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2-4/25 대만여행 1
각자의 형편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행을 계획하면서 사람들이 맨 처음 고려하는 것은 보편적으로 여행경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물론 여행경비는 가고자 하는 곳과 여행기간 그리고 각자의 여행 성향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내 경우는 우선 가고 싶은 곳을 선정하여 필요한 기간을 따져보고 그에 맞는 경비를 산출하여 본다. 그러고 나서 산출된 경비가 생각하고 있던 한도를 벗어나면 그에 걸맞은 다른 장소를 물색한다. 국내여행이건 해외여행이건 고려하여야 하는 여행의 요소들은 매한가지다.
작년 말부터 생각하여왔던 집사람과의 해외여행을 미루고 미루다 예정을 4월 말경으로 잡고 인터넷을 통한 자료 수집을 시작하였다. 예전엔 어느 나라에 가느냐가 우선이었지만 요새는 지역이 중요하다. 즉, 국내 여행처럼 각 나라 안의 지역이 강조된다고 하겠다. 이번 여행은 집사람의 의견을 들어 가까운 대만의 타이베이와 주변지역을 돌아보기로 하였다. 자유여행에 익숙한 나로서는 안 좋은 기억이 많았던 패키지보다는 자유여행을 선호하지만 집사람의 염려를 고려하여 수많은 패키지 상품 중에서 하나를 골라 예약을 마쳤다. 검색결과 타이베이도 대중교통이 잘 되어있고 사람들이 주로 찾는 명소들의 대중교통 연계가 잘 되어있어 자유여행도 불편한 것은 아닐 테지만 때로는 길거리를 헤매고, 현지인에게 물어보고, 대중교통을 찾아다니고 안내판 쳐다보고 길 찾아다니며 허비하는 시간을 아깝게 생각하는 집사람의 염려를 우선 덜어주는 것이 즐거운 여행을 만드는 방법이 아닐까 싶어 패키지를 택하였다. 나는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곳에 가는 과정을 더 즐기는 편이고 집사람은 해외여행의 경우 과정에서 시간을 허비하기 보다는 목적지에 빨리 도착해 그곳에서 시간을 갖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글쎄, 패키지여행에서 목적지에 빨리 도착한다고 그곳에서의 개인시간이 필요한 만큼 가능할까? 여러 여행사마다 수많은 비슷비슷한 상품이 나열되어 있지만 그 중에서 필요한 수의 모객이 확보되어 실제로 실시되는 상품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닌지 골라놓고 며칠 지나면 없어지는 것도 있고 상품에 대한 상황을 전화로 문의하면 다른 상품을 권하기도 한다. 그러니 실제로 출발 할 수 있는 상품을 고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작은 글씨로 유사상품의 다른 팀과 합류할 수 있다는 여행조건이 달려있다. 모객이 되지도 않는 비슷비슷한 상품들을 왜 그리 많이 나열해 놓는지 이해가 어려웠다.
무안공항 사고 이후 비행기를 타고 가는 여행에 대하여 민감해진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사고항공사를 기피하는 경우가 늘었는지 사고 전만해도 거의 모든 상품에 그 항공사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사고 이후에는 많이 줄어들더니 말대로 세월이 약이 되었는지 3월에서부터는 예전대로 회복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집사람은 그 항공사는 피하자는 의견이었다. 요새 패키지여행은 저가항공을 많이 이용한다. 일반항공사와의 요금차이도 많이 난다. 따라서 가까운 동남아 거리는 저가항공을 이용하는 패키지가 주를 이룬다. 그렇다 하더라도 내 집사람처럼 아직 사고항공사를 피하고 싶은 여행객은 있는 모양이다. 집사람 바람대로 그 항공사는 제외하고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는 상품에 예약은 하였지만 나 자신도 아직 그 항공사 이름이 기억에서 줄어들지는 않고 있다. 집사람에게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비행기 기종은 그거나 이거나인데.
평소에 차지 않던, 그래서 늘 죽어있는 시계를 꺼냈다. 우리나라보다 한 시간 늦는다는 대만의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다. 지난번에는 이 시계를 깨우기 위해서 5,000원을 투자했었다. 시계의 뚜껑은 아무나 잘 열지는 못한다. 그래서 대부분 시계방으로 가져가 건전지를 교체한다. 못쓰게 되어도 좋은 시계인지라 내가 직접 건전지를 갈아보고자 정밀한 드라이버를 이용하여 몇 번 시도 끝에 뚜껑을 열었다. 아주 작은 납작한 건전지가 한 개 들어 있었다. 그 크기를 확인하고 다*소의 건전지 코너를 찾았다. 4개에 1,000원. 건전지를 덮고 있는 아주 조그마하고 얇은 금속판을 어렵사리 돌려놓고 건전지를 교체한 후 다시 금속판을 원위치 시키고 뚜껑을 닫았다. 확인결과 시계는 잘 가고 있었다. 250원으로 2년 전 5,000원을 대신하였다.
90 몇 년도에 출장으로 타이베이를 다녀온 적이 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짧은 기일로 인하여 ‘장제스(장개석) 전 총통’이 중국 대륙의 보물을 통째로 옮겨다 놓았다는 국립고궁박물관을 보지 못하고 돌아왔기 때문에 미련이 많이 남았었다. 모두에게 그런 건 아닐 테지만 나의 여행테마라면 타이베이에서 그 박물관 하나면 여행이 족하다 할 정도로 대만에서 봐야할 곳 1순위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다. 패키지여행이니 박물관에서 얼마만큼의 시간이 주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일정상 코끼리 다리만지기 정도밖에는 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난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동남아 중국문화권의 중국음식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 특히 그들이 많이 사용하는 고수라고 하는 향채에서 나는 냄새에 민감하다. 대만 출장당시에는 모든 음식에, 심지어는 경양식집이나 호텔에서 조식으로 제공하는 햄, 소시지 및 달걀에 까지도 그 냄새가 배어있어 식사에 어려움이 있었다. 때문에 맥000햄버거를 찾아 길거리를 하염없이 걸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편의점과 국제적 햄버거나 일반 음식점 체인이 많으니 오래전 출장 때와는 다를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 속에 패키지여행에 대한 또 한 번의 부정적인 기억이 없기를 바라면서 가방에 집어넣어야 할 물건들의 리스트를 체크하고 있다.
2025년 4월 19일
하늘빛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vgrg8G27rkQ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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