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세월의 지평선을 바라본다.

korman 2016. 12. 2. 18:29





세월의 지평선을 바라본다.


12개의 객실을 달고

시간을 먹으며 쉼 없이 달리며

긴 세월의 터널에

객실을 하나씩 떼어버리던 세월열차가

마지막 역 초입에 들어섰다.

이제 곧

하나 남은 칸도 미련 없이 버려질 테지.


세월열차에 무임승차한 사람들은

종착역에 가까워지는 열차 안에서

어떤 이는 느리광이 완행임을 안타까워하고

어떤 이는 총알보다 빠르다고 어지러워한다.

그러나 열차에서 내릴 수 없는 것은

모든 승객에게 주어진 공통운명이다.

열차는 객실을 모두 떼어버리는 종착역에도

정차하지 않기 때문이다.


창문에 내리는 저녁노을을 바라보는

승객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배웅도 마중도 없는 덩그런 승강장의

시계탑에서 울리는

12번의 종소리를 들으며

또 다른 12칸의 새 열차에 갈아타는 것 뿐

정거장과 정거장을 이어온

시간의 가락국수조차 생각 속의 사치일 뿐이다.


세월열차라는 놈은 그러나

새로운 아침의 노을을 기다리는 승객들에게

희망이라는 새 끈을 만들게 한다.

그리고 승객들은

진작 세월열차에서는 내리지도 못하면서

그 끈을

새로운 12칸마다에 매듭지어 놓는다.

그리곤

무정차역 마다에

그 희망의 매듭 하나씩을 풀어놓겠지.


이제 이 마지막 칸의 난간에서서

우두커니 먼 곳을 바라본다.

저녁노을이 살아지는 곳과

아침노을이 피어나는 곳

그 먼 세월의 지평선을.


2016년 12월 1일

하늘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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