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세트의 너트 때문에 아침에 눈을 뜨면 몸은 숨긴 채 시간을 확인하는 버릇대로 핸드폰을 집어 드니 시간보다 먼저 ‘로켓배송’이라며 새벽 5시30분에 문 앞에 주문한 물건을 놔두었다는 문자가 눈에 뜨였다. 연말에 내가 뭘 주문한 기억이 없으니 연초에 배달될 물건도 없는데 문자가 잘못 왔나하고 현관문을 열었더니 작은 박스가 든 비닐봉지가 놓여있었고 송장 스티커엔 수신자로 내 이름과 함께 며느리 이름이 주문자로 적혀 있었다. 아마 며늘아이가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필요한 거라 판단하여 뭘 주문한 모양이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내용물에 대한 궁금증에 앞서 업체에서 비록 로켓배송하는 상품이라 해도 배달하시는 분들이 새해 벽두 해도 뜨기 전부터 고생을 많이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포장을 열어보니 싱크대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