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지하철 노선색

korman 2007. 12. 2. 18:15

지하철의 노선색


우리나라의 유동인구 중에서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지하철을 이용한다고 한다. 그중에 나도 포함되어있다. 우리나라가 지하철과 인연을 맺은 것은 경인간 전철이 개통된 1973년인가 그 때쯤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이제 35년여쯤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세계적으로 지하철 강국의 대열에 끼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서울은 물론이고 지방 도시에도 지하철이 있으며 특히 서울에는 많은 노선이 존재하고 또 신규 노선이 건설되고 있다. 따라서 지하철 노선은 노선도를 봐도 무척 복잡하게 얽혀져 있다.


지구상의 많은 나라들이 인구가 밀집된 도시에서는 지하철을 운영한다. 경제적으로 뒷받침이 가능한 나라들은 운행 노선이 한두개가 아니고 그 복잡한 노선에는 각기 이름이 붙여져 있다. 우리나라는 1호선 2호선 등으로 되어 있지만 다른 나라들은 아이들 이름 짓듯이 그렇게 되어 있다. 이와 더불어 구분하기 좋게 하기 위하여 각 노선마다 고유의 노선색을 지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각 노선마다 각기 다른 색을 가지고 있다. 이는 구분의 편리함도 있지만 글을 모르는 사람들이나 외국인들에게도 자신이 필요한 노선을 빨리 찾게 하기 위함이며 또 여러 가지 다른 목적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나도 노선을 갈아 탈 때 누군가가 물으면 색을 이야기한다. 초록색으로 혹은 보라색으로 등등.


그 많은 노선색들 중에 노란색은 우리나라 지하철이 처음 생길 때부터 “나가는 곳”을 표시하는 색으로 사용하여왔다. 따라서 이제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가는 곳”라는 글씨를 찾기 이전에 노란색 표지판을 찾아 자동적으로 그곳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지하에서 어떤 사고로 인하여 연기가 자욱하더라도 노란 표시판을 보면 그곳이 나가는 곳으로 생각하고 모두들 그쪽으로 탈출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이렇게 인식된 색은, 특히 유사시 위험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장치나 장소로 이용하는 색은, 바꾸거나 같은 시설물의 다른 목적에 사용하는 것을 삼가 하여야 한다.


최근에 서울에서 운행하는 노선 중에 분당선이 있다. 그런데 이 분당선의 노선색은 나가는 곳의 색과 같은 노란색이다. 나는 이것이 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미술 하는 사람들이나 페인트 및 색과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이 아니더라도 보통 학교에서 사용하는 칼라챠트에 표기된 색들은 확연히 다른 색만 하여도 수십가지에 달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데 몇 개 되지도 않는 지하철 노선색에 그것도 새로 생긴 노선에 모든 이용자가 “나가는 곳”으로 이해하고 또 위험에 대처하여야 하는 노란색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 만일 노란색 표지 일색인 분당선에 위험한 사태가 발생하여 연기가 가득 차고 사람들이 급히 탈출하여야 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생각해 본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당황하고 눈에 들어오는 것은 “나가는 곳” 이라는 글자보다는 노란색이 기억나고 그 표지판이 보이는 곳으로 탈출하려 할 것이다. 물론 곳곳에는 초록색 비상표시등과 형광으로 빛나는 안내표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전기가 공급되고 있고 노란색 표지판에 불이 들어와 있는 사고 초기에는 다른 것 보다는 노랗게 칠해진 큰 사이즈의 표지판이 얼른 눈에 뜨일 것이고 순간적으로 사람들은 그 노란색 쪽으로 이동 할 것이다. 따라서 이는 큰 불행을 초기에 막을 수 있는 색이기 때문에 지하철에 관한한 다른 목적에 사용하여서는 안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담당하시는 분들께서 색을 정하기 전에 한 번 더 검토를 해 보았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과 함께 이제라도 분당선의 색을 바꿀 수 있으면 바꾸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지하철 각 역사에 비치된 "수도권 전철 노선도"에도 잘 나타나지 않는색인데.이게 나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으되 그리 잘못된 생각은 아니라고 스스로 자인해본다.


2007년 12월 둘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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