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오래 머물러 있어라 열어 놓은 아침 창문으로 훅 하고 뭉쳐진 바람이 몰려들어오며 선풍기 바람과 마주쳤다. 순간 흡사 무협영화의 장풍이 부딪는 펵 소리가 났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회색구름 짙게 드리웠던 하늘 옆구리가 검은빛으로 바뀌었다. 이런 모습엔 창문밖에 얹어놓은 비가림막에서 곧 후드득하고 크고 굵은 소리가 들려야하는데 이상하게 바람만 툭툭 들어온다. 에어컨은 손주라는 비밀번호가 있어 나는 작동을 못한다. 마누라는 부채가 좋다며 손주들이 안 오면 여름 내내 쉬게 하라는 명이니 그래 나도 뭐 에어컨에 미련이 없다고 하곤 있지만 내심 이러려면 거실도 크지 않은데 저건 왜 한 자리 내어주었을까 마누라에 시비라도 걸고 싶다. 비가 오면 비를 섞은 바람이 훅 쳐들어 올 테니 그래 비는 관두고 그 시원한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