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보다 이웃 간의 정이 먼저였으면 주말, 아들내외와 손녀들이 모두 와 저녁을 같이하는 시간에 누가 초인종을 눌렀다. 문을 연즉 아래층에 사는 젊은 부인이었다. 그런데 이 부인은, 평소에 만나면 목례정도는 하는 사이였는데, 남의 집 저녁 식탁에 갑자기 찾아와서는 문을 열자마자 가벼운 인사조차도 없이 이마에 주름살가득하게 찡그리고 다짜고짜 짜증어린 소프라노톤 목소리로 “아이들이 뛰어서 심장마비 걸리는 줄 알았어요. 좀 뛰지 않게 해 주세요.”라고 언성을 높였다. 순간, 머리가 위로 솟구치는 느낌을 받아 생각없이 손주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할아비의 갑작스런 큰 소리에 놀란 손녀들이 울음을 터트리고 할머니가 얼른 일어나 사과를 하자 그녀는 멋쩍은 듯이 자기는 괜찮은데 그 아랫집, 그러니까 내 집의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