야기인지 아니지 낸들 알까만 나이를 먹은 지금은 비록 그게 그들의 진심에서 나오는 행동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렇게 돌아서지는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는 그야말로 자타가 공인하는 일본통이라고 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그런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모든 나라들이 국제화되고 있는 지금 일본인들의 현대적 문화는 어떤 것인지 모르겠지만 역사의 흐름과 남겨진 유적과 전통적인 문화가 어우러져 기술되어 있는 이 책의 흐름은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한 페이지도 허투루 읽게 하지 않았다. 이 책은 2001년 12월에 초판이 발행되었다. 언제 읽었는지 기억에 없지만 아마 그 때 한 번 읽었었을 텐데 그 때도 열심히 기억하려고 노력은 하였었는지 생각나는 부분이 조금은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건너가 많은 영향을 끼친 분들의 이야기는 이 책뿐만 아니고 다른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읽어 그러한 것 같았다.
‘조선통신사’라는 책을 읽었을 때 임진왜란을 대비할 수 있었음에도 서로 다른 정파에 속한 대표단의 정•부사 간에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는 보고와 그렇지 않다는 엇갈린 보고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로 결국 나라와 국민이 수난을 겪었다는 대목에서 절로 한숨이 나왔었는데 이 책에서 내게 돋보인 것은 일본으로 건너간 많은 한반도 사람들이 그곳에서 신라, 가야, 백제계 등이 서로 협력하여 건실한 한반도 도래인들의 세력이나 사회를 구축하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혹은 문화적으로 서로 갈라지면서 전쟁도 불사하였다는 역사의 흐름이었다. 그 분들이 일본에 도래할 당시 한반도에도 백제, 신라, 가야 등이 존속하고 있었다고 하니 그 영향이 아니었나 할 수 있겠지만 지금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 아니라 할 수 없겠다.
이 책은 내가 일본을 다시 갈 때 여행과 관련하여 매번 읽고 가야할 책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일본인들의 앞서간 현대화의 하나로 서양문물을 일찍 깨우친 ‘이토 히로부미’가 동경대학을 세웠다는 기록을 첫 이야기 속에 두고 책이 시작 된다. ‘나는 조선의 국모다’라는 대사로 우리가 안타깝게 여기는 명성황후가 일본군과 청군이 충남 아산에서 벌린 전쟁 중 궁궐 불꽃놀이를 하였다는 바람직하지 못한 사건도 이 책의 첫 이야기에 들어 있지만 국모를 생각하여 전해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아니다. 지금 나라가 지역에 의하여 많이 갈라진 느낌이다. 나는 이 책과 먼저 읽은 ‘조선통신사’를 지역 갈림에 기대어 일을 하고자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그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또한 일본을 여행하실 분들께도 필수도서로 추천 드린다. 물론 여행의 테마가 나와는 다른 분들도 계시겠지만.....
2025년 2월 2일
하늘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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