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울림 속으로/우리 종 공부하기

범종의 과학적 주조

korman 2007. 5. 5. 20:34


 

1. 에밀레종의 주조법

에밀레종의 주조법은 한마디로 불가사의하다. 1963년 2월 원자력 연구소 고종건, 함인영 박사는 특수촬영(감마선 투과촬영)을 통해 그 당시 어떻게 그렇게 얇은 주물이 가능했고(에밀레 종은 어디를 재도 위쪽은 10cm, 아래쪽은 20cm이다.)
깨끗한 용접이 가능했으며, 주물에 기포가 없었는지 현대의 기술로도 도저히
짐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종을 만드는데 쓰이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종 안과 밖에서 모양판을 회전시키면서 주조틀을 만드는 '회전법'이고 다른
하나는 '납형법'이다. 보통 작은 종을 만드는 데는 '납형법'을 썼고 큰 종에는
위의 두 가지 방법을 다 썼다. 그러나 남천우 박사에 의하면 에밀레종은
납형법(蠟型法)만으로 제작되었는데 이는 중국, 일본종이 만형법, 또는
회전형법으로 제작된 것과는 커다란 차이로서 소리와 형태에서 모두 큰 차이가
나게된다.

《종의 주조법》
① 회전형법(回轉型法)
회전형법은 일본이 범종 제조에 계속 사용해 온 기술이다. 이 기술은 중국에서
범종이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할 때 사용된 기술로서 먼저 나무로 회전축을 가진
판을 만들고 도자기를 만들듯이 그 판을 회전을 시키며 진흙으로 범종의 내형과
외형을 만든다. 내형과 외형이 만들어지면 두 개를 포개어 포개어진 사이의 빈틈에
주물을 부어 범종을 완성한다. 그러나 이 방법은 포개어진 내형과 외형의 틈을
전체적으로 고르게 조절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완성된 범종의 두께가 불규칙해질
경우가 많고, 범종 표면에 문양을 남기기도 어렵다. 일본 범종들이 종소리가
고르지 못하고 하나같이 변변한 문양이 남아있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② 납형법(蠟型法-cire perdue)

㉠ 납형주조란?
밀납, 송진, 파라핀 등을 섞은 납으로서 모형을 만들고 이것을 진토로써 매몰한
후, 초를 뜨겁게 구워서 녹여 흘려 없앤 뒤, 그 모형이 있었던 빈 속, 즉 공극에다
쇳물을 부어서 성형시키는 방법으로 고대부터 일품제작 등 복잡한 형이나 정교한
부조, 세밀한 문양 등의 주출에 이용되어 종, 불상 등의 제작에 널리 이용해 온
기법이다. 우리 고대사회에 유입된 납형주조기법(蠟型鑄造技法)은 금동불 제작을
비롯하여 범종수병(水甁), 대접이나 합동경에도 이용되었다. 안틀에 들어있던
밀납이 녹아 흘러내리는 까닭에 실납법(失蠟法)이라고도 불리우는데 중국에서 가장
오랜 것으로는 기원전 5세기의 청동기에서 볼 수가 있고, 중국에서는
용모법(熔模法)이라 칭하기도 한다.

㉡ 왜 납형법인가?
에밀레종의 완벽한 소리와 예술적 자태는 우리만의 독특한 범종 제조기술인
납형법 때문이다. 벌꿀의 밀랍을 이용하는 기술이 우리와 일본 범종 기술의 차이를
하늘과 땅만큼이나 벌려놓은 것이다. 우리 범종의 제조에 이용된 납형법(蠟型法)은
회전형법의 문제들을 해결한 획기적인 기술이다. 진흙으로 먼저 내형을 만드는
것은 회전형법과 같다. 그러나 내형을 만들고 나서 그 위에 밀랍으로 만들고 싶은
범종과 똑같은 범종을 만든다. 물론 범종 표면의 아름다운 문양들도 밀랍으로
아름답게 조각하고 새긴다. 그리고 그 위에 다시 진흙을 바른다. 진흙이 마르면
표면에 숯불로 열을 가해 밀랍을 녹이고, 그 빈틈에 주물을 부어 범종을 완성한다.
이 방법은 범종의 두께를 고르게 조절할 수 있고. 또 밀랍으로 다양한 문양들을
조각해 남길 수 있다. 이 납형법이 아니고서는 종 몸체에 그와 같이 아름다운
문양을 새기는 것이 불가능하고, 긴 여운을 낼 수도 없다.

③ 에밀레종의 납형법
에밀레종이 납형법으로 제작되려면 22톤의 쇳물, 감량 20~30%를 계산하면 약
25~30톤의 쇳물을 끓여 동시에 부어야 한다. 이때 쇳물을 주입하는 주입구는
임영하 박사의 조사에 의하면 10곳에 그 흔적이 있다. 27톤의 끓는 쇳물을
거푸집에 일시에 붓는데 그때 굉장한 압력이 가해져 거푸집이 아주 튼튼해야 한다.
또 쉿물이 쏟아질 때는 거품이 일어나 버글거리는데 이때 공기가 미쳐 빠져 나오지
못하면 공기를 품은 채 굳어버려 기포가 생기게 된다. 현재 신종 표면에는
3백여개의 구멍이 있다. 대부분 주조당시의 기포 때문에 생긴 것이고 부식노화된
것은 10개 안팍이다. 현대의 주물에는 기포가 많은데 겨우 300여개의 기포만이
발견되다니 그때 당시의 발달된 주조술을 알 수 있다. 또한 납형법을 사용하기
위해선 어마어마한 밀랍이 필요하다. 밀랍으로 모양을 자세히 만든 다음 진흙으로
두텁게 발라 틀을 만들고 열을 가하게 되면 밀랍만 녹아 내리게 되고 그 속에
쇳물을 집어넣어서 종을 만들게 되어있었다. 밀랍형으로 제조하려면 밀랍이 최소한
토종벌통 1500~2000개 정도의 분량이 필요한데, 지금 최대의 토종벌 재배장인
설악산 미천공 황이리 토종꿀단지에서 기르고 있는 벌통이 겨우 279개라고 할 때
실로 엄청난 분량이다. 아마도 종의 제작을 위해 벌을 대량으로 기르지
않았을까라고 짐작된다.


2. 에밀레종의 재질
에밀레종의 무게는 이제까지 간접측정방식에 따라 25t 가량으로 추정됐으나
이번에 변형률 측정센서를 이용해 직접 무게를 젠 결과 18.9t으로 측정되었다.
에밀레종은 구리와 주석을 85:15 비율로 합금한 청동종이다. 에밀레종의 재질을
알기 위해 12군데서 시편을 채취해 실시한 신종의 성분분석은 에밀레종의 전설의
진위를 밝혀내었다. 이제껏 신종에 아이가 들어갔다라는 전설은 사람의 몸에 많은
'인'이 청동의 주조성을 좋게 한다는 과학적 원리에 의해 사실로 생각되어 왔지만
성분분석 결과 인은 들어있지 않았다. 특이한 점은 기존의 한국 종이나 일본,
서양종에서는 검출되지 않은 유황성분이 0.22%가 나왔다는 것이다. 이 유황은
충격완충제의 역할을 담당한다.

글쓴이: acevamp (김지호)

제  목: 과학적 주조 재질

날  짜: 2002년 9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