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606

젖은 낙엽

한여름 어느날 친구가 카톡에 올렸다. "평일 낮에 집에 있으려니 '젖은 낙엽' 같네" 라고. 그 글을 보고 문득 생각나 한구절 적어 보았다. 젖은 낙엽 한가을 들판에 고운 낙엽 가득한데 가을비가 눈치 없이 추적추적 내리네 낙엽 모아 책갈피에 세월을 간직 하던 세일러복 가을 소녀는 어디에 있을까 비에 젖은 낙엽 노년 세월 닮았을까 모닥불 붙이매 청춘 불길은 어디가고 흩어지는 회색 연기만이 앞을 가리네 내 세월 언제 젖은 낙엽에 불길일거나 연기가 이는 것은 낙엽을 말리는 것 마른 귀퉁이로 조금씩 불길은 일겠지 비구름 갈라지며 내미는 사이 하늘길 젖은 낙엽 한 귀퉁이 불씨를 닮았구나. 2023년 8월 30일 하늘빛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

가을 초입에

가을 초입에 바다엔 수평선 땅엔 지평선 둘은 있는데 하늘이 만드는 천평선은 없네 하늘은 무한이라 선이 그이질 못할까 수평선 지평선이 하늘에 닿아 있으니 그들이 곧 천평선일까 가을하늘 뭉게구름은 지평선 너머에 있나 수평선 속으로 숨었나 오늘도 도시의 하늘엔 평선 없는 얼룩 스카이라인만 생겼다. 2023년 8월 30일 하늘빛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yINx_rRaxrM링크 I MISS YOU | Emotional Sad Piano

무엇이 중헌디?

무엇이 중헌디? 8월15일 동네 큰길 네거리 모퉁이에 현수막 하나가 걸렸다. 상업적 불법 현수막이라면 누군가 구청에 신고라도 하겠지만 그러지 못할 현수막이다. 최근에 온 동네를 앞장서서 현수막으로 지저분하게 만드는 장본인들이 건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잊은 자에게 미래는 없다”. 꼭 누군가를 꾸짖는 내용이다. 설마 자기 자신들이 아니고 국민들을 꾸짖는 건 아니겠지?. 6.25때는 이런 현수막은 걸리지 않았었다. 6.25전쟁도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국가의 가장 중요한 역사 중 하나이거늘 역사를 잊은 자에게 미래가 없다는 장본인들이 국가와 국민들을 위하여 산화하신 분들을 추모하는 현수막은 동네에서 보질 못하였다. 뭐 내가 6월의 기억을 못할 수도 있겠거니 하면 된다. 아마 역사 인식과 현실에 대..

더위 속에서

더위 속에서 뒷담 옆 공터에 코스모스 무리지어 피었다고 가을이 왔다더냐 창밖으로 푸른 하늘 보이고 고추잠자리 떼 지어 오르내린다고 더위가 기울었더냐 불기둥보다 더한 햇볕에 더위 먹은 가로수 솔솔 지나는 바람에도 이파리 흔들 기운조차 없는지 축 늘어진 채 그러나 길가에 그늘은 내렸네. 여름 다하기 전 짝 찾을 매미들만 가로수 잎 뒤에 숨어 더위 먹은 도시의 아스팔트 위에 피어난 거리의 신기루 속으로 도시의 소음에 뒤질세라 여름살이 울음만 뿌려대고 있구나 2023년 8월 3일 하늘빛 HTML 삽입 미리보기할 수 없는 소스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jE-tpQ-o8ho 링크 Adagio · Michael Maxwell · Steve Wingfield · Dani..

졸부들의 합창

졸부들의 합창 웬만한 분들은 다 아시다 시피 미국 뉴욕의 맨해튼지역 내 모든 길은 일직선으로 바둑판처럼 짜여있고 거의 모든 차도에서 일방통행을 하고 있다. 블록이 많이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큰 건물 같은 것은 통째로 한 블록을 모두 점령하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며 이 경우는 건물의 네 귀퉁이가 모두 차도에 노출되어 있다고 하겠다. 한 블록 전체가 아니라도 앞뒤 두 면이 도로변에 걸쳐 있는 건물들도 또한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고 그런 건물들을 위하여 우리 시내 아파트 단지처럼 방음벽이 설치된 곳은 없으니 대부분의 건물이 길거리 소음을 그대로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을 아닐 듯싶다. 창문까지 방음을 잘한 고급 호텔이나 고층건물 상층부에 있는 호화 콘도미니엄 같은 곳은 소음의 영향이 없겠지만. 한..

인식계몽

인식계몽 내 절친한 친구 중 한 명이 자주 쓰던 말이 있다. “상식이 없으면 지식이라도 있던가 지식이 없으면 상식이라도 있던가”라는 말이다. 누군가가 다른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고 혼자만의 좀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 사회적으로 상식적이지 못한 사람들을 일컬어 하는 소리였다. 별로 기분 좋은 분위기에서 사용하는 말은 못되니 과거에는 자주 사용했다 하더라도 현재나 미래에는 쓸 일이 없어야 하겠는데 미래는 고사하고 지금 그 말이 자꾸 생각나는 것은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타인은 고려하지 않고 본인만 위한 행동을 하는, 상식적이지 못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지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자신의 가게나 사는 집 앞에 자그마한 공간이 있으면 작은 화단을 만들거나 화분을 놓고 철 따라 꽃을 ..

강요된 건강교실

강요된 건강교실 천주교 신부들이 입는 것과 비슷한 검은 옷에 군화처럼 생긴 신발을 신고 여행객들 앞에 선 그는 흡사 영화의 주연배우와 액션이나 특정 행동을 전담하는 대역배우를 합쳐놓은 것 같았다. 그의 설명은 나처럼 무뢰한에게는 거의 전문 의료인의 수준이었으며 행위는 달인에 가까웠다. 난 그의 연기를 보면서 오징어를 잘 굽던, 아니 구워지는 오징어의 변화되는 모습을 행동으로 잘 표현하여 갈채를 받았던, 그러나 지금은 세상에 없는 코미디언 한 분이 떠올랐다. 가이드 소개로는 그는 정부에서 직접 특별 관리하는 특정 약재를 위하여 베트남 정부에서 고용한 한국인 안내원(판매원)이라고 했다. 그 말이 맞는다면 배우 모집 수준의 오디션을 통과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옵션이라고는 하지만 자유스러울 권리는 없고 참여의..

출석빈곤

출석빈곤 모 방송 뉴스시간에 한 기자가 나와 요즈음 초등학교 자녀를 둔 엄마들이 비행기표를 예약하느라 법석이라는 소식을 전하며 그 이면에 ‘출석빈곤’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나는 처음 듣는 단어인지라 무슨 이야기를 하나 들어보았다. 그리고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초등학교에서 유행하는 말이라고 하여도 초등학생들이 만들어낸 단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혹 과시하기 좋아하는 부모들이 지어내어 아이들이 듣는데서 이야기를 나눈 게 아이들 사이에 퍼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는 모르겠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도 선진국에서 행하는 것처럼 일정기간 부모와 여행 혹은 다른 활동을 위하여 학교에 나오지 않더라도 결석으로 간주하지 않는 제도가 있다고..

가정의 달 5월에

가정의 달 5월에 매해 5월이 오면 모든 매스컴에서 뿐만이 아니고 정부기관이나 사회단체들을 비롯하여 일반 국민들까지도 ‘5월은 가정의 달’이라는 표현을 쓴다. 5월은 봄이 무르익는 달이고 날씨도 보편적으로 상쾌하며 각종 아름다운 꽃들이 줄줄이 피어나기 때문인지 ‘어린이 날’을 시작으로 ‘부부의 날’까지 가정과 관련된 각종 기념일들은 모두 5월에 모여 있다. 물론 부모님과 견주어지는 스승의 날도 5월에 있다. 그래서 그리 불리게 된 것이라 생각되는데 따라서 사회적으로도 이런 5월은 1년 12달 중 가장 의미 있는 달이 아닐까 느껴지기도 한다. 가정이라는 단위 자체가 기본적으로 사회와 국가를 지탱하는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정교육은 학교교육에 견주어 덜 중요하다 할 수 없으며 가정의 구성원들인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