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흐름속으로/내가 쓰는 이야기

출장을 다녀와서

korman 2006. 10. 28. 21:47

한두번 타는것도 아닌데 비행기 소리가 달라지면 아직도 마음이 불안하다. 기류의 변화나 기계작동, 바람의 방향등 외적인 변화에 의하여 비행하는 동안 소리는 수시로 변한다는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생각하여도 착륙할때 까지 불아는 가시지 않는다.

 

우리나라 조종사들의 조종 능력은 세계에서 으뜸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착륙 능력은 대단하다. 모두가 그런건 아니지만 외국의 조종사들은 몇번을 텅텅 퉁긴 다음에야 활주로에 바퀴를 붙이는데 비하여 우리나라 조종사들의 대부분은 한번 쿵하고 내려앉으면 그대로 활주로에 미끄러 지며 어떤이는 착륙하는지도 모르게 얼음에 스케이트가 미끄러지듯 내려 앉는다. 참 대단한 실력이다.

 

같이 간 일행이 잘 안다고 하여 한인호텔에 들었다. 로비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어디서 앙칼진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저씨 팁 안놓으셨어요". 한국 손님 하나가 호텔에 딸린 찻집에서 차를 마시고 차값만 내고 팁은 잊고 밖으로 나가자 종업원이 따라 나가며 소리치는 말이다. 몇해전 나도 한 음식점에서 무심코 음식값만 식탁에 놓고 나오다가 그런 소리를 들은적이 있다. 팁이 생활화 되지 않은데서 온 사람은 잊을수도 있고 팁이라는것이 서비스에 만족을 못느끼면 주지 않아도 되는것인데 잊고 나왔다고 거리까지 쫓아나와 달라고 하는것은 무슨 예의인가. 그것도 호텔 손님에게. 하기야 한국식으로 그곳에서도 종업원에게 고정급은 주지 않고 팁으로 급여를 대신하도록 하는 악덕 고용관계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일행도 그 찻집에서 커피를 마셔봤다. 한국식 커피를. 그런데 몇명이 마신 커피값과 팁을 합쳐 바로 옆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열흘은 마실만한 값을 지불하여야 했다. 한국계 호텔이 아닌곳에서는 커피값이 그렇게 비싸지 않다. 커피천국 미국인데... 한국인만을 상대하는 한국계 호텔은 동급의 타 호텔에 비하여 좀 비싼 편이다. 그래서 나는 혼자 출장시에는 한국계 호텔에 들지 않는다. 돈을 더 지불하며 한국계 호텔에만 드는것이 애국심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한국사람이 경영하는 호텔이지만 미국에 있는데 한국인만 상대하는 호텔이 되어야 하는지. 좀 현지화가 될수는 없는것인지 아쉽기만 하다.

 

미국에 살고 있는 동양 3국 (한국, 중국, 일본)중 현지화에 가장 늦는 민족이 한국인이라고 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는데 로마에 살면서도 그 법을 따르지 못하는 민족이 우리 민족이라는 이야기이다. 또한 미국인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자신들이 느끼기에 3국중에서 한국인의 영어 구사 능력이 제일 떨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볼때는 그렇지 않다.  미국인들이 그렇게 느끼것은 한국인들이 로마법을 따르는것에  미숙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일본 사람들은 흉내를 잘 낸다. 거의 100% 가깝게. 발음은 나쁘더라도 높낮이를 잘 흉내낸다. 그러나 우리는 일부를 빼고는 그렇지 못하다. 그냥 퉁명스런 우리식으로 말을 한다. 중국사람들의 어순은 영어와 유사하다. 그래서 영어 단어를 나열하는것이 우리보다는 쉬을것임으로 순발력이 우리보다는 좋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이 그렇게 느끼는것은 아닐른지. 그렇다면 우리도 현지화 능력을 좀 더 길러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의 외무부 장관이 국제기구의 수장인 유엔사무총장이 되었다. 이를 기화로 한국이 좀 더 세계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아야 하고 한국인이 좀 더 국제화 되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로마에 사는 사람들이 우리 문화를 잊어서는 안되겠지만 그곳에서 100% 로마법을 따를 수 있는 능력을 배가하는 것도 한국인 사무총장을 돕는 길이며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를 더 하는 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야기 흐름속으로 > 내가 쓰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을 모으며  (0) 2006.11.04
우문 우답  (0) 2006.11.02
추모비에 대한 우문 현답(?)  (0) 2006.10.17
한글날에  (0) 2006.10.08
개그린 버스  (0) 200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