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불쌍한 대한민국

korman 2016. 11. 20. 16:21

 

 

 

불쌍한 대한민국

 

 

소풍 가듯 어린아이들 손잡고 나온 사람

시장 가듯 유모차에 젖먹이를 태우고 나온 사람

방송 마이크가 다가가자

아이들에게 민주주의를 보여주기 위하여 데리고 나왔다고.

군중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는 늘 쏠리는 변수가 존재한다.

집단적으로 급하게 이동하거나 시위질서가 갑자기 무너지기도 한다.

군중의 변화에 따라 아이들은 큰 위험에 노출된다.

군중의 어른들이 갑자기 이리 밀리고 저리 뛰면

아이들의 부모는 과연 자녀를 어찌 보호할 수 있을까?

유모차는 어디로 가야할까?

아이들에게는 민주주의보다 안전하게 보호되는 것이 우선 아닐까?

그곳에서 민주주의라고 아이들에게 외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혹여 아이들이 기억한다면

민주주의란 곧 시위라는 인식을 갖지 않을까?

불쌍한 대한민국이다.

 

 

시위 현장을 프라임 뉴스로 생중계하는 공중파 방송

뉴스 중간에 인터뷰가 나온다. 그것도 16세 어린 여학생.

“방안에 처박혀 드라마만 보지 말고 ........(대통령에게)”

이 여학생에게 민주주의란 어떤 의미일까?

어린 여학생이라고 시위하지 말라는 법 없다.

어린 여학생이라고 인터뷰 하지 말라는 법 없다.

그러나 방송에는 적합한 말 부적합한 말을 가려야 한다.

인터뷰대상이 사용하는 단어가 

시청자들에게 적합한지를 가려야 한다.

평소에 잘 가려왔지 아니한가?

특히 인터뷰 대상은 나이어린 여학생이다.

방송은 시위군중의 일부가 아니다.

아무리 요새 막말방송이 많다고 하여도 그래도 공중파 아니던가!

시위대도 방송도 가릴 줄 모르면 민주주의가 소용이 없다.

채널을 돌렸다.

불쌍한 대한민국이다.

 

 

연속극에 너무 많은 인물이 등장하면 재미가 없어진다.

주연, 조연, 단역, 엑스트라가 너무 많으면 내용이 멀어진다.

지금 대한민국이라는 연속극에는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

아무리 뉴스에서 드라마를 반복 방영하여도

하루 지나면 누가 누군지

출연자들이 각각 무슨 역할을 맡았는지

주연은 알겠는데 조연, 단역, 엑스트라가 구분이 잘 안 된다.

누가 어떤 역할을 맡았고 어떤 대사를 했는지

한마디 하고 드라마에서 하차하였는지 다음 정거장 까지 갔는지

이게 그거고 그게 이거인 듯 하여 어지럽다.

분명한 것은 좋은 시절에는 드라마에 출연하였다고

주연처럼 나대던 인사들, PD, 조역, 단역, 엑스트라 모두가

드라마가 조기 종영되고 그 원인이 무엇인가

촛불을 켜고 대본을 살피자

주연이 대본까지 쓰고 제작까지 하였고

자신들은 대본에 씌어있는 대로 연기만 하였으니

모든 잘못은 통째로 주연이며 제작자에게 있다고

또 다른 신대본을 만들고 있다.

내 탓은 없고 네 탓만 있다.

불쌍한 대한민국이다.

 

 

내 세월이 한 갑자 돌고도 지금도 흘러 흘러간다.

독재, 자유, 유신, 한국적 민주주의, 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한 갑자 도는 동안에 나를 스치고 간 말들이다.

한국적 민주주의 까지는 구분을 하겠는데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는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학교에서는 민주주의를 배웠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 배웠다. 자유민주공화국은 없었다.

자유민주주의는 조선민주주의에 대항하는 말인지

고상한 정치인들의 단골메뉴인지

자유민주주의를 해야 한다고 외친다.

그들에게 민주주의는 무엇이고 자유민주주의는 무엇일까?

촛불이 켜지자 길거리방송이 많아졌다.

제작비 안 들이고 밤이나 낮이나 길거리방송으로 연명한다.

촛불이 켜지자 똑똑한 사람들이 많은 말을 한다.

그러나 다음 주연으로 나설 꿈만 꾸는 듯

나라를 위하여 쓸만한 말을 솎아 내기가 어렵다.

드라마에서 언뜻 들은 대사가 생각난다.

"네가 달라지지 않으면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일부 똥 묻은 뭐시기도 자기 몸은 씻지도 않으면서

주연보고 똥 냄새난다고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내가 달라지겠다”는 생각 안 하는 듯 하여 안타깝다.

이게 자유민주주의인지

대한민국이 안타깝다. 국민이 안타깝다.

불쌍한 대한민국이다.

 

 

민주공화국에 많은 대통령이 있었다.

대부분 지붕푸른집 대문을 제대로 걸어 나오지 못했다.

박수 받으며 이사 가지 못했다.

대문을 바꿔야 하나 지붕을 바꿔야 하나?

불쌍한 대한민국이다.

동사무소 태극기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펄럭인다.

 

 

2016년 11월 20일

하늘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