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하늘은 청명한데 컴퓨터가 놓인 자리에서 의자를 돌려 창문을 바라보면 하늘이 보인다. 가을하늘이다. 여름과는 확연히 다른 하늘빛에 하얀 뭉게구름이 여기저기 걸쳐있다. 바람이라도 불면 구름 흘러가는 게 꼭 바다 위를 내가 배를 타고 지나는 듯 느껴진다. 가을 하늘에 최면이라도 걸린 듯 내가 구름과 반대방향으로 흘러가는 듯 착각되기 때문이다. 9월의 그 청명한 초가을 하늘을 바라보면서도 흰 구름 사이사이로 검은 구름이 자리한 듯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워 짐을 느낀다. 9월에 들어서며 일어난 이웃들의 청명하지 못한 모습 때문이다. 어떤 여론조사기관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니 노인이라 불리는 나이가 어느 정도여야 적절하냐는 질문에 대한 평균이 74세였다고 한다. 이 숫자를 기준으로 한다면 나와 집사람은 아직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