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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피싱인가?

korman 2021. 7. 11. 21:05

여의도 소공원 꽃밭

이것도 피싱인가?

 

요새도 가끔씩 예전과 비슷한 내용의 피싱 전화가 온다. 국제전화로 오는 것은 차단을 하였지만 010으로 변환하여 온다니 더욱 조심하고 있다. 상대의 이야기에 내가 한 마디 응답을 하면 대부분 그 쪽에서 급히 끊어버린다.

지난달에는 집사람이 전화를 받더니 “네”,“지금 옆에 있는데 바꿔드릴까요?”하고는 전화를 그냥 끊었다. 무슨 전화냐고 물으니 딸 이름을 대며 엄마냐고 묻더니만 딸이 큰 사고를 쳤다고 해서 지금 옆에 있으니 바꿔 준다니까 갑자기 뚝 끊었다고 하였다. 이 사람들은 어디서 내 가족들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다 알았을까? 요즈음도 이런 피싱에 당했다는 사람들이 뉴스에 자주 등장한다.

 

‘WhatsApp' 이라는 채팅 어플이 있다. 카톡과 같은 기능을 가진 어플로 카톡을 안 쓰는 외국인들이 사용하는 것이라 업무를 볼 때 종종 사용였고 요즈음도 그 어플로 인연을 맺은 일부 사람들이 가끔 코로나 등과 관련하여 안부를 물어오고 있다.

6월 말에 이 어플을 통하여 모르는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다. 채팅이야 어플에 가입한 사람이면 누구와도 접촉이 가능하고 어떤 사람은 업무적인 일로 B2B에 올려 있는 내 연락처를 보고도 연락하므로 응대를 하였다. 중국 칭따오에서 친구 3명과 사업을 하고 있는 건축디자이너라고 자기소개를 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카톡 ID를 알려주며 카톡이 편하니 그곳으로 초대를 부탁하였다.

 

부탁대로 초대를 하였다. 요새 알려지고 있는 한국의 집값에 대한 이야기, 한국의 건축디자인 등에 대하여 관심을 표하고는 내 이름, 나이, 하는 일 등 기본적인 것들을 묻더니만 느닷없이 자신은 33세 이혼녀라 하였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인가 하여 그녀가 카톡에 올려놓은 사진을 찾아보니 사진은 완전 미스챠이나 보다도 더 빛나는 얼굴이었다. 그 사진의 진위여부는 확인이 안 되니 믿을 게 못되지만 내가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조금 있다가 사업을 같이 한다는 친구들과의 사진, 그 날 계약하였다는 건축디자인 계약서 제목 등 사진을 보내왔다. 좀 냄새가 난다싶어 내 실제 나이와 이름(본명이 아니라 늘 업무용으로 쓰던 서양식이름) 및 하는 일 등을 알려주고 내 나이가 그녀와 채팅하기에는 부적절한 것 아니야 하였더니 나이는 상관이 없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시작한 몇 줄 대화가 주식으로 바뀌었다. 자기는 주식을 하고 있는데 나는 어떤 주식을 하냐고 물었다. 주식에는 관심이 없다고 하자 무언가를 소개하려는 듯 주식하기를 권하였다. 난 “보내준 사진을 보니 당신과 친구들이 미스 챠이나 1,2,3 보다도 더 예쁘다”고(실제 사진이 그랬다) 칭찬을 하고는 우리나라에는“주식으로 흥한 사람 주식으로 망한다”는 속담이 있다고 소개를 하며 주식보다는 사업에 열중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을 하였다. 아마 그게 그녀가 나에게 하고자 하였던 주식소개에 허를 찌은 것인지 무지하게 예쁘다는 칭찬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은 연락이 오질 않았다. 나는 그 ID를 두 채팅 어플에 차단으로 등록하였다.

 

며칠 지나 또 WhatsAPP으로 샹하이에서 사업을 한다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응대를 하자 상대는 내 이름부터 물어왔다. 엊그제 칭따오 그녀(?)에게 알려줬던 이름을 다시 알려줬다. 그랬더니 더는 연락이 없었다. 아마 엊그제의 그 예뻤던 사진 속 무리들과 같은 패거리였던 것 같다. 내가 쓰는 영어가 칭따오와 채팅에서의 영어 표현과 비슷하니 혹 같은 사람이 아닌지 먼저 확인이 필요하여 이름부터 ane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ID 또한 차단하였다.

 

이제는 전화로 피싱이 점점 어려워지자 채팅을 통하여 사기를 치는 무리들이 있는 모양이다. 그런 예쁜 사진과 33세 이혼녀에 관심을 보이다 속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 지금도 뉴스를 보면 노인들이야 모르니 그렇다 치더리도 젊은 사람들도 피싱에 걸려들어 많은 손해를 입는 소식을 접한다. 조금만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비록 그들이 알려주는 전화번호나 인터넷 주소가 관계기관과 같다 하더라도 이 또한 가짜로 그리 할 수 있다고 하니 스스로 그와 관련되는 관계기관을 찾아 연락하면 진위여부가 금방 밝혀질 텐데 또 속았다는 소식을 접할 때 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앞으로 내가 경험한 채팅과 비슷한 채팅류의 피싱이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혹되는 사람들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1년 7월 7일

하늘빛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nuaVgJFbOBs 링크
summertime on sa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