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잡다한 이야기

이원복 교수의 진짜 유럽 이야기

korman 2022. 9. 18. 21:32

220904-220918 
이원복교수의 진짜 유럽 이야기

이원복 - 두산동아

서유럽 11개국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네델란드, 벨기에, 스페인, 아일랜드, 포르투갈)을 돌아다니다 보니 보름이나 걸렸다. 비록 책을 통한 여행이었지만 책의 흐름이 역사, 문화, 민족을 바탕으로 한 각국의 특징을 이해하기 쉽게 기술한 것이고 각국의 끝자락에는 흥미를 더하고 이해를 돕기 위하여 만화형태로 정리를 하였으니 지루할 틈이 없는 책이다. 그렇다고 여행안내서처럼 특정장소와 맛집 등을 가볍게 소개한 것은 아니며 많은 것을 섞어 놓기는 하였으나 각각의 영역에 있어 꼭 알아야 할 상식적인 것들을 발췌하여 기술한 책이다. 전문서적처럼 무겁게 기술한 책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보름이나 걸린 것은 각국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다른 나라로 이동할 때면 뭔가 얽혀있는 것들이 있어 앞의 페이지를 다시 들추어 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뇌가 책의 전장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지 못하는 불행한 사태의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11개국 중에서 내가 실지로 여행한 나라는 7개국뿐이다. 사실 여행이라는 게 어떤 나라에 속한 특정지역 한 군데를 다녀와도 그 나라에 다녀왔다고 말은 하지만 아무리 작은 나라라고 할지언정 지역마다 민족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역사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나라를 통칭하기 보다는 지역을 말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민족이 단일하다는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동서남북으로 각기 다른 사투리를 쓰고 음식의 재료나 맛 또한 모두가 다르다. 그러니 수많은 민족이 이동이나 전쟁을 통하여 역사적으로 섞여있고 분리되고를 반복하면서 국가가 형성되고 거기에 종교가 개입되면서 모두 얽히고설킨 중복된 역사를 공통으로 지니며 이룩된 유럽이니 사전에 공부를 하지 않고 겉모습으로만 보면 어디를 가나 여행자에게는 그 동네가 그 동네 비슷한 환경을 느낀다. 따라서 같은 것 같지만 서로 다른 유럽 국가들의 이야기를 요점만 알기쉽게 정리하여 제공하는 이런 책은 유럽의 각 나라로, 비록 일부 지역이라도, 떠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책이라 하겠다.

비록 몇 군데 되지는 않지만 유럽이라는 곳의 나라를 드나들며 내가 느낀 것은 다시 찾아가도 늘 같다는 것이었다. 물론 우리가 이야기하는 신도시처럼 현대적으로 개발되는 지역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여행안내서를 비롯하여 각종 서적에 체크리스트로 소개되는 곳들의 가시적인 모습은 골목 하나라도 전혀 변하지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던 일 때문에 같은 장소를 일 년에 한 번이라도 잠깐씩은 들려야 하는 곳이 몇 군데 있었는데 10여년 이상을 다녔어도 다르게 변화된 모습은 색깔조차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 덕분에 그 지역에 머무는 것은 골목이라도 내가 살고 있는 동네를 드나드는 것처럼 편했었다. 아마 보잘 것 없는 작은 건물 하나라도 역사성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나라와 민족은 다르더라도 오래된 것을 귀하게 간직하고자 하는 유럽인들의 공통된 인식인지도 모르겠다.

책에 소개된 나라들 중 내가 갔던 곳이라 하더라도 모두가 또다시 가고 싶은 곳이기는 하지만 그 중 하나를 꼽으라 한다면 영국이다. 여행이 아니라 아마 3개월간 홀로생활한 곳이 그곳이기 때문인 모양이다.

2022년 9월 18일
하늘빛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mWwkf9-6tiw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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