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이기주의를 배제하면

korman 2007. 10. 29. 23:58

이기주의를 배제하면


국외에 나갔다가 들어오는 길에 비행기가 인천공항에 가까워지면 승무원이 안내방송을 한다. “우리 비행기는 곧 서울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합니다” 라고. 나는 늘 이 안내방송이 못마땅하게 느껴진다. 인천공항이면 그냥 인천공항이지 서울 인천공항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의 수도로 진입하는 국제공항이니 그렇게 칭하는 것이기는 하겠지만.


인천공항이 생길 당시에 공항의 이름을 무엇으로 하느냐를 가지고 관련 기관이나 지역에서 많은 갈등과 다툼이 있었다. 인천에서는 인천에 있으니 당연히 인천공항이라 하여야 한다고 하고 또 다른 곳에서는 자신들이 내세우는 다른 이름으로 하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결국은 지역명을 따서 인천공항이라 하긴 하였지만 서울인천국제공항이라는 기내 방송은 늘 듣기에 거북스럽다. 또한 내가 인천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인천공항이라 불리우는 것도 마땅치 않다. 인천지역에 있으니 그냥 당연시 할 수도 있겠으나 우리나라의 대표국제공항으로 지역명 보다는 좀 더 문화적이고 역사적이고 한국적인 이름이 탄생하기를 기대한 탓이기 때문이다.


모든 나라들이 자국의 수도 근처에 국제공항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공항들이 다 지역 이름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대부분이 공항 고유의 이름들을 가지고 있다. 뉴욕의 존에프케네디공항, 파리의 샤르르드골공항, 싱가폴의 창이공항, 홍콩의 첵랍콕공항, 런던의 히드루공항, 로마의 레오날도다빈차공항 등등. 이들은 지역이름 보다는 역사적 인물이나 자신들의 문화를 비추는 이름들을 달고 있다. 물론 비행기가 이곳에 도착할 때는 기내 방송이 나온다. “뉴욕의 존에프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합니다” 이런 식으로. 우리의 서울인천 국제공항 보다는 좀 자연스럽다. 우리도 부서와 지역 이기주의를 배제 하였더라면 우리나라 제일의 국제공항에 인천보다는 좀 더 자연스럽고 멋진 이름을 지어줄 수 있었지 않았을까.


고속철도역이 생길 당시에 천안과 아산에서 다툼이 있었다. 모두 자신들의 지역 이름을 따야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그 해결책이 두 지역 이름을 모두 넣어 천안아산역이라는 긴 이름으로 마무리 지어졌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천안을 먼저 넣어야 한다 아산을 먼저 넣어야 한다를 가지고 또 싸웠다. 그런데 어찌어찌하여 천안이 먼저 들어가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참 너무들 한다 싶었다. 천안과 아산지역은 역사적으로 충무공 이순신장군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그렇다면 그 지역의 역사적 인물이나 문화적인 요소를 찾아 충무공역이나 이순신역 등으로 고려하여 봄직도 하였으련만 우리는 왜 꼭 지역 이름만을 고집하는지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운 일이다.


부산지역에 새로운 항만을 건설한다고 하니까 예외 없이 또 지역다툼이 벌어졌다. 부산신항이다 김해항이다 뭐시기다 하여 싸움질을 하였는데 어느 이름으로 결론이 났는지는 기억에 없지만 난 그때에도 우리의 해상 무역을 이끈 장보고의 이름을 따서 장보고항이라 하면 좋을텐데 왜 저리 쓸데없는 신경전을 벌릴까 생각 하였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어떤 시설물이나 지역이나 거리 이름을 지을 때 외국과는 달리 나라를 위하여 훌륭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이나 각 분야에서 그 이름을 빛낸 사람들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는데 참 인색하다. 새로운 주소를 만드느라 모든 골목까지 이름이 주어졌다. 그러나 그 수많은 이름 가운데 수원의 박지성길처럼 그 지역 출신으로 이름을 남긴 사람들의 이름을 따서 길 이름을 정한 곳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왜일까!


지금 고액권에 들어가는 인물 선정을 싸고 말들이 많다. 특히 여성을 누구로 하는가에 여성들답게 말이 많다. 신사임당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하고 어린이들의 영원한 누나인 유관순열사는 또 어째서 않되고.... 현존하는 인물이라면 몰라도 어느 누구를 넣던 이 시대의 여인들과 생각이 통하는 인물이 있을까. 대상자 모두 그 시대에는 선진화된 사고를 가지고 있던 여인들이며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는 모범이 되는 훌륭한 여인들이었다. 그렇다면 생각을 그 시대에 맞추어야지 과거의 여인으로 현재 환경에 맞는 인물을 찾는 것은 무슨 연유인가. 이 또한 이기주의에 의한 다툼은 아닐런지.


신사임당은 안된다고 반대하던 사람들이나 유관순열사는 안된다고 반대하던 사람들 모두 누가 선택되어 돈에 새겨진들 돈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인데 그냥 한국은행에서 정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여론을 더 조사한들 쓸데없는 시간만 소비될 것 갗은 생각이 든다.   


2007년 10월 스무여드레날 

 

* 이 글을 쓰고 난 후 한국은행에서 김구선생과 신사임당여사를 선정하였다.

   그러나 신사임당은 어저구 하는 소리가 계속 들린다. 신사임당이 안된다

   는 이유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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