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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구멍이 두 개라도 답답한 것은?

korman 2017. 7. 9. 16:07




콧구멍이 두 개라도 답답한 것은?


생전에 내 어머니는 무언가 좀 답답한 일이 있을 때 마다 “콧구멍이 두 개라도 답답하기만 하다”라는 말을 즐겨 쓰셨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북한, 특히 요새 ‘김정은’이라는 아이가 하는 짓거리를 보면 늘 어머니 말씀이 생각난다. 나는 그에게 일면 고맙다고도 해야 하겠다. 늘 어머니를 생각게 하는 원인을 제공해주는 인물이니까.


외국에 사시면서도 늘 동생들 걱정을 하시는 내 큰누님은 전화를 하시면 꼭 빼먹지 않는 말씀이 있다. “그 철없는 망아지 같은 어린X이 맨날 하늘에다 대고 쏘다가 어느 날 해까닥 해 가지고 남쪽으로 쏘면 어쩌냐? 난 그게 제일 걱정이다.” 내가 괜찮다고 하여도 늘 그리 말씀하신다. 지금 중국의 모태를 만든 흑묘백묘의 주인공, 키 조그만 할아버지 등샤오핑(鄧小平)이 살아있을 때였던가?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이가 중국 상하이를 방문하며 한 말 중에 “천지개벽을 하였구만.”이라고 한 말이 유명세를 탔었는데 중국은 그 후로도 줄곧 발전하고 부유해 졌지만 북한은 지금 중국의 모습을 보면서도 그 때의 제자리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아니 하늘에다 대고 쏘는 건 많이 달라졌으니 그 쪽만은 크게 전진하였다 해도 되겠다.


세계에서 최빈국에 속하는 나라를 꼽으라면 북한도 그 순위에서 다른 나라에 뒤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아시아의 빈국에 속하는 스리랑카나 방글라데시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높다고 한다. 그렇다면 북한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어떠할까? 국제사회에 뭘 옳게 보여주지도 않고 이곳저곳에 자유롭게 다니며 누구를 만나 무엇을 마음대로 물어볼 수도 없으며 대답하는 사람들조차도 대답의 자유가 없는 사회이니 행복지수라는 말 자체가 존속할 수 있는 나라는 아니지만 우리의 뉴스에 등장하는 북한 TV프로그램속 사람들은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고 하며 ‘어버이 수령님 덕분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하여도 지상낙원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아닌 듯싶은데 하늘로 오르는 로켓이나 미사일에 걸어놓은 썩은 동아줄로 하여 그들의 김일성광장이 붉은 수수그루터기로 변할 날이 멀지만은 않게 느껴지기도 한다.


한복을 멋지게 차려입은, 우리의 ‘이OO’ 아나운서처럼 좀 퉁퉁하고 둥글둥글한, 뉴스 단골 아나운서가 나와서는 강한 웅변조의 외침으로 자기네 ‘최고존엄’을 모독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시도 때도 없이 온갖 협박을 해 대며 한 수 더 떠서 무슨 패당이니 뭐니 하며 우리에게는 참 낯선 갖가지 욕을 해댄다. 며칠 전에는 우리 대통령이 미사일시험발사장에 간 것을 두고 섬뜩한 욕설을 예의 그 아나운서를 통하여 해대는 것을 뉴스를 통하여 들었다. 이거야말로 ‘적반하장’에 ‘나는 로맨스고 너는 불륜’ 아니겠는가! 우리더러는 늘 미제의 앞잡이라고 하면서 그들은 지상낙원임을 보여주려는 듯 걸핏하면 한복과 양복을 잘 차려입은 수천 명의 군중이 광장에 나와 서양춤에 흠뻑 취해있다. 활츠를 추는 건지, 블루스를 추는 건지 하여간 남녀가 서로 엉켜 잘도 돌아간다. 광장 전체가 나이트클럽이다. 거기에 한복은 왜 차려입는지 예전 우리나라 영화 ‘자유부인’의 한복을 연상케 한다. 그들은 지상낙원에서의 즐거운 국민들의 로맨스를 보여주려 하는 것이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서로 얼싸안고 불륜춤을 추는 듯 보인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에 대하여 아직 중국과 러시아는 말과는 달리 북한편이다. 모두 로맨스와 불륜의 경계에 이르러 있다. 자국의 이익에 따라 본초자오선에 양다리를 걸치고 왼발 들어, 왼발 내리고 오른발 들어 이렇게 깃발 놀이를 하며 나의 로맨스 가치는 높이고 남의 로맨스는 불륜으로 치부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답답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보다는 우리와의 로맨스를 만들 거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있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코도 두 개고 내 코도 두 개다. 그런데 콧구멍이 두 개라도 나만 답답함을 느끼는 것인지 남도 그런지 그것조차 모르니 그 모르는 것 또한 콧구멍이 두 개라도 답답하다 하겠다.


한편, 핵실험 한 번이나 미사일 한 번에 국민들 1년 치 양식이 오락가락 한다는데 그것에 의지하여 우리나라를 협박하거나 국제사회에 징징거리는 북한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어 콧구멍 두 개가 다 막혀버린 듯 더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대통령이 미사일시험발사장에 가는 것이 김정은이를 자극할 우려가 있으니 가지 말라고 조언한 참모도 있었다고 하니 어쩌면 답답한 건 북한이 아니라 우리 자신인지도 모르겠다.


2017년 7월 7일

하늘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