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교통범규

korman 2007. 11. 26. 08:32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앞쪽으로 옹진군청이 들어서면서 시내 쪽으로 나가는 길이 넓어지고 한쪽으로만 가야했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에는 늘 막히던 길이 양쪽으로 갈 수 있게 새로운 사거리가 생기면서 새로 난 도로 쪽에는 한가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과속하는 차량 때문에 늘 도로 한구석에 이동카메라를 설치하고 경찰이 단속을 하고 있다.


오늘 아침에 모처럼 운전을 하고 새로 난 길로 접어들었는데 한가하던 길에 차들이 늘어서 있고 길이 막혀있다. 무슨 일인가 조금을 더 가보니 신호등이 있는 3거리에서 승용차 두 대가 대파되어 하나는 반대편 차선 인도 쪽에 얹혀있고 또 다른 한대는 도로 가장자리에 놓여 있는데 경찰이 와서 정리를 하고 119 구급차까지 동원된 것이 사람이 다친 듯 하였다. 신호등 있는 곳에서 그렇게 큰 사고가 나는 것은 누군가가 자기에게 주어진 신호를 지키지 않은 탓이리라. 한참을 기다려 다음 삼거리에 도달 하였는데 그곳이 또 막혔다. 그곳에서도 또 사고가 있었다. 역시 신호등이 설치된 삼거리인데도 불구하고.

며칠 전 군청 앞 사거리에서도 이와 비슷한 큰 사고가 난적이 있다. 그 때에도 한적하다고 누군가가 신호를 위반하였기 때문에 난 사고였다.  


차를 운전하고 가다 보면 한적한 길에서는 신호는 물론 여타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는 운전자들을 많이 만난다. 한가한 길에서 적색신호에 정차해 있으면 뒤에서 마구 경적을 울리는 사람도 있다. 적색신호에 어쩌란 말인가. 사고를 낸 운전자들에게서 사고를 내려니까 아니면 사고를 당하려니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자신에 주어진 신호를 무시하는 사람에게 무엇이 보였을까.


횡단보도 앞에는 자동차 정지선이 있다. 사람들은 횡단보도 안으로 길을 건너고 모든 자동차들은 정지선 앞에서 멈춰야한다. 그러나 많은 차량들이 정지선을 넘어 횡단보도선 앞에 혹은 횡단보도를 침범하고 정차를 한다. 자동차 정지선에 대하여 인지가 되어있지 않은 것이다. 차량이 횡단보도의 정지선을 넘는다는 것은 길을 건너는 보행자에게 위험을 주는 것이다. 충분히 정지선 앞에 정차할 수 있는 환경인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의식 없이 횡단보도를 끼고 정차를 한다. 가끔은 횡단보도 가운데 세우고는 보행자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려고 먼 산을 바라보는 운전자들도 있다. 난 이런 자동차를 보면 전기톱으로 침범한 만큼 자르고 싶어진다.


신호등이 있는 갈림길에서 신호등이 노란색으로 바뀌면 차를 멈추어야 한다. 그런데 오던 차량은 노란색에 지나려고 빨리 달리고 정차해 있던 차량은 남의 신호에 노란색이 켜지는 것을 보고 출발을 한다. 그리고 둘은 사거리 가운데서 서로 만난다. 아주 거칠게 인사하면서. 때로는 상대편의 신호가 주어진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이를 무시하는 운전자들도 있다. 그래서 난 나에게 주행신호가 주어졌다고 해도 바로 출발하지 않는다. 숨을 한번 쉴 시간을 가지고 출발한다. 한 3초쯤 여유를 가지고. 그러나 이 3초를 못 참고 뒤에서는 경적을 울려댄다.


운전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본의 아니게 건널목 정지선을 침범 한다던가 사거리에서 꼬리가 물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의식적으로 그리 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주행신호라 할지라도 차가 밀려있어 사거리를 통과하기 어렵다거나 건널목에 걸릴 것 같으면 진입하지 말면 되는데 마구잡이로 진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가끔씩 우리나라에는 특별 단속기간이라는 것이 있다. 정지선 위반 단속기간, 안전띠 특별 단속기간, 꼬리물기 단속기간 등등. 그러나 나는 이런 특별 단속기간을 매우 의아하게 생각한다. 교통법규는 지켜지지 않으면 운전자 자신은 물론 타인의 인명과 직결된다. 따라서 인명을 보호하기 위하여 교통법규 위반차량을 단속하는 것은 몇 차례의 특별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예외 없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선진국 사람들이 교통법규를 철저하게 지킨다고 말을 한다. 그러나 그 뒤에 받치고 있는 철저한 법치와 배경에 대하여는 무관심하다. 그들의 생각이 선진화 되어있는 까닭도 있지만 상시적으로 예외 없는 법 집행에 의하여 위반하면 위반한 만큼 철저히 자신이 손해 보게 함으로써 잘 지키게 길들여져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도 적당히 위반하고 적당히 봐주는 습성을 벗어나 지속적으로 늘 단속하고 위반한 운전자에게 철저히 손해를 보게 한다면 어찌될까. 일정기간이 지나면 사람들의 의식이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중국을 다녀온 사람들은 중국사람들과 차량들의 무질서를 지적한다. 그러면서도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한다. 교통안전과 관련된 시설이 중국보다 월등한 우리나라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고 그들을 손가락질 한다. 과연 우리가 그럴 위치에 있을까. 선진국에 다녀온 사람들은 그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나라에서는 선진국에서 본 것을 본받지 않고 마구잡이로 행동한다. 좋은 것은 본받고 나쁜 것은 버려야 할 것을.

 

교통법규 위반을 상시적으로 철저히 단속하는데 대하여 난 전혀 저항감이나 이견이 없다. 비록 함정단속이라도 지키면 내가 안전하고 남의 생명을 존중할 수 있으니까. 우리도 곧 교통선진국대열에 올라서기를 갈망하면서.


2007년 11월 스무사흣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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