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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鐘)의 주조기법(鑄造技法)에 관한 고찰(考察)

korman 2008. 5. 24. 15:57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鐘)의 주조기법(鑄造技法)에 관한 고찰(考察)


이영배(李榮培, 서울대 명예교수)

서론(序論)

◇ 한국(韓國)의 청동기시대(靑銅器時代)

한국(韓國)에서는 지금까지 동(銅)과 철(鐵)이 함께 전래돼서 바로 철기시대(鐵器時代)로 된 것이 하고 추측되어왔다.
그런데, 광복(光復) 후(後) 함북(咸北)· 회녕(會寧)과 나진(羅津)· 초도(草島) 등지에서 초기(初期) 청동기(靑銅器)의 유물들이 발굴 보고(報告)되면서 우리 나라에서도 청동기시대가 있었다는 것이 입증(立證)되었다.
이렇듯 국내(國內)에서 많은 양(量)의 청동(靑銅)유물들이 발굴됨으로써 청동주조기술(靑銅鑄造技術)이 중국(中國)의 그것과는 다른 유형에 속한다는 점이 새로이 밝혀진 것이다.
◇한국종(韓國鐘)의 변형(變形)과 창조(創造)
신라인(新羅人)들의 치금술(治金術)과 청동기(靑銅器) 금속공예(金屬工藝) 주조기술(鑄造技術)은 언제나 당(唐)의 청동문화(靑銅文化)와 페르시아에서 행해지고 있던, 같은 계열(系列)의 기술(技術)을 소화(消化)하고 개발(開發)하는 과정(過程)에서 형성(形成)되면서 발전하였다고 추측된다.
신라인(新羅人)들은 당(唐)의 각종(角鍾)과 금탁(金鐸)의 악기(樂器)를 한국적(韓國的)으로 변형(變形)하고, 새로운 응용(應用)과 전용(轉用)과 변형(變形)하는 자세로 창조성(創造成) 있는 신라(新羅)특유의 형식(形式)을 가진 범종(梵鍾)(상원사종(上院寺鍾), 봉덕사종(奉德寺鍾))을 제작(製作)하였다.
◇통일신라(統一新羅)의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鍾)
봉덕사(奉德寺)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鍾)은 현재(現在) 국립경주박물관(國立慶州博物館)에 보존(保存)되어 있으며, 국보(國寶) 제(第) 29호로 지정(指定)되어 있다.
총고(總高) 3.663mm, 종구경(鍾口經) 2.227mm, 두께 203mm, 용두고(龍頭高) 450mm, 음통고(音筒高) 648mm의 거종(巨鍾)으로서 종신(鍾身)의 규모(規模)나, 아름다운 문양(紋樣)에서나, 단단(段段)하고, 긴 여운(餘韻)의 종(鍾)소리는 한국(韓國)의 대표적(代表的)인 최상(最上) 최우수(最優秀)의 걸작품(傑作品)이다.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鐘)의 주조기술(鑄造技術)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鐘)의 유래(由來)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鐘)의 명문(銘文)에는 종(鍾)을 주조(鑄造)한 사유(事由)와 종(鍾)에 쓰여진 동(銅)의 중량(重量)및 종장인(鍾匠人)의 이름이 양각(陽刻)되어 있어, 단편적이나마 주조(鑄造)에 관한 내역(來歷)를 추측케 한다.
◇범종설계(梵鍾設計)
범종(梵鍾)의 설계(設計) 및 기술적(技術的)인 것은 상원사종(上院寺鍾)을 주성(鑄成)한 자료(資料)와 경험(經驗)을 통(通)한 기술축적(技術蓄積), 신종의 명문에 밝혀져 있는 장인(匠人)들이 왕명(王命)을 받들어 범종설계(梵鍾設計), 문양도안(紋樣圖案), 주형제작(鑄型製作) 동합금성분배양(銅合金成分配合),용해(熔解) 및 주입(鑄入)을 분담(分擔) 실천(實踐)한 것으로 추정(推定)된다.

◇ 모형(模型)과 지문판(地文板)

鍾을 제작(製作)하기 위한 알심 제작 모형(模型)은 내형용회전형(內形用回轉型)으로 제작(製作)하고, 외형(外形)제작 모형(模型)은 외형용회전형(外型用回轉型)을 제작(製作)하여 사용한다. 그리고 각종(各鍾) 문양(紋樣)의 지문판(地紋板)을 도장(圖章)과 같이 만들어 사용한다. 또 용뉴는 밀납(蜜蠟)으로 조각(彫刻)하여 사용한다. 내형회전형(內形回轉型)으로 알심을 만들고, 외형회전형(外形回轉型)으로 외형(外形)을 만든다.
또 밀납형(蜜蠟型)으로 제작된 용뉴의 외부(外部)를 점토(粘土)로 바르고, 외부에 열(熱)을 가(加)하여 용해(熔解)된 밀납(蜜蠟)을 구멍으로 유출(流出)시키고 그 토형(土型)에 공동(空洞) 현상이 생기면 그것을 용뉴주형(鑄型)으로 사용한다.

◇ 주형제작(鑄型製作)

범종(梵鍾)을 만들기 위해서는 용동(熔銅)쇳물을 용해(熔解)시켜 주입 할 주형(鑄型)틀이 필요하다.
주형(鑄型)을 만들 때에는 종(鍾)의 몸체 형상과 같은 중심축을 통과하는 단면(斷面)이 동일한 축대칭(軸對稱)인 주조물의 현상 모양으로 되며, 중심축(中心軸)을 통과하는 회전형판(回轉型板) 단면(斷面)을 회전(回轉)시키면 종(鍾)을 만들고자 하는 현물 종(鍾)두께 만큼 간격(間隔)이 생겨나, 그 간격이 종(鍾)의 원형이 되는 것이다.

◇ 주형조립(鑄型組立)

한국(韓國) 범종(梵鍾)의 주형(鑄型)에는 ①동틀주형(鑄型)과 ②조립주형(組立鑄型)이 있다.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鐘)은 종신(鍾身)의 주조시(鑄造時)에 형성(形成)된 하형(下型)과 중형(中型)의 경계선(境界線)이 보임에 따라 3단(段) 조립식(組立式)으로 구성(構成)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鐘)의 주조과정(鑄造過程)은 다음과 같다.
①3단(段) 조립식(組立式) 주철(鑄鐵)틀을 제작(製作)한다. ②주형(鑄型)(거푸집) 제작(製作)에 앞서 주종(鑄鍾)을 위(爲)해 움을 판다. ③움밑 바닥에 점토(粘土)와 볍짚으로 혼합(混合)해서 만든 주조대(鑄造臺)를 제작(製作)한다. ④주조대(鑄造臺) 위에 중앙부위(中央部位)는 연와(煉瓦)로 우물정(井)자식(字式)으로 쌓아 올려 내형(內型)을 만든 다음 볍짚을 혼합(混合)한 점토(粘土)로 외벽(外壁)을 바르고, 회전형판(回轉型板)으로 회전시키면서 내형(內形)(알심)을 완성(完成)시킨 후에 잘 건조(乾燥)시킨다. ⑤외주형(外鑄型)틀의 하형(下型) 및 중형(中型)을 조립(組立)한 후 주형토(鑄型土)를 바른 후, 외형회전판(外形回轉板)으로 회전시키면서 주물사면(面)을 도장(圖章)을 찍는 식으로 눌러주고, 문양(紋樣)을 완성(完成)한다. ⑥외주형(外鑄型)틀의 상형부위(上型部位)에 용뉴(용두(龍頭), 음통(音筒))를 밀납(蜜蠟)으로 조각(彫刻)한 원형을 천판정상(天板頂上)에 설치하고, 그밖에 용동(熔銅) 주입구(鑄入口), 덧쇳물구(口), 가스 배기구를 마련한 후(後), 그 주위(周圍)를 주물사로 다져 매몰(埋沒)한다. ⑦상형(上型)에 마련된 음통(音筒)은 조형적(造形的)인 면 외에도 주조시(鑄造時) 주형내(鑄型內)에 존재하는 수소(水素)가스 및 불순물(不純物)을 외부로 배출(排出)시키는 역할을 한다. ⑧신종주조(神鍾鑄造)는 밀납형(蜜蠟型) 주조법(鑄造法)으로 주성(鑄成)하였을 것으로 추정(推定)된다. ⑨하주형(下鑄型) 및 중주형(中鑄型)과 상주형(上鑄型)은 조립(組立)한 후(後) 부상(浮上)을 막기 위하여 중종(重鍾)을 올려 놓는다. ⑩용해로(鎔解爐)에서 용해된 용동(熔銅) 쇳물은 주형(鑄型) 쇳물 주입구(鑄入口)로 인도(引渡)하여 주입(鑄入)한 것으로 보인다.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鐘)의 청동재료(靑銅材料) 및 용해(熔解)

◇ 범종용(梵鍾用) 청동재료(靑銅材料)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鐘)의 명문(銘文)을 보면 범종(梵鍾)을 만들기 위(爲)한 재료(材料)는「동(銅)12만근(萬斤)」으로 주종(鑄鍾)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동(銅)이라 함은 청동(靑銅)을 말하며, 순동(純銅)· 주석(朱錫)· 아연(亞鉛) 등을 혼합(混合)한 동합금(銅合金)이다.
통일신라시대(統一新羅時代)에 주종(鑄鍾)된 현품종(現品種) 중에서 범종용(梵鍾用) 청동재료(靑銅材料)의 화학성분(化學成分)을 살펴보면 ①상원사종(上院寺鍾), ②선림원종(禪林阮鍾), ③실상사종(實相寺鍾)의 화학성분(化學成分)의 분포(分布)는 동(銅)은 약(約)85∼87%이고, 주석(朱錫) 은 약(約)12∼17%함유(含有)하고 있다. 그러므로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鐘)의 주성분(主成分)은 동(銅)이 약(約)85∼87%, 주석(朱錫)이 약(約) 12∼14%정도(程度) 함유(含有)된 청동재료(靑銅材料)로 추정(推定)된다.

◇용해 및 주입

(1)용해로(熔解爐) 의 구조(構造)

용해로(熔解爐)는 원통로(圓筒爐)의 기초(基礎)(목탄분말(木炭粉末)과 점토(粘土)를 섞은 것) 위에다 외벽을 내화성(耐火性) 있는 연와(煉瓦)로 축로(築爐)하고 내벽(內壁)은 내화점토(耐火粘土)로 바른 다음 노(爐)의 외벽(外壁)은 철대(鐵帶)로 감아서 고정시키고 소성(燒成)하여 제작(製作)된 로(爐)이다.
(2조업(操業)및 주입(鑄入)
용해로(熔解爐)의 노저(爐底)에 화목(火木)을 쌓아놓고, 그 위에 노경(爐徑)의 2배(培) 정도 목탄(木炭)(백탄(百炭))을 쌓아놓고, 불을 지핀 후 목탄(木炭)과 동(銅)을 교호(交互)층상으로 쌓아, 송풍구(送風口)에 디딜식 풀무질로 바람을 불어 넣으면, 목탄(木炭) 이 연소(燃燒)하면서 그 열(熱)에 의(依)해 동(銅)이 녹아 쇳물이 된다. 이미 적점토(赤粘土)로 막은 유출구(流出口)를 뚫어 쇳물바가지로 용동(熔銅)쇳물을 받기 전에 주석(朱錫)을 넣고, 청동합금(靑銅合金)으로 한 후(後), 종주형(鍾鑄型)의 주입구(鑄入口)에 용동(熔銅)쇳물을 주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총괄(總括)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鐘)의 주조상태(鑄造狀態)를 고찰(考察)을 통(通)해 검토(檢討)한바 ①주형(鑄型)은 하형(下型), 중형(中型) 및 상형(上型)의 3단(段) 조립식(組立式)으로 구성(構成)되었다. ②주조법(鑄造法)은 밀납형(蜜蠟型) 주조법(鑄造法)으로 주성(鑄成)되었다.③중량(重量)은 명문(銘文)에 12만근(萬斤)이므로 이것을 현재(現在)의 도량형기(度量衡器)에 따라 환산(換算)하면 약 24여 톤이 됨을 추정할 수 있다.


출처 : http://www.historia.co.kr/spboard/board.cgi?id=gita&action=for_print&number=59.cgi&img=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