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잡다한 이야기

만약 내일 죽는다면 당신은 누구와 하루를 보낼건가요?

korman 2024. 4. 19. 13:58

240403-240412

만약 내일 죽는다면 당신은 누구와 하루를 보낼건가요?

나가마쓰 시게히사 - 윤지나 - 포르체

 

외국인이 저자로 되어있는 번역된 책은 별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제목에 이끌려 일본사람이 쓴 책을 읽었다. 그래도 서양 사람들이 저자로 되어있는 번역본 보다는 어순이나 사용하는 한자어 등이 비슷해서인지 번역본이라 할지라도 서양 것에 비하여 읽는데 부담감이 덜하다. 최대한 우리문화와 정서에 가깝도록 문장을 구성하려고 노력하는 번역작가의 역량도 한몫을 하겠지만.

우리가 기 알고 있는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고 하였다는데 이 책의 제목만을 놓고 본다면 그 내용이 스피노자처럼 철학적이거나 낭만적이거나 문학적으로 생각된다. 2012년 5월에 나는 ‘스피노자의 사과나무’라는 제목으로 블로그에 남긴 글이 있었는데 스피노자보다는 이틀이라는 시간을 더 할애하여 3일 후에 지구의 종말이 와서 내가 세상에 없게 된다면 3일 동안 가장 아쉽게 생각되는 것이 무엇일까 적어놓은 것이 있다. 그 글에서 나는
친구들과 더 이상 술잔을 기울이지 못하겠구나 하는 거
이제 한창 귀여움을 떠는 손주를 보지 못하겠구나 하는 거
마누라와 더 이상 같은 곳에서 자지 못하겠구나 하는 거
그리고 세월이 다 한다는데 난 그저 이런 거 밖에는 생각나는 게 없을까 하는 거.
이런 것들이었다. 지금은 그 때보다 12년이란 세월이 더 흘렀으니 생각에 변화가 있을까 자문하여도 뭐 별로 달라질 것은 업겠다는 자답이 돌아왔다. 다만 지금은 중학생이 된 손녀들과 맥주를 한 잔 할 수 있을 때가지 살아있는 내가 되었으면 하는 게 하나 달라지는 바람일까.

이 책의 내용은 스피노자의 그런 말과 내가 블로그에 적은 사과나무와는 전혀 연관관계가 없다. 책의 저자는 최근 일본에서 유명세가 한창인 청년사업가라고 한다. 20대에 노점상을 시작한 이 청년은 하루 25만엔의 매출을 올려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노점을 시작한지 10년 만에 일본 굴지의 외식, 강연, 출판, 인력컨설팅 분야에서 손꼽히는 사업가가 되어 일본 청년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바람직한 인간상을 전하는 일본의 청년리더로 떠오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 책의 내용은 그가 성공하기까지의 인간관계를 기술한 책이다. 통상적으로 우리는 살아가면서 인맥이 넓고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삶에 도움을 주고 사업에도 보탬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저자도 한 사람의 스승을 만나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하였다. 그러나 지금 저자는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 있다. 그는 잭의 도입부에 강조한 것이 있다. “인간 관계는 좁으면 좁을수록 좋다. 단 조건이 있다. 그냥 좁기만 해서는 안 되고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가 깊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또한 “넓은 인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와 일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도 하였다. 그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세상에 넘쳐나는 인맥 신화로부터 당신을 해방시키기 위해서‘라고 적어 놓았다. 그리고 ”인맥을 아무리 늘려도 그 사람들은 막상 당신이 필요로 할 때 달려와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는 말로 도입부를 마감하였다.

그도 에필로그에는 스피노자처럼 철학적인 말을 남기긴 하였다. ‘Memento Mori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를 책의 말미에 적어 놓았다. 죽음을 기억함으로써 생의 에너지가 솟아난다고 하였다. “죽음을 맞이하였을 때 누가 생각나고 소중히 생각되어지는 존재가 누구일 것인가, 그 죽음을 떠올리면 소중히 해야 할 존재가 보일 것이다”라고 강조하였다. 또한 17년 전 스승이 들려준 이야기로 책을 마감하였다. “당신은 누구와 살아갈 것인가?”

내가 자주 지나다니는 동네 ‘맥주와 통닭을 파는‘ 음식점 길가 쪽 유리에 이런 글이 적혀있다. 
“살다보니 인맥보다는 치맥이더라”.

2024년 4월 19일
하늘빛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GykBYRaXYUY 링크

환상의 핑거링✨ ecuerdos de la alhambra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 투기타스 (박규희 & 박주원) 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