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905-230919 여보게 저승갈때 뭘 가지고 가지-석용산-고려원 여보게, 저승 갈 때 뭘 가지고 가지? 솔바람 한 줌 집어가렴. 농담 말구. 그럼 댓그늘 한 자락 묻혀 가렴. 안 그럼, 풍경 소릴 듣고 가던지... 책의 목차는 들춰 보지도 않았다. 단지 겉표지에 적혀있는 대화 한 자락만 보고 값을 치르고 책방을 나왔다. 그게 이 책을 살 때의 기억이다. 난 절에 가도 절을 하는 신도는 아니다. 그러나 어디 여행이라도 가면 대부분 근처에 있는 사찰은 가능한 한 찾아가는 편이다. 그리고 사찰에 가면 풍경이 매달린 처마 쪽으로 향한다. 자리가 비어있으면 주로 대웅전 뒤와 옆이 만나는 처마 끝, 그곳을 추녀라 부르던가, 그 아래에 잠시 앉아 있기를 즐긴다. 거긴 건물의 뒤와 산자락 사이를 타고 흐르는 바..