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여태 달력에
동녘 볕 좋은 창가의 군자란
삐죽이 얼굴 내민 주황색 꽃잎에
이제 봄이려니 현관을 나서는데
골목이 몰아온 차가운 바람에
아직은 때가 아니로구나
차진 볼 감싸고 되돌아 왔네.
창문 흔들림에 훈풍이려니
잔가지 흔들림에 춘풍이려니
무거운 겨울옷 성급히 벗어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거리에 나서다
휙 몰아치는 회오리바람 한기에
옷깃 여미고 되돌아 왔네.
입춘이 지났으니 봄이라 하였던가
우수 경칩 지났으니 봄이라 하였던가
작년 여름 맹꽁이 울던 동네공원 연못
마른 갈대는 여전한데 고인 물 없으니
개구리 선잠 깨어나 어디에 기댈고
언 땅 녹여줄 봄비 소식 어디 있을까
시간은 여태 달력 속에 잠자고 있구나.
2022년 3월 4일
하늘빛
음악: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T2EoCo-Lm2c 링크
Mendelssohn - Spring 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