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원칙을 지키면

korman 2008. 1. 9. 21:11
 

원칙을 지키면


아침에 아파트 정문을 나섰다.

여학생 남학생,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까지

많은 학생들이 등교를 위하여 바삐 걸어가고 또는 뛰어가고 있다.

아파트 정문 쪽으로는 학교가 네개나 있기 때문에

등하교 시간 인도는 늘 많은 학생들로 메워지고

개중에는 차도에도 내려서서 뛰어가는 학생들도 많이 있다.

항상 교통사고의 위험이 잠재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 앞 2차선 도로에는

특별히 차보도 분리대가 설치되었고 차도는 붉은 색으로 칠해지고

과속 방지턱도 여러개 만들고 신호등도 각 학교 정문마다 설치되어있다.


학교 앞 차량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오며 건널목 신호는 피란불이 들어오고

학생들이 길을 건너기 시작하였다.

이때 건널목에 도착한 승용차 한대

건널목 정지선에 멈추는가 하였더니

슬금슬금 다가가 학생들이 건너가고 있는 건널목을 절반이나 차지하고야 멈춘다.

학생들이 건널목으로 침범한 차를 피해가며 힐끔힐끔 차 안을 들여다본다.

운전자는 빨간 신호에 멈추었으니 자기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인지

학생들의 눈길을 피하여 먼 산을 쳐다보고 있다.

그의 차 안 실내거울에는 커다란 염주가 두 겹으로 감겨져 있었다.

어느 고참 아나운서가

자신도 염주를 차안에 걸고 다녔다고 한다.

그러다 한달이 자나지 않아 미안한 마음에

그것을 걷어 앞쪽 수납칸에 넣었다고 했다.

그런 것을 걸고 있으면 더 모범을 보여야 할 사람들이

그렇지가 못하더라했다.


어느 도로에서나 늘 행인이 보호되어야 하지만

특히 학교 앞 좁은 도로에는 신호에 상관없이

학생들이 항상 보호되어야 한다.

설사 차량의 주행신호가 주어진다 하더라도.....

그것이 법 이전에 살아가는 원칙이 아닐까.


냉동창고에 불이 나서 수많은 인명피해가 생겼다.

용접을 하다가 용접불씨가 인화물질에 튀어 불이 났다고 하였다.

며칠 전에는 불법 오락실에서 용접을 하다가 불이 나서

많은 희생자가 생겼었다.  

이번 일 이전에도 많은 화재사건이

인화성이 강한 물질을 옆에 두고 용접을 하면서 발생하였다는 뉴스였다.

얼마 전에는 목동 아이스링크 지붕에서

인화물질로 작업을 하던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다가 불을 냈다.

수많은 화재의 대부분이 용접이나 담뱃불로 인하여 발생하였고

그로 안한 재산과 인명피해는 헤아리기 힘들다.

같은 부류의 화재가 뉴스라는 딱지를 떼기도 전에

같은 원인으로 계속 발생되고 있다.

이것 또한 원칙을 지키지 않는 우리의 무지에서 오는 것이라 생각되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사건이 터지면 늘 큰소리치는 사람들이 있다.  

또 다시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점검하고 철저하게 조사하고 철저하게 통제하고 철저하게 관리하고.......

수련원에서 유치원 아이들이 희생되었을 때도 그랬었고

인천 클럽에서 학생들이 변을 당했을 때도 그랬었다.

그 후로도 유사한 원인의 화재는 끊임없이 발생하였고

또 그럴 때 마다 같은 말은 되풀이 되었다.

냉동창고 화재감식이 끝나면 또 같은 말을 할 것이다.


모두가 처해진 위치에서

원칙을 지키고 있었다면

서해의 검은 재앙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고

이번 화재도 발생하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입버릇처럼 이야기 하던 “철저”가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면

이런 후진국형 사건이 계속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민소득이 2만불이 넘는다고 한다. 그리고 곧

선진국 대열로 진입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사건들을 보면서

선진국으로의 문턱은 높기만 하게 느껴진다.


2008년 1월 아흐렛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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