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606

자율이 자유에 앞서는 나라가 선진국

자율이 자유에 앞서는 나라가 선진국 얼마 전 뉴스를 보았더니 경제 이야기를 하면서 국민소득이 U$37,000가량 된다는 소식을 전했다. 미국 돈으로 계산된 국민소득이니 환율에 따라 변동은 있을 수 있지만 그만한 소득이면 돈으로 따지는 경제지표상 선진국 문턱을 한참 넘은 금액이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내 생각만이 아니고 평균적으로 이야기 하는 3만불이라는 선진국 단위를 넘은 것이고 그 수치는 일본의 평균 소득을 넘어선 금액이라니 정말 그게 일본을 넘어선 수치라면 소득면에서야 아시아에서 싱가포르 다음으로 두 번째 국가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선진국의 기준이 단순 소득만을 따지는 게 아니라면 우리의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아직 좀 남아 있다고 봐도 틀린 생각은 아닐 듯싶다. 요즈음 학교, 특..

겨울바다의 봄 내음

겨울바다의 봄 내음 오랜만에 파란 털실로 짜진 베레모를 머리에 얹었다. 1970년에 등산을 열심히 다니는 나에게 손재주 좋았던 작은 누님이 손으로 짜준 것이다. 머리에 얹고 다니는 것이므로 지금까지 원래의 모습으로 배낭 속에 넣어져 있다. 지금은 등산을 다니지 않으니 많이 쓰는 편은 아니지만 늦은 봄에서 초가을까지 더위를 느끼는 시기를 제외하곤 배낭을 메고 외지로 여행이라도 가는 길에는 아직 즐겨 쓰는 편이다. 나와 반백년을 같이 한 모자이니 많은 애착이 가고 요즈음은 속알머리가 없으니 더욱 더 필요한 개인 소품 중에 하나가 되었다. 얼마만의 강추위라고 방송에서 강조를 하였다.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아래라고 하였다. 왜 하필 내가 떠나려는데 이런 추위가 몰려왔을까 구시렁거리며 그래도 예약이 되었으니 배..

보이스피싱과 심봉사

보이스피싱과 심봉사 오늘도 몇 통의 심각한 문자를 받았다. 통신사에서, 은행에서, 관공서에서. 내용은 모두 같다. 문자나 톡으로 들어오는 인터넷 주소에 링크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진작 그들이 정상적으로 보내는 문자 등에도 더 자세한 사항은 어디어디를 링크하여 살펴보라고 인터넷주소를 역시 알려놓았다. 대책 없이 링크하지 말래 놓고 링크를 하란다. 요즈음 TV에 자주 등장하는 공익광고가 있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어린 가수와 그 아비가 심청이와 심봉사로 분하여 보이스피싱에 대해 눈을 뜨라는 내용의 대 국민 광고다. 그런 문자나 전화를 받았을 때 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어찌어찌 확인하라는 내용은 없다. 그걸 확인하는 것은 국민의 몫으로 돌려놓았다. 국민이 모두 심봉사는 아니다. 그러나 정확..

개가 필요한 법

개가 필요한 법 개고기를 먹지 말라는 법이 한겨울에 정해졌다고 한다. 민생을 위한 다른 시급한 법들이 산적해 있고 그 중 많은 법안들이 시효를 넘겨 사장 된다고 들었는데 개고기법은 일사천리로 통과되었나보다. 어쩌다 개가 필요한 법이 사람을 위한 법 보다 앞서게 되었을까? 무얼 먹고 안 먹는 문제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다. 나는 개고기를 먹지 않지만 친구들이 보신탕집에 가자면 따라 간다. 그곳에는 개고기 안 먹는 사람들을 위하여 늘 삼계탕이 준비되기 때문이다. 난 개고기만 안 먹는 게 아니다. 법으로 금지되어 있지 않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 중에서도 내 취향에 따라 안 먹는 게 많다. 인간은 잡식성 동물이지만 그래도 개인에 따라 식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그리 좋다며 잘 먹는 깻잎을 ..

졸업식의 꿈

졸업식의 꿈 1월이 며칠 지나지 않아 동네 학교들이 겨울 방학에 들어갔다. 이제 개학을 하면 모두 한 학년씩 올라가거나 상급학교로 진학을 한다. 내 손주들도 방학에 들어갔다. 개학이 언제냐고 물어보니 3월 4일이라고 하였다. 겨울방학이 온전히 두 달이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2월에 개학을 하고 봄방학이라는 게 있었는데 그게 없어지고 3월까지 쭉 방학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방학이 길어지니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맞벌이 부모들은 걱정이 많다. 눈이 많이 내리던 엊그제 작은 손녀의 초등학교 졸업식이 있었다. 새로 지은 강당의 앞에는 학생들이 자리를 잡았고 뒤쪽과 입구에는 학부모들로 꽉 들어차 있었다. 강당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그렇기도 하겠지만 난방이 잘 되는 듯 더운 감마저 들었다. 강당에 먼저 도착한..

이제야 가버린 걸 알았네

이제야 가버린 걸 알았네 온다는 인사 건네 온 바 없고 간다는 인사 들은 바도 없네 오가던 말든 내 알바 아니라도 벽걸이 달력장은 잘도 넘어가네 잘 가라 손 흔들어 보낸 적 없고 어서 오라 양팔 내민 적도 없는데 뉘라서 오가는 모습 보았을까 만은 사람들은 세월이 잘도 오간다하네 누가 떠먹여 주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수저질 한 것도 아니면서 해가 바뀔 때 마다 사람들은 나이만 먹었다고 푸념하고 있구나 아침에 오르는 새 해를 바라보며 저녁을 잉태하는 해넘이 속에서도 하늘 물들이는 노을에 시간 모르다 이제야 한 세월 가버린 걸 알았네. 2023년 12월 26일 하늘빛

뭘 정리하나?

뭘 정리하나? 매해 12월 후반이 되면 지난해 12월에는 어떤 글을 썼나하고 찾아 읽어본다. 누구나 그럴 테지만 12월에는 세월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썼다. 비단 12월이 아니더라도 70이 넘으면서부터는 시도 때도 없이 세월타령이 많았던 것 같다. 보이지도 않는 것에 모든 사람들이 신경 쓰는 것은 세월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아들이야 세월이 빨리 가서 얼른 어른이 되고 싶어 하지만 막상 어른이 되고 나면 뒤를 돌아보며 ‘그 때가 좋았지’하는 게 세월 아니겠나. 작년 연말에 버려야지 하고 들춰 놓고는 또 다시 집어넣었던 노란 대봉투속 서류들을 다시 꺼내 보면서 올해도 ‘이걸 버려야 하나’ 고심하고 있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적인 서류들의 폐기연한은 5년이라는데 작년에 들춰보고 까맣게 잊고 있다가..

2박3일의 가을여행

2박3일의 가을여행 수원역을 출발한 KTX가 신경주역에 도착한 때는 예정보다 7분 정도가 늦은 시각이었다. 늦은 데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심심하면 터지던 스피커에선 감감 무소식이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아무런 설명이나 사과도 없었다. 아마 7분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하기야 승객들에게 뭔가를 알려야 하는 분이 코리언타임에 대한 인식을 아직 가지고 있다면 7분이야 7초에 가까운 시간이겠지. 모든 탈것들이 항상 정해진 시간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두 시간 남짓 가는 시간에 7분 정도면 작은 시간도 아니거늘. 중학교 때는 수학여행으로, 첫째가 서너 살 먹었을 때쯤에는 가족 여행으로 왔던 기억과 함께 KTX를 탔다. 자유롭게 배낭 메고 떠나보자고 여행 계획을 세우며 이미 인터넷..

남국의 열기 속에서

남국의 열기 속에서 국제공항 치고는 많이 작다고 느끼면서 입국 심사대를 나왔다. 심야시간이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비슷한 시간대에 도착한 여러 비행기들은 모두 한국에서 출발한 국적기였고 들리는 사람 소리 또한 모두 한국말이었다. 그 시간에 입국심사를 받는 사람도 역시 거의 한국 사람이었다. 국내에서 퍼지고 있는 ‘인천광역시 다낭구(區)’ 혹은 ‘경기도 다낭시’라는 신 행정구역이 공연한 소리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현지 한국인 가이드가 기다린다는 공항 밖으로 나갔다. 정해진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시차를 두고 도착하는 다른 비행기를 타고 온 분들과 합류를 해야 한다고 하여 오랜 시간을 화단 시멘트 옹벽에 앉아 심야의 남국 열기를 몸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버스가 도착한 호텔은 해변이 잘 보이는, 드넓은 해수욕장..

코미디 1,2,3

코미디 1,2,3 연전에 일본에서 있었던 WBC 야구 대회에서 우리나라 우물 안에서는 스타라고 하는 한 선수가 안타를 치고 나가 스스로 격하게 축하하다가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지는 바람에 아웃된 일이 있었다. 그가 베이스에 진출한 순간은 우리나라에게는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다. 이 사건은 전 세계 야구인들과 야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나중에 상대팀에서는 그 순간을 노렸다고 하였다. 그의 평소 행동에서 그런 순간이 주어질 것 같아 그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고 하였다. 상대팀에서는 우리 선수들의 안타 후 행동까지도 간파하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그 야구 스타가 회자되는 것은 롤러스케이팅 결승에서 그 당시와 같은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금메달을 땄다고 성급하게 스스로 환호하며 자축하다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