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4/22-4/25 대만여행 2

korman 2025. 5. 6. 16:59

4/22-4/25 대만여행 2

공항 홈페이지 켑처. ⓒ 다이중공항

 

출발일 임박하여 목적지의 날씨를 검색하여보았다. 대만 도착 당일을 제외하고는 돌아오는 날 까지 비가 내리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일자별 날씨를 표시한 4월 달력엔 맑은 날의 연속이더니만 내가 대만에 도착하는 당일을 제외하고는 3박4일의 일정 내내 비가 내리는 모양과 높은 습도가 표기되어 있었으나 비가 해를 가린 때문인지 기온은 높지 않았다. 예보된 날씨야 변할 수도 있는 것이니 그 변화를 기대하면서 비닐 우비 2개와 접는 우산 하나를 가방에 챙겨 넣었다.

 

인천공항으로의 이동시간을 계산해서 집을 나서는데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다. 대만에 가도 비가 내린다고 하였는데 모처럼의 비행기 타는 여행에 비마중만 다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10분 내로 걸어갈 수 있는 가까운 지하철역에 가면, 비록 갈아타야 하지만, 공항까지 무료로 도착하는 혜택을 무시하고 비를 핑계 삼아 카톡으로 택시를 불렀다. 가까운 거리는 집차를 이용하니 수년 사이에 택시를 탄 기억이 없다. 큰 가방 하나를 싣고 동인천역으로 가자는 요청에 택시기사는 여행을 가시냐고, 어디로 가시냐고 등등을 물어왔다. 비도 내리니 공항까지 갈 것으로 생각한 모양이었다. 여행은 가지만 동인천역에 가서 전철을 탈것이라고 아예 더한 물음을 차단하였다. 그는 화제를 바꾸어 비오는 날에는 카톡을 이용하여도 택시타기가 어렵다고 하였다. 택시 기사들이 거의 고령이라 비가 오는 날에는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였다. 하기야 나도 비오는 날이나 밤에는, 특히 비오는 날 밤에는 운전을 피하고 있으니 그 말에 수긍이 갔다.

 

대만으로의 출발이 항공기 연결 관계로 인해 한 시간 지연된다는 문자가 왔다. 자세한 설명은 없고 단지 ‘항공기 연결 관계’라 하니 이런 저런 상상이 오락가락하였다. 결론은 다른 곳에서 와야 하는 비행기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거나 있는 비행기의 정비가 아직 끝나지 않았거나 하는 이유로 제시간에 출발할 수 있는 비행기가 없다는 것 아니겠나. ‘연결 관계’라는 심오한 말을 지어낸 직원은 방송작가 이상의 글 솜씨를 가지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가 설명 없이도 비행기가 정해진 시간에 출발할 수 없는 이유들을 모두 포함할 수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지연이 되어도 체크인 카운터는 열었겠기로 전광판에서 우선 내가 타야할 항공기의 체크인 키운터 번호를 확인하였다. 요새는 카운터에 가지 않아도 스스로 빨리 체크인을 할 수 있는 키오스크가 많이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그게 탁송해야 하는 가방이 있는 승객에게는 별로 빠르지는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기내에 휴대하고 들어갈 수 있는 짐만 가진 승객은 셀프체크인하고 바로 출국심사대로 가겠지만 큰 가방을 가진 승객들은 셀프체크인을 하더라도 드롭백카운터라는 곳을 찾아가서 수화물 탁송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나이든 승객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런 이유로 난 바로 체크인 카운터를 찾아 별 기다림 없이 보딩패스를 받고 짐을 부쳤다.

 

보딩게이트가 지정이 되었지만 잠시 후 그 게이트가 다른 곳으로 바뀌더니만 보딩시간도 30분정도 지체되었다. 그렇게 예정시간보다 두 시간 가까이 더 기다린 뒤, 정시에 출발하였으면 목적지에 근접해야 할 시간에야 무릎이 앞 의자에 닿을 것 같은 좁은 자리에 앉았다. 그래도 지난번 친구들과의 여행에서 이용하였던 다른 저가항공보다는 무릎과 앞 의자 간격이 10cm 정도의 여유는 있는 것 같았다. 저가항공을 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승무원들은 안전관리 외에 별로 할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 한 잔이라도 돈 없는 ‘서빙’은 없기 때문이다. 몇 년 전 다른 저가항공을 타고 오사카를 다녀올 때는 그래도 주스 한잔과 물 한잔은 제공이 되었었는데 그것도 항공사마다 다른 모양이다. 잠시 눈을 감았다 뜨니 ‘타이중’이라는 공항으로 착륙한다는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2시간 반 만에 나라와 언어와 문화와 음식이 달라진 것이다. 도착한 공항은 우리의 지방 공항보다 작았지만 입국심사에서 일본보다는 좀 빠른 편이었다. 공항과 호텔사이의 이동거리가 짧은 편은 아니어서 저녁을 먹고 들어선 호텔엔 밤 10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2025년 4월 23일

하늘빛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yu68JBdIfFU  링크

classical cello music for drinking alone

'이야기 흐름속으로 > 내가 쓰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4/22-4/25 대만여행 4  (1) 2025.05.09
4/22-4/25 대만여행 3  (0) 2025.05.07
4/22-4/25 대만여행 1  (0) 2025.05.04
여행(旅行)을 떠나요  (4) 2025.04.10
스티커  (0) 202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